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17

제비봉 소나무

가다가 / 이생진​​가다가 뒷걸음질 치며 하늘을 본다하늘을 보다가 구름을 본다구름이 스치고 가는 삼각산 왕바위그 바위를 한 바퀴 돌아오던 나나를 본다​하늘은 맑고구름은 가볍고바위는 무겁고소나무는 푸르고나는 늙었지만 심장은 따뜻해서아직도 내게 안기는 시가 따뜻하다남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긴다가장 행복한 날에도, 때론 힘들고 외로운 날에도 기대어 살아 갑니다. 사람이건, 자연이건,,,, 오늘도 이 소나무 곁을 지나며 인사를 건냅니다 나를 웃게 하는 사람도 저 자신입니다. 참 좋은 날 입니다

2025.11.29

가을 밤 그대 편지를 기다립니다 / 고은영

가을 밤 그대 편지를 기다립니다 / 고은영 파리한 낯빛이황홀한 미소 머금어 물기 오르기까지흐르는 눈물은 강으로 가는 길인가 봅니다 낙엽 같은 고운향그리운 그대 편지를 기다리다가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카페 창가엔이슬 같기도 하고 안개꽃도 닮은물방울들이 쉬임없이 유리창에 부딪치다가고운 방울방울 흔적도 서럽습니다 가을에는 사람들은 편지를 쓴다 하더이다편지를 받는 게 아니라 편지를 쓴다 하더이다사랑이 많은 까닭입니다속절없는 가을 산등성이에 나풀거리는 그리움긴 장대에 매달고 홍시 같은 붉은 맘을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까닭입니다 가을비 내리는 창가 어두 운 귀퉁이정물처럼 쪼그려 앉아 진실을 말하건대나는 사랑을 기억하지 못합니다사랑이 얼굴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입은 있는지 또 귀는 열렸는지눈은 어떤 색인지 ..

2025.11.25

순례자의 기도 / 이해인

순례자의 기도 / 이해인​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그 이름 사랑이신 주님사랑하는 이에게도 더러는 잊혀지는 시간을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을 묻는주인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그 이름 빛이신 주님한 점 흰구름 하늘에 실려가듯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하소서​죽은 이를 땅에 묻고 와서도노래할 수 있는 계절 차가운 두 손으로촛불을 켜게 하소서​해 저문 가을 들녘에말없이 누워 있는 볏단처럼​죽어서야 다시 사는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백양사 대웅전 뒷편 모과나무에 단풍나무가 더불어 살아갑니다. 가을에 익어가는 단풍과 모과를 보면서 삶도 정해진 원칙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5.11.2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아니 그 이상으로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 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5.11.2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아니 그 이상으로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 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5.11.23

백양사에 들어서며

지구별에서 / 이시영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고양이 한 마리가 아파트 베란다에 일자로 엎드려늙어 가는 지구의 시절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습니다사람들의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에 놀라벌레들은 땅 밑에서 또 깜빡, 뜨거운 알을 낳다 죽어가겠지요 가을도 한 순간 입니다. 인생도 한 순간이란 생각이 드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가을을 찿아서,,,목적을 찾아서 가다보면 목적지에 이르리라 ,,, 여행도 도착지가 있듯이 걸어 봅니다

2025.11.19

내장산 단풍 산행

단풍나무 아래서 / 이해인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 찬 말들이잘 표현되지 않아안타까울 때도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저절로 기도가 되는단풍나무 아래서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별을 닮은 단풍잎들의황홀한 웃음에 취해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0, 산행경로 : 주차장 -일주문-벽련암-서래봉-불출봉 -내장사-주차장 원점회귀0 일시 : 2025년 11월 11일몇 년만에 왔더니 서래봉 산행코스가 데크로 잘 꾸며졌네요 ㅎ, 인파도 많았지만 단풍에 취해서 걸었습니다. 가을 성큼성큼 떠나는듯하여 아쉽습니다

2025.11.15

저도 단풍보러 내장산으로

익어 떨어질 때까지 / 정현종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만사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될성부른가)노래든 사귐이든,무슨 작은 발성이라도때가 올 때까지,(게으름 아닌가)익어떨어질때까지.가을은 꽃과 단풍,,,, 그리고 오랜 기다림 입니다. 내장산으로 새벽 3시 무작정 떠났습ㄴㅣ다 . 가을은 어디를 보아도 참 이쁩니다 사람사는 곳만 복잡합니다 세월이 지나감에도 행복한 눈, 마음을 안고 ,,,,

2025.11.12

간월암의 가을

섬 / 정현종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가난은가난한 사람을 울리지 않는다.가난하다는 것은가난하지 않은 사람보다오직 한 웅큼만 덜 가졌다는 뜻이므로늘 가슴 한쪽이 비어있다.거기에사랑을 채울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므로사랑하는 이들은가난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 정현종사람이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앉아 있거나차를 마시거나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그 어떤 때거나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내가 그리는 풍경인지그건 잘 모르겠지만사람이 풍경일 때처럼행복한 때는 없다 가을 햇볕 아래 나들이 객들이 풍경이 되었습니다. 굴 캐는 아낙도,,,, 오늘도 모두가 걷는 걸음 걸음이 행복되십시요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