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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 /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 / 최영미물론 나는 알고 있다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낮은 목소리로 사랑 노래를 즐겼다는 걸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둘 지갑을 챙기고마침내 그도 갔지만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리라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몇 일전 한 살을 더 드셨습니다, 어..

삶 2026.11.03

한계령의 가을을 넘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한계령쯤을 넘다가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오오, 눈부신 고립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산 2026.10.31

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

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그 덧없음 그 사소함그 하잘것 없음이그때 사랑하던 때에순금보다 값지고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눈멀었던 그 시간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기쁨이며 어여쁨 이었던 걸길이길이 마음에 새겨두자.주천생태공원에서 쉼을 찾아보았습니다 바람도,,, 하늘도,,, 구름도 ,,, 참 좋았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한 날 입니다

산 2026.10.28

나는 그대의 사랑을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 듯이이 세상 태어나서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이 세상 전체를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그대는 나의 사랑을나는 그대의 사랑을함께 짊어지고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가을은 장기적인 시각입니다, 우리가 삶을 생각해도 가을은 다음 입니다,,, 아쉬움은 늘 있지만 저도 익어 가면서 깊이 생각하고 제삶과 우리를 사랑하렵니다. 가을은 사랑의 계절입니다.

산 2026.10.25

인제여행, 시크릿가든, 자작나무숲의 가을

가 을 / 김용택가을입니다.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사랑의 정감들을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 섶에서 우는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길이 살아나고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불빛을 찾았습니다.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작은 흙길에서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당신께 드립니다.참 먼길 입니다 왕복 8시간,,,, 돌아와서 가을을 나눕니다

산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