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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해미향교의 가을삶 2023. 11. 14. 13:56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아픔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아쉬움도 곳곳에 많습니다 낙엽의 바스락 소리에 시간이 가고, 늦가을 임을 느낍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무디고, 덤덤하게 합니다 만추의 풍경을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의 간절한 기도는 무엇일까요? 훌훌 벗어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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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삶 2023. 11. 12. 20:20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움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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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나태주삶 2023. 11. 11. 17:03
만추 / 나태주 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제 28돐을 맞는 농업인의 날 입니다 농업이 국민 경제의 바탕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며 그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한 날로 제정한 목적 입니다 식량 자급율 20%에 못미치는 나라에서,,,, 기후 위기와 전쟁 등의 엄청난 위기에서,,,, 먹거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흙을 지키고 생명을 가꾸시는 농업인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아내의 수고와 가족의 협력으로 2일간의 김장을 마쳤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물안개 피어 오르고, 추워지는 날씨입니다 내일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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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산 2023. 11. 10. 21:17
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개끔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時祭 지내려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對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 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둥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 가을 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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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 가는 / 이순옥삶 2023. 11. 8. 21:41
물들어 가는 / 이순옥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감정의 선율 기억과 기억 사이로 서로 얽혀 있는 시공간 당신을 위해 참는 건 이상하게도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일 혹은 하얗게 타올라서 마침내 터져버리는 환희를 느끼는 것 권태롭기만 하던 삶이 너로 인해 다채로워지기 시작했죠 붉디붉은 꽃잎 어느 날 흐느낌이 느껴져 생각의 꼬리 자르지 못해 이렇게 잠깐씩 같은 세계에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조금 위태롭지만 달콤한 세상이니까 때론 진실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죠 바로 이 순간, 목소리가 그 길을 따라오라는 듯 나를 끌어요 툭, 건들면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해결되지 못할 물음으로 제어되지 않을 거에요 당신 향한 내 눈빛의 색채가 수만 번 바뀌면서...... 선운사에 가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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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허호석삶 2023. 11. 7. 20:27
동행 / 허호석 내일이 있으므로 오늘이 있는 거지 만남의 인연을 연정으로 다듬어 함께 가고자 손잡아준 님이여! 새날의 이정표가 있을 그 어디 쯤에 사랑을 저축할 둥지를 향해 동행하는 내일의 길 있으니 행복인 걸 들꽃처럼 우리 소망 하늘 한켠 걸어놓았지 언 듯 접혀진 날들 펼쳐보면 세월의 바람에 긁힌 자국 많지만 구비마다 젖은 눈으로도 웃어 보이는 님이 있으므로 내가 있는 것을 높고 낮은 구불 길인들 동행하는 내일의 길 있으니 어디라도 외로울까. 매일 선물로 받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감사의 제목을 써 봅니다 허접한 것으로 부터, 인간관계까지 하나씩 적어갑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기 위함 입니다 경쟁과 욕심으로 살아가는 일상이지만, 가끔 평온함을 느끼고 감동을 받습니다 작은 기도문도 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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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 정호승산 2023. 11. 6. 21:20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이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닌 사랑이었다고 물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오늘 저녁은 , 갑자기코티나발루에 가고 싶습니다 가본적은 없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조금은 무디어진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고산을 오르며 고통이 와도 그것이 오래갈지라도 무덤덤한 사람들과 오르고 싶습니다 화산재처럼,,, 우리의 생활위로 많은 시간들이 켜켜히 쌓이면 늦은 나이지만 마음의 주인을 찾아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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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개심사 단풍 여행산 2023. 11. 5. 10:47
웃음 / 정호승 개심사에 다녀온 뒤 아파트 베란다에 풍경을 달아놓고 풍경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들리지 않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들리지 않는다 하루는 손으로 툭 쳐서 개심사 해우소 가을 지붕 위에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소리 같은 풍경소리를 내어보고 그냥 혼자 웃는다 지난주 서산 다녀오다가 잠깐 개심사와 해미읍성에 들려서 커피 한잔하고 온 흔적들 입니다 농협한우개량사업소 목초지도 가을입니다 국화전시회 중 이었습니다 국화향이 진동합니다 침선당 뒷편에도 가을 찿아왔습니다 명부전 청벚도,,,,, 매롱나무도 가을로 가득합니다 범종루 앞산에도 붉게 물들어 갑니다 종무소 건물이 보수공사 중입니다 그래서 일부만 담았습니다 범종루를 옮기시고,,,, 축대를 다시 조성하여 정비했습니다 순간의 기억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