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그대 편지를 기다립니다 / 고은영 파리한 낯빛이황홀한 미소 머금어 물기 오르기까지흐르는 눈물은 강으로 가는 길인가 봅니다 낙엽 같은 고운향그리운 그대 편지를 기다리다가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카페 창가엔이슬 같기도 하고 안개꽃도 닮은물방울들이 쉬임없이 유리창에 부딪치다가고운 방울방울 흔적도 서럽습니다 가을에는 사람들은 편지를 쓴다 하더이다편지를 받는 게 아니라 편지를 쓴다 하더이다사랑이 많은 까닭입니다속절없는 가을 산등성이에 나풀거리는 그리움긴 장대에 매달고 홍시 같은 붉은 맘을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까닭입니다 가을비 내리는 창가 어두 운 귀퉁이정물처럼 쪼그려 앉아 진실을 말하건대나는 사랑을 기억하지 못합니다사랑이 얼굴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입은 있는지 또 귀는 열렸는지눈은 어떤 색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