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196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네가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2025.06.26

30년 지난 후, 장백폭포에 섯습니다

백두산 사진을 보며 / 김시천그냥은 가지 않으리라이대로, 분단의 사슬을 둔 채로남의 땅으로 돌고 돌아훔치듯그렇게는 가지 않으리라그리하여 끝끝내내 평생에 단 한 번을가보지 못한다 할지라도그렇게는 가지 않으리라한라에서 바라보는 백두의저 서늘한 눈빛우리가 그 눈빛을 닮아곧은길로만 가리라곧장 내달아 가리라분단의 오랜 고통 가신 뒤에야하나된 조국의 풋풋한 살 냄새 맡으며훠어이 훠어이통곡으로 가리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봄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꿈을 받아라꿈을 받아라 ---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되라 중에서-- 남은 삶의 여정에서의 소망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노력하렵니다 참 아름다운 곳에 서서 호흡해봅니다

2025.06.23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7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하찮은 풀 한포기에도뿌리가 있고이름 모를 들꽃에도꽃대와 꽃술이 있지요아무리 작은 존재라 해도갖출 것을 다 갖춰야 비로소생명인 걸요​뜨거운 태양 아래바람에 흔들리며 흔들리여소박하게 겸허하게 살아가는저 여린 풀과 들꽃을 보노라면살아있는 모든 것들은견딜 것을 다 견뎌야 비로소삶인 걸요​대의만 명분인가요장엄해야 위대한가요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나요저마다의 하늘을 열고저마다의 의미를 갖는그 어떤 삶도나름의 철학이 있는 걸요​어울려 세상을 이루는 그대들이여!저 풀처럼 들꽃처럼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그 무엇 하나 넉넉하지 않아도이 하루살아 있음이 행복하고 더불어자연의 한 조각임이 축복입니다비가 장대비로 내리는 아침입니다. 시골집으로 일하러 가야하는데,,, 휴식을 줍니다. 늦은 식사 후 ..

2025.06.21

백두산을 오르며 / 정호승

백두산을 오르며 / 정호승 백두산에 도착하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흰 자작나무 사이로외롭게 걸려 있던 낮달은 어느새 사라지고잣까마귀들이 떼지어 날던 하늘 사이로서서히 함박눈은 퍼붓기 시작했다바람은 점점 어두워지고멀리 백두폭포를 뒤로 하고우리들은 말없이 천지를 향해 길을 떠났다눈 속에 핀 흰 두견화를 만날 때마다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며우리들은 저마다 하나씩 백두산이 되어갔다눈보라가 장백송 나뭇가지를 후려 꺾는 풍구(風口)에서마침내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올라갈수록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내려갈수록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눈보라치는 백두산을 오르며우리들은 다시 천지처럼함께 살아가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6월의 가장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