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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에게 / 이해인

동백꽃에게 / 이해인 네가 있어 겨울에도춥지 않구나빛나는 잎새마다 쏟아 놓은해를 닮은 웃음소리 하얀 눈 내리는 날붉게 토해내는너의 사랑이야기 노란 꽃밥 가득히눈물을 담고떠날 때는 고운 모습 그대로미련 없이 무너져 내리는너에게서.. 우린 모두슬픔 중에도아름답게 이별을 하는 법을배우는구나 늘 그랬습니다. 못견디게 힘들고,,,, 다음은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지요 그래도 다음 날에는 해가 떳구요 출근을 했습다 . 지금보다 젊은 시간 입니다 사무치게 그리운 젊은 시간 입니다. 오늘은 20년이 지났지만 여의도 연단에 섰습니다. 담담하고 편안했습니다 왜? 저는 저와 아내만 남았습니다 참 평안했습니다. 그래도 속으로 외쳤습니다 카르폐디엠 !

2026.04.21

봄날, 수양벚꽃이 있는 천안 각원사에서 걷다

벚꽃나무 아래서 / 이보숙꽃잎이하늘하늘 떨리네가슴에 꽃불 밝히고술 취한 듯 달아오른 입술로온몸 훌훌 단숨에 태우다가가장 화려할 때 지는 사랑아침의 여신은우윳빛 창을 밝히고아름다움의 절정에서와르르 무너지는 노쇠한 정열끓어 오르는 체온을 식히며눈 감는 잠시 잠깐의 사랑눈감아도환한 그 자태 그 향기짧을 수록 사무치기도 하여고즈넉한 그리움이기도 하여새봄이 올 때까지바람 속에 묻는 기다림.꽃이 피지 않는다면 누가 꽃이라 할까요,,,,? 긴 겨울을 보내고 꽃이 피는 것은 당연한 것 없습니다. 추위에,,, 바람에,,, 스스로 기다림에 서성이던 시간이 자양분이 되어 피는 느낌 ! 당연한 것 없는 시간 봄. 약간의 부족과 결핍이 다행인 시간 입니다. 봄의 향연에 묻어 쉽니다

2026.04.17

첼로처럼 / 문정희

첼로처럼 / 문정희하룻밤쯤첼로처럼 살고 싶다매캐한 담배 연기 같은 목소리로허공을 긁고 싶다기껏해야 줄 몇 개로풍만한 여자의 허리 같은 몸통 하나로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넥타이 맨 신사들을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일제히 기립시켜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 싶다죽은 귀를 잘라 버리고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게 하고 싶다슬픈 사람들의 가슴을박박 긁어신록이 돋게 하고 싶다하룻밤쯤첼로처럼 살고 싶다 이른 새벽 동강에 다녀옵니다. 무엇이 아름다운 것있지는 모르지만 제 기준에 참 아름다웠습니다. 1박2일의 시간도 너무 의미없는 경관입니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 피운 동강 할미를 보면서,,, 할미의 붉은 몸을 보면서 제 마음 속에서 대란이 있었습니다. 공짜는..

2026.03.28

꿈속의 해후 / 문정희

꿈속의 해후 / 문정희어젯밤소나무 숲길에서 뵈어서이제 꽃바람 분다고보고 싶다는 말하지 않을게요 그 길 위에그대 흔적흐드러지게 뿌려놓아서문득 그리울 땐어젯밤처럼소나무 숲길 걸으면 되니까요일교차가 20도 정도 되는 봄입니다. 눈꺼풀 몇번 껌벅이니 전국이 온통 꽃소식입니다. 마음의 넓이가 더욱 확장되는 봄을 기대해봅니다.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봄을 품으면 마음도 그만큼 더 커지겠지요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2026.03.25

아름다운 곳 / 문정희

아름다운 곳 / 문정희​​봄이라고 해서 사실은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저 가느다란 풀잎에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창백한 고목 나무에도일제히 눈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나도 그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생활에서 벅차고 힘든 날, 아 내가 이거를 꼭 해야만 하나,,, 던져버리고 편하게 살아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것도 마무리 못하는 사람으로 남는건가? 자고 일어나서는 생활과 목표를 끝까지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성과 이상의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마무리 합니다. 어떠한 길에..

2026.03.21

풍경 달다 / 정호승

풍경 달다 / 정호승​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풍경소리 들리면보고 싶은 내 마음이찾아간 줄 알아라절대 두려움이 얄정으로 가득한 마음을 외면하게 만들지 마십시요(헐리우드 영화배우 짐캐리,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한편의 여행인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걱정, 두려움,,,, 을 이기는 굳은 믿음을 소망합니다. 실패는 잘못이 없습니다.

2026.03.12

봄눈 / 정호승

봄눈 / 정호승​ 나는 그대 등 뒤로 내리는 봄눈을 바라보지 못했네 끝없이 용서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그대 텅빈 가슴의 말을 듣지 못했네 새벽은 멀고 아직도 바람에 별들은 쓸리고 내 가슴 사이로 삭풍은 끝이 없는데 나는 그대 운명으로 난 길 앞에 흩날리는 거친 눈발을 바라보지 못했네 용서 받기에는 이제 너무나 많은 날들이 지나 다시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사막처럼 엎드린 그대의 인생 앞에 붉은 무덤 하나 흐린 하늘을 적시며 가네 검정고무신 신고 봄눈 내리는 눈길 위로 그대 빈 가슴 밟으며 가네어려운 시절은 곧 지나갑니다. 계절이 바람의 방향을 바꾸듯, 불운은, 어느날 행운이 되어 찾아올 것 입니다. (너를 아끼며 살아라, 나태주)​

2026.03.10

봄이 오는 다산 초당에서 백련사 숲길 걷기

다산초당강진만이 한눈에 굽어 보이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조선시대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다산(茶山)이라는 호는 강진 귤동 뒷산 이름으로 이 기슭에 머물고 계시면서 자신의 호로 써 왔다.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다산 선생이 1801년 강진에 유배되어 18년여 동안 적거 생활하시는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등 600여 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하면서 조선시대 성리학의 공리공론적이며 관념론적인 학풍을 실용적인 과학 사상으로 이끌고자 하는 실사구시의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진주목사를 지낸 정재원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28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관검열, 병조참지, 형조참의 등을 지냈으며 1801년 신유사옥으로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

2026.02.17

지난 봄 산수유 마을의 추억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