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144

겨울비 / 신경희

겨울비 / 신경희​ ​ 어제밤 꿈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낙엽지는 가을 내내 당신의 안부가 궁금하였지만 끝내 소식없이 가을 낙엽과 함께 보내고 ​ 겨울비가 내리는 새벽에서야 꿈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안녕 하신지요. 엽서 한장 보내고 싶은 마음에는 낙엽이 가득히 쌓이고 ​ 침묵속에 당신의 행복을 위하여 가만히 두손을 모았습니다. 꿈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아직은 인연의 끝이 아니기에 ​ 늦은 가을편지를 겨울비에 실어서 보내드립니다. 거름이 되기위해 몸을 흔들어 떨어지는 낙엽의 섭리를 알아가 듯이 때로는 가장 소중하면서도 ​ 끝내 소유할 수 없음도 알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된다는 것을 쌓여가는 낙엽위로 별빛이 내려 앉듯이 오늘은 겨울비가 차곡히 쌓입니다. ​ ​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의 기본..

2024.01.20

사랑의 이율배반 / 이정하

사랑의 이율배반 / 이정하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 마라. 사는 곳에 계속 폭설이 내렸습니다 오늘은 푹한 날씨에 길도 좀 녹아내립니다 푸른 색감이 그립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몇 년만에 맞이합니다 전쟁,질병, 가난, 기아 등 등으로 고통받는 이웃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재벌들도 소천하시면 한 줌의 재가 되어 가는 것을 봅니다 생명이 살아있는 동안에 ,,, 영화 레미제라불의 명대사를 되뇌어 봅니다 인생은 소유가 아니라 나누어 주는 것 입니다

2023.12.25

가을 사랑 비/권기일

가을 사랑 비 / 권기일 싱그러운 비가 이른 아침잠을 깨우면 가득 고인 안개가 살며시 행복을 감싼다 나의 어렸던 사랑처럼 설레는 아침이다 한 걸음씩 추억 속을 뒤돌아 걸어가다 보면 가을은 언제나 낙엽 위에 앉은 비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과 설렘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성숙된 가슴도 가을 앞에는 무너지고 어른이 되어도 사랑 앞에도 무너진다 가을 그대를 만나 사랑의 아침을 맞는다 가을의 의미가 비 되어 내리는 아침을 맞는다 어느 날 사랑을 만나고 이 아침 비가 오듯 남은 이 가을 지우지지 않는 사랑이 와주렴 사랑에 두려움 없이 내리는 가을비 되어 완연한 모습의 가을 입니다 바람에, 천둥에, 비와 가뭄에 상처가 아물어 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도, 상처를 입더라도 계속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겠지요 서울 가는..

2023.10.14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 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 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

2023.09.23

인연서설 / 문병란

인연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 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2022.09.05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 양문규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 양문규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겨울부터 여름까지 살을 저미는 적막 속에 너를 가두고 굴참나무 숲 바람 소리에 몸을 기댄다 간간이 뒤울 안에서 우는 굴뚝새 울음처럼 나는 어둠을 타고 흐른다 언제나 하늘은 산 마을 그림자를 껴안고 인기척 없이 또 한 슬픔을 거둔다 그대 가파른 절벽을 때리는 소리 잎새의 작은 떨림도 재우지 못하고 살과 뼛속 젖은 살로 스민다 내 몸 속 가시만 돋는다 인적 드문, 변방에 집 틀고 외로이 진다 침묵보다 더 시린 별 하나 내 몸 안에 가두고 어둠 밑으로 뿌리를 뻗는다 그리움 저편, 애태우며 토해내지 못하는 바위 속 뜨거운 눈시울 내 몸 속에 너를 파묻고 내 몸 속에 너를 키운다 무더위에 조금은 지쳐서,,,, 시들어버릴 것 같은 삶의 열정을 끄집어 내어..

2022.07.16

어버이날에,,,

저의 공간을 찿아주시는 가족님 ! 오늘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공경과 사랑을 깊이 새기는 어버이날 입니다. 미국은 1934년 루스벨트대통령이 어머니날을 공휴일로 지정, 대한민국은 1956년 5월8일부터 어머니날로 기념 해오다, 1973년 기념일에 관한 법령에 따라, 법정기념일 어버이날로 확대, 제정하여, 부모와 노인공경 등을 아우르는 효행의 미덕을 강조한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항상 지켜주셨지만 그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했고, 항상 사랑으로 아껴주셨지만 사랑한다는 표현도 못했으며, 따스한 말씀과 변함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부모님과 가족, 이웃에게 마음을 전하는 날 되시길 소망합니다. 저에겐 여러분과의 만남이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빛나는 삶이었습니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

2022.05.08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 유진하

나의 꽃/ 한상경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내 가슴에 이미 피어 있기 때문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 유진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가슴 흐린 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 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 창가에 누군가 왔다 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기다림을 읽어내는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바람 지나면 당신의 한숨으로 듣고 노을 앞에 서면 당신이 앓는 외로움 저리도 붉게 타는구나. 콧날 아리는 사연으로 다가오는 삼백예순다섯 통의 편지 책상 ..

202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