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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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 이정하삶 2016. 10. 25. 21:14
단풍 / 이정하 바람이 내게 일렀다 이제 그만 붉어지라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수 없다고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내 몸을 불태우겠다고 사랑아, 네가 미워서 떠나는 것이 아님을 믿어다오 떠나는 그 순간, 가장 불타오르는 내 몸을 보아라 줄 것 다주고 가장 가벼운 몸으로 나무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이 아름다운 추락을 어제 저녁에는 밤새도록 비가 내렸습니다 잠이 안오는 밤이라서, 뒤척이었습니다 빗물은 어딘가에 스며들어 표가 없는데,,, 제 마음만 무거웠는지 모릅니다 사랑이란 길 위에서 이 저녁도 깊어 갑니다 그리고 저의 작은 사랑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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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서산 억세풀 등산대회,,, !산 2016. 10. 20. 12:15
가을엔 가을 분위기로 사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죠? 산들바람과 바람 소리, 보여지는 풍경에 취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윽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렁임을 즐기시러 오서산으로 오세요! 가을시(詩) 겨울사랑/전재승 가을엔 시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蜜語)들을 수 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같은 시를 밤새돌고 쓰고 싶다 겨울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 네프류도프 백작을 사랑한 죄로 시베리아 유형(流刑)을 떠나는 캬츄사처럼 간절한 그리움이 되어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벽난로의 불꽃같은 슬픈 사랑 하나 목숨 다할 때까지 지니고 싶어진다. 발 아래 펼쳐진 황금들녁의 조망도 좋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바람은 비움을 혼자 있음을 깨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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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단풍 산행 1산 2016. 10. 18. 05:36
0 산행 일시 : 2016,10,150 동행 : 1명0 산행 경로 : 장수대-대승령-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0 산행 시간 : 오전 06:30 시작 - 13:30 종료(식사와 간식, 사진 등 널널하게 7시간)0 홍성에서 02시 출발, 휴게소에서 아침 05:30 장수대 도착(주차장이 만차였으니 참고하세요) 인제고성 간 46번 국도 12㎞ 지점인 북면 용대 1리에 위치하고 있는 계곡이다.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같은 푸른 물이 우뢰와 같은 괴성으로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다. 옛말에 12탕 12폭을 흔히 십이선녀탕이라고 불러왔으며,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작용에 의해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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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접고 마음을 여는 곳, 개심사,,, !산 2016. 10. 15. 21:56
개심사는 큰 절이 아니다 특출한 문화유산이 있는 곳도 아니다 그러나 보석은 작아서 빛나고 마음은 평범해서 소중하다. 개심사의 전각들은 길게 늘어진 길들로 연결되어 있다. 마치 한 알 한 알 의 보석들이 한 줄의 실로 연결된 팔찌나 목걸이와 같이 개심사는 보석이며 마음이다. --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 김봉열글 관조스님 사진 중에서 -- 범종루를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가을 햇살과 구름이 반겨주는 개심사는 오늘도 편안합니다 감나무도 가을이 주렁주렁 열렸다! 대웅전, 명부전, 산신각으로 이어지는 배치입니다 봄이면 멋진 꽃을 보여주는 왕벚나무들,,,, 건물의 툇마루는 일품이다. 비오는날은 낙수를 보고, 봄이면 왕벚을 보며 쉬는 곳이다 신검당과 승방이다 신검당은 마음의 칼을 찿는 집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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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산 2016. 10. 10. 23:44
가을 편지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가을 편지 / 문정희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이 물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가을 우체국/ 문정희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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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풀이 피니, 갈대도 피네,,,!삶 2016. 10. 8. 23:02
겨울에도 피는 꽃나무 / 박봉우 눈이 소리없이 쌓이는 긴 밤에는 너와 나의 室內(실내)에 화롯불이 익어가는 季節(계절). 끝없는 餘白(여백)같은 광야(曠野)에 눈보라와 비정의 바람이 치는 밤 창백한 병실의 미학자는 금속선을 울리고 간 내재율의 음악을 사랑한다. 눈이 내린다. 잠자는 고아원의 빈 뜰에도 녹슬은 철조망 가에도, 눈이 쌓이는 밤에는 살벌한 가슴에 바다같은 가슴에도 꽃이 핀다. 화롯불이 익어가는 따수운 꽃이 피는 계절. 모두 잊어버렸던 지난날의 사랑과 회상 고독이거나 눈물과 미소가 꽃을 피우는 나무. 사랑의 원색은 이런 추운 날에도 꽃의 이름으로 서 있는 외로운 立像(입상). 나는 쓸쓸한 사랑의 주변에서 해와 같은 심장을 불태우고 있는 음악을 사랑한다. 모두 추워서 돌아가면 혼자라도 긴 밤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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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읽는 시!삶 2016. 9. 30. 23:36
10월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께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께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10월의 시 /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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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쓴다 / 최영미산 2016. 9. 22. 22:59
나는 시를 쓴다 / 최영미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혀를 깨무는 아픔 없이 무서운 폭풍을 잠재우려 봄꽃의 향기를 가을에 음미하려 잿더미에서 불씨를 찾으려 저녁놀을 너와 함께 마시기 위해 싱싱한 고기의 피로 더렵혀진 입술을 닦기 위해 젊은날의 지저분한 낙서들을 치우고 깨끗해질 책상서랍을 위해 안전하게 미치기 위해 내 말을 듣지 않는 컴퓨터에 복수하기 위해 치명적인 시간들을 괄호 안에 숨기는 재미에 뿌끄러움을 감추려, 詩를 저지른다 최영미 / 가을에는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