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 14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오늘 다시 걷더라도어제 만난 사람을오늘 다시 만나더라도어제 겪은 슬픔이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식은 커피를 마시거나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진부한 사랑에 빠졌거나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아침에 눈 떠밤에 눈 감을 때까지바람에 꽃 피어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살아있어 살아있을 때까지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살아있다면가슴 뭉클하게살아있다면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딴 얘기 필요없이 행복했슴다,,,

2025.10.27

양구를 지나며,,,

목마와 숙녀 / 박인환한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그러나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것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에불이 보이지 않아도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는 ..

2025.10.26

황매산 가을 속으로

가사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하늘이 기분 좋아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가끔 두려워져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 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오늘도 신이 주신 선물같은 하루가 시작됩니다. 열어보지 않아서 더욱 가슴이 설랩니다

2025.10.23

너와 나 둘이 가는 길 / 정석원

너와 나 둘이 가는 길 / 정석원 인연의 문이 열리고나 태어나 사랑을 만났네,그대의 얼굴을 보노라면눈이 부시어 감히 뜰 수 없고바람이 불면행여 날아갈까 두려워그대를 감싸 안았지요저 강물이 흘러넓은 바다로 가듯우리의 사랑도더욱더 넓어지겠지요,나도 모르게 아픔을 주었다면하늘 같은 마음으로나를 용서해주시고사랑이 적게 느껴지면그대의 넓은 가슴으로사랑을 채워주세요,혹 보이지 않거든그대의 천리안으로 나를 보아 주세요난 항상 그날 그 자리에아름다운 당신을 보고 있어요당신은 나와 함께 이니까요.\]0, 산행일시 : 2025.10.11, 0, 산행경로 : 주차장-정상-신선대-주차장,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0, 카폐산책 : 하늘물빛정원계단 보수공사로 출렁다리를 두번 건넜습니다 ㅎㅎ행복한 산행을 마치고, 하산..

2025.10.18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될 수 있을까외로워 쳐다보면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가슴에 화안히 안기어눈물짓듯 웃어 주는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별 하나를 갖고 싶다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우러러 쳐다보면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길을 비추어 주는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가을향 머금은 순한 바람이 대둔산 정상에도 찿아왔습니다

2025.10.18

겨울로 가는 길 /최영희

겨울로 가는 길 /최영희 수북이 낙엽으로 쌓인숲길을 따라성근 가지로 선 나무들난 지금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 어느 詩낭송회장에서노(老)시인이 불던오카리나의 맑은 음색, 그리고푸른 날 새들이 살아 낸전설 같은 이야기가 수런수런 들리는빈 숲길 내게 주어진 고적한 이 시간이여! 나는 무엇을 그토록 사랑 했을까무엇을 그토록 목 말라 했을까 귓결에 들리는어미를 쫓아 이 길을 떠났을 산새소리길가에 선 저 감나무도아직은 곰 익은 감하나떨구지 못하고 있구나 겨울로 가는 길목.비가 성기게 듣는, 길을 걸어서 집으로,,,, 갈 곳도 없었습니다. 가을은 늘 골목길 느낌 ,,,,

2025.10.17

가을 편지 / 김재진

가을 편지 / 김재진​이슬 젖은 새벽 찬 바람옷깃을 여미게 하고 마음을 흩트려 놓습니다하늘 녘 새털구름은 바람길 따르고한적한 시골 마을 어귀에서풍요로운 가을을 만났습니다​냇가 길섶 바위에 앉아서시름을 씻노라니벼 이삭은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대추는 불그스레 물들이고밤송이는 산달이 되었습니다억새는 한들한들 애교 짓을 합니다피라미는 톡 튀어 올라 곁눈질을 합니다​추억 속 버스정류장에 앉았습니다소슬바람이 설은 감에 볼을 어루만지고 지나갑니다스르륵 눈이 감깁니다얼마나 지났을까요땅거미 내려앉은 해 질 녘입니다어쩜 나는 이곳에서혼자 이러고 있을까요그대는 어떤가요오색 단풍이 더 물들기 전에그대에게 장문에 가을 편지를 써야겠네요얼마전 가족들과 다녀온 일본 샷보르 여행지 중 한곳, 하늘과 반영, 단풍이 아름다웠습니다

2025.10.15

가을아침 / 황동규

가을아침 / 황동규오래 살던 곳에서 떨어져내려낮은 곳에 모여 추억 속에 머리 박고 살던 이파리들이오늘 아침 銀옷들을 입고저처럼 정신없이 빛나는구나말라가는 신경의 참응ㄹ 수 없는 바스락거림 잠재우고시간이 증발한 눈으로 시간석을 내다보자방금 黃菊의 聲帶에서 굴러 나오는 목소리저 황금 고리들, 태어나며 곧 사라지는저 삶의 입술들!가을비가 장마빛처럼 내립니다. 논에 벼도 싹이나고,,, 김장 배추도 썩어갑니다. 일하시는 절대자께서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가을이 좋습니다. 기대됩니다

2025.10.13

밤을 기다리며 / 유안진

밤을 기다리며 / 유안진​듣고 싶어라밀레의 그림 속 저녁종 치는 소리​집착과 욕망에 끌려다닌 벌건 대낮이 가고그 어이없는 낭패를 까맣게 덮어 지워주면서타일러 깨우치는 침묵하는 어둠​달려가 어머니의 검정 치마폭에얼굴 묻는 아이처럼눈물자국 덜 마른 그 아이 얼굴 가득넘치는 만족이여​고치 속에 다리 뻗어 안식하는 누에 번데기그렇게 오너라 밤, 밤이여.이번 가을이 또 어떻게 선물로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비오는 늦가을 백양사 썅계루에서 맞이한 풍경을 회상합니다. 지나가면 볼 수없는 일들 속에서 뜨겁게 삶을 사랑하는 시간이길 기도합니다. 오늘도 이 순간 동행에 감사합니다

2025.10.12

담쟁이 / 도종환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그 기쁨과 평안 속으로 걸어가면, 인생의 모든 순간은 영원한 시간입니다(조정민, 길을 찾는 사람들 중)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