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 남정림 충전 / 남정림 너는 잘 때 휴대폰을 충전하지만 나는 잘 때 네 생각을 충전해 내 꿈이 온통 너로 채워지도록. 봄의 거의 막바지 꽃잔치 보러 바래봉에 다녀왔습니다 봄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오르던 산행 길에 핀 으름꽃 한송이를 보며 달달한 가을을 기약합니다 산 2023.05.14
봄 비 / 고정희 봄 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 날,,,,! 비가 온답니다 누가 나에게 모이수쳐르르뿌려주는 느낌 좋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면 언급은 불가? 사랑 받는 느낌,,,! 봄은, 그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삶 2023.04.17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삶 2020.11.18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샤워를 하고, 누군가에게는 아품이 될 결정의 글을 작성하고 이른 새벽에 메일을 보냅니다 다시 길을 나서 봅니다,,,! 새로운 기회, 새로운 출발이길 기도합니다 삶 2020.02.28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혜원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용혜원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착한 눈빛 , 해맑은 웃음 한마디 ,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 했습니다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대가 내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보금자리를 찾는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받은 것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 입니다. 우리 삶에 특별한 것이 무엇일까? 그런 삶이 있기는 있는걸까? 동경하지.. 삶 2018.01.28
덕유산 설경 옹이 / 류시화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을 밀어 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관성의 물리력은 정지해 있는 사람은 계속 정지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 엘런 머레아 -- 산 2018.01.20
소 금 / 류시화 소 금 /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 다는 것을 어느날, 수도자가 말했다 행하지 말 것을 행하지 말라고,,, 근절이 안된다 행하라고 했는데 행하지 안는다 참 어리석다 이 다음에는 또 무엇을 잘못하고 살까? 산 2018.01.12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살다보니 질펀해진 느낌, 누가 나를 불러도 대답하고 싶지 않을 때, 진달래 피는 봄이 오리라,,,! 우리의 삶에 흥을 더해주는 따사로운 햇살도 함께 하리라 누구를 용서할 나이는 아니지만 미소지으면 그뿐이다 산 2017.12.08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울새 노래 기쁨의 이슬로 내리는 소리를 듣자구나 사랑하는 이여! 일어나 함께 가자 착한 마음 한아름 가득 안고서 나 그대에게 황혼의 아름다운 만추의 날까지 빛나는 가을의 고운 향기가 되리라 (2016년 가을 피아골에서,,,!) 산 2017.10.18
울릉도 저동항 산 / 박남준 가지 않아도 너는 있고 부르지 않아도 너는 있다 그리움아라면 세상의 그리움 네게 보낸다 기다림이라면 세상의 모든 기다림 나에게 남았다 너는 오지 않고 너는 보이지 않고 꿈마다 산맥처럼 뻗어 두 팔 벌려 달려오는 달려오는 너를 그린다 저동항 산책길,,, 팔자 죽입니다 \ 울릉도에 다녀오니 택배가 왔습니다 법성포에서,,, 박남준시인께서 책을 보냈습니다 깊은 시심은 모르지만, 읽으렵니다 구절초 피는 가을, 단풍드는 삶에 느낌표 하나 찍습니다 삶 201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