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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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어법 / 나태주삶 2023. 9. 25. 23:42
가을어법 / 나태주 가을은 우리에게 경어를 권한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견디셨습니다 먼 길 오느라 힘드셨겠어요 짐까지 들고 오셨군요 가을은 우리에게 안쓰러운 마음을 허락한다 그래 , 그래 ,애썼구나 잘 참아줘서 고마웠단다 이제 좀 쉬어라 쉬어야 다시 또 떠날수있지 가을의 햇빛과 바람은 우리에게 용서를 가르치고 화해를 요구한다 낙엽 들도 그렇게 한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중에서 늦은 시간 비를 맞고 들어왔습니다 어릴 적 충동이 아니라, 비오는 날 흠벅 젖고 싶었습니다 너이도 삶에 젖었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가 별나라로 가시던 해에도 비가 참 많이 왔습니다 지금도 많이 옵니다 이별의 시간을 좀 길게 주십사 신께 간구합니다만 ,,,, 시련과 고통이 있어야 삶도 향기난다지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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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 이해인삶 2023. 8. 31. 16:05
가을의 기도 / 이해인 가을이여 어서 오세요 가을 가을 하고 부르는 동안 나는 금방 흰 구름을 닮은 가을의 시인이 되어 기도의 말을 마음속에 적어봅니다 가을엔 나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아 그리움의 기도로 키우며 노래하길 원합니다 하루하루를 늘 기도로 시작하고 세상 만물을 위해 기도가 멈추지 않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발길이 산길을 걷는 수행자처럼 좀 더 성실하고 부지런해지길 원합니다 선과 진리의 길을 찾아 끝까지 인내하며 걸어가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가을엔 나의 언어가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린 물처럼 맑고 담백하고 겸손하길 원합니다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맑고 고운 말씨로 기쁨 전하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긴 무더위와 장마의 8월, 생활하시느라 애쓰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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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김용택삶 2023. 8. 30. 18:15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었습니다 가을 장마가 시작되어 지척이지만 소망도 심었습니다 힘들어 하지 마시라고 ,,, 좌절하지 마시라고 ,,,, 두려워 하지 마시라고,,,, 위로의 기도도 드렸습니다 힘든 과정 뒤에 오는 소중한 느낌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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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 류근삶 2023. 8. 25. 17:42
가을이 왔다 / 류근 가을이 왔다 뒤꿈치를 든 소녀처럼 왔다 하루는 내가 지붕 위에서 아직 붉게 달아오른 대못을 박고 있을 때 길 건너 은행나무에서 고요히 숨을 거두는 몇 잎의 발자국들을 보았다 사람들은 황급히 길에 오르고 아직 바람에 들지못한 열매들은 지구에 집중된 중력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우주의 가을이 지상에 다 모였으므로 내 흩어진 잔뼈들도 홀연 귀가를 생각했을까 문을 열고 저녁을 바라보면 갑자기 불안해져서 어느 등불 아래로든 호명되고 싶었다 이마가 붉어진 여자를 한번 바라보고 어떤 언어도 베풀지 않는 것은 가을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뜻 안경을 벗고 정류장에서 조금 기다리는 일이 그런데로 스스로에게 납득이 된다는 뜻 나는 식탁에서 검은 옛날의 소설을 다 읽고 또 옛날의 사람을 생각하고 오늘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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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이들이 있는 세상이 좋습니다삶 2022. 11. 23. 20:54
그대, 오늘 볼때마다 새롭고 만날때마다 반갑고 생각날때마다 사랑스런 그런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풍경이 그러하듯이 풀잎이 그렇고 나무가 그러하듯이 섬에서 / 나태주 인간은 흐르는 존재라구요,,,! 하루 종일 붙잡고 있던 제목이 흐물거리는 시간에 집으로 말로, 글로,,, 판단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내 안에서 내가 자라는 것을 안다 난 지난 시간의 낡은 나를 기준으로 휘청거리지만 날마다 기도하는 제목으로 동질적이거나 딴 사람이거나,,,, 무엇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을 지워야지,,, 열어보지 않은 선물이 나에게 오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