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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기도 / 이해인

순례자의 기도 / 이해인​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그 이름 사랑이신 주님사랑하는 이에게도 더러는 잊혀지는 시간을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을 묻는주인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그 이름 빛이신 주님한 점 흰구름 하늘에 실려가듯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하소서​죽은 이를 땅에 묻고 와서도노래할 수 있는 계절 차가운 두 손으로촛불을 켜게 하소서​해 저문 가을 들녘에말없이 누워 있는 볏단처럼​죽어서야 다시 사는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백양사 대웅전 뒷편 모과나무에 단풍나무가 더불어 살아갑니다. 가을에 익어가는 단풍과 모과를 보면서 삶도 정해진 원칙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5.11.2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아니 그 이상으로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 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5.11.2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아니 그 이상으로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 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5.11.23

백양사에 들어서며

지구별에서 / 이시영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고양이 한 마리가 아파트 베란다에 일자로 엎드려늙어 가는 지구의 시절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습니다사람들의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에 놀라벌레들은 땅 밑에서 또 깜빡, 뜨거운 알을 낳다 죽어가겠지요 가을도 한 순간 입니다. 인생도 한 순간이란 생각이 드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가을을 찿아서,,,목적을 찾아서 가다보면 목적지에 이르리라 ,,, 여행도 도착지가 있듯이 걸어 봅니다

2025.11.19

내장산 단풍 산행

단풍나무 아래서 / 이해인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 찬 말들이잘 표현되지 않아안타까울 때도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저절로 기도가 되는단풍나무 아래서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별을 닮은 단풍잎들의황홀한 웃음에 취해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0, 산행경로 : 주차장 -일주문-벽련암-서래봉-불출봉 -내장사-주차장 원점회귀0 일시 : 2025년 11월 11일몇 년만에 왔더니 서래봉 산행코스가 데크로 잘 꾸며졌네요 ㅎ, 인파도 많았지만 단풍에 취해서 걸었습니다. 가을 성큼성큼 떠나는듯하여 아쉽습니다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