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여행 130

수국을 보며 / 이해인​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되는여름 오후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더위를 식히네​꽃잎마다.하늘이 보이고구름이 흐르고잎새마다.물 흐르는 소리​각박한 세상에도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혼자서 여름을 앓던내 안에도 오늘은푸르디 푸른한다발의 희망이 피네​수국처럼 둥근 웃음내 이웃들의 웃음이꽃무더기로 쏟아지네 수국은 처음에는 연한 자주색에서 연한 붉은색으로 변한답니다. 요즘은 개량을 많이해서 그런지 자주색, 백색, 붉은색, 파란색 등 꽃색깔도 정말 다양합니다. 탐스럽지만 화려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부드러움과 여유를 주는것 같아서 포근하게 느껴지는 꽃입니다.서산 부석사 일주문에서 소담스러운 수국에 취합니다

2025.07.05

겹벚꽃 놀이 개심사서 마무리 합니다

평화 / 김남조누구라도 그를 부르려면속삭임으론 안 된다자장가처럼 노래해도 안 된다사자처럼 포효하며평화여, 아니 더 크게평화여, 천둥 울려야 한다그 인격과 품위그 아름다움그가 만인의 연인인 점에서도새 천년 이쪽저쪽의 최고인물인평화여 평화여부디 오십시오, 라고사춘기의 순정으로피멍 무릅쓰고 혼신으로 연호하며그 이름 불러야 한다 머리와 입으로 나누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 이해, 관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나는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필십년이 걸렸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중 , 김수환 추기경님)

2025.05.06

봄 / 유안진

봄 / 유안진저 쉬임 없이 구르는 윤회의 수레바퀴 잠시 멈춘 자리 이승에서, 하 그리도 많은 어여쁨에 홀리어 스스로 발길 내려 놓은 여자, 그 무슨 간절한 염원 하나 있어 내 이제 사람으로 태어났음이랴​머언 산 바윗등에 어리 운 보랏빛, 돌담을 기어오르는 봄 햇살, 춘설을 쓰고 선 마른 갈대대궁 그 깃에 부는 살 떨리는 휘파람 얼음 낀 무논에 알을 까는 개구리 실뱀의 하품소리, 홀로 찾아든 남녘 제비 한마리 선머슴의 지게 우에 꽂혀 앉은 진달래꽃······​처음 나는 이 많은 신비에 넋을 잃었으나 그럼에도 자리 잡지 못하는 내 그리움의 방황 아지랑이야 어쩔 샘이냐 나는 아직 춥고 을씨년스러운 움집에서 다순 손길 기다려지니속눈썹을 적시는 가랑비 주렴 너머 딱 한 번 눈 맞춘 볼이 붉은 소년 ​내 너랑 첫눈..

2025.03.01

봄길 / 정호승

봄길 / 정호승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ㅡ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7. 답답한 현실에 낑낑대다가,,,  간월암 바다로 왔습니다, 호젓한 일몰 앞에서 호사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삶의 무게를 즐겨 봅니다.자신을 진실로 사랑하게 되면 천국에서는 물론이고,현실에서도 보답받게 된다 --니체 --

2025.02.22

서산 개심사의 만추

내 가슴의 고요 / 이향아너를 바라보는내 가슴의 고요에서는낮은 풍금소리가 난다낙엽은 사철아름다운 사연의엽서처럼 지고그 발자욱마다 기도로 스미리풍화하는 노래로 잠기리함께 가는 강물의 유유함이여함께 가는 햇살의 눈부심이여너를 생각하는내 가슴의 고요는살구꽃잎 흩날리는4월 훈풍 같다땅 위에 이런 은혜다시 없으리눈물 가득 너를 보는내 가슴의 고요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과 곤충은 살아남지 못합니다가을은 새로움을 위한 시간일듯 합니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새로워져야 하는 삶,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가을을 개심사의 고요함 속에서 배웁니다

2024.11.24

2023년 감사합니다

저의 작은 공간을 찾아주신데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힘찬 계획과 부푼 마음으로 시작한 2023년이 저물어, 2024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일들을 겪으시며, 지치시고, 상처에 힘들어 하신, 방문자님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잘해오셨고, 버텨내며, 훌륭한 삶을 살아오신 방문자님께 온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됩니다. 방문자님, 지난 시간을 디딤돌 삼아, 지낸 시간을 자양분 삼아, 멋진 2024년, 갑진년 맞이하십시요 금년도 보내주신 사랑과 후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 강건하시며 행복하십시요. 2024년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12.31

서산 해미향교의 가을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아픔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아쉬움도 곳곳에 많습니다 낙엽의 바스락 소리에 시간이 가고, 늦가을 임을 느낍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무디고, 덤덤하게 합니다 만추의 풍경을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의 간절한 기도는 무엇일까요? 훌훌 벗어 버리..

2023.11.14

가을꽃 / 정호승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이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닌 사랑이었다고 물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오늘 저녁은 , 갑자기코티나발루에 가고 싶습니다 가본적은 없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조금은 무디어진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고산을 오르며 고통이 와도 그것이 오래갈지라도 무덤덤한 사람들과 오르고 싶습니다 화산재처럼,,, 우리의 생활위로 많은 시간들이 켜켜히 쌓이면 늦은 나이지만 마음의 주인을 찾아 떠나고 싶습니다

2023.11.06

가을 개심사 단풍 여행

웃음​ / 정호승​ 개심사에 다녀온 뒤 아파트 베란다에 풍경을 달아놓고 풍경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들리지 않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들리지 않는다 하루는 손으로 툭 쳐서 개심사 해우소 가을 지붕 위에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소리 같은 풍경소리를 내어보고 그냥 혼자 웃는다 지난주 서산 다녀오다가 잠깐 개심사와 해미읍성에 들려서 커피 한잔하고 온 흔적들 입니다 농협한우개량사업소 목초지도 가을입니다 국화전시회 중 이었습니다 국화향이 진동합니다 침선당 뒷편에도 가을 찿아왔습니다 명부전 청벚도,,,,, 매롱나무도 가을로 가득합니다 범종루 앞산에도 붉게 물들어 갑니다 종무소 건물이 보수공사 중입니다 그래서 일부만 담았습니다 범종루를 옮기시고,,,, 축대를 다시 조성하여 정비했습니다 순간의 기억이라도..

2023.11.05

가을 들길에서 / 류정숙

가을 들길에서 / 류정숙 가을 들길을 거닐면 노을을 등에 지고 거닐면 외로움이 동행이다. 바람으로는 헹궈낼 수 없는 햇살로는 말려낼 수 없는 그리움이 동행이다. 외롭다는 건 동행인이 없음이 아니요 함께할 이를 찾고자 함이라.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가을 들길을 걸어 보면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홀로 거닒은 누구와 함께이기를 원하는지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알기를 원함이라 감사함이 가득한 아침입니다 가을을 담아 봅니다 가까이 다다가서 담고 싶은 삶이 있습니다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의 사랑이 오로지 하나이기를 소망합니다

202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