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136

가을여행, 주천 생태공원에서

가을 그림자 / 김재진  가을은 깨어질까 두려운 유리창흘러온 시간들 말갛게 비치는갠 날의 연못저물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찾으러집 나서는황혼은물 빠진 감잎에 근심 들이네.가을날 수상한 나를 엿보는그림자는 순간접착제.빛 속으로 나선 여윈 추억 들춰내는가을은여름이 버린 구겨진 시간표.  가을여행,,,어느 선택이 가장 멋진 선택이었는지는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서 나이도 가을이 된 지금,미치도록 가슴 뛰는 일을 찿는 것은 무리이지만,내일을 기대하는 삶으로 달려가는 가을이기를 소망해봅니다

2024.11.03

깊어가는 가을 / 이해인

깊어가는 가을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마음은 깊어 가네꽃이 진 자리마다열매를 키워 행복한나무여바람이여슬프지 않아도안으로 고여오는 눈물은그리움 때문인가가을이 오면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죄 없어 눈이 맑았던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친구여너와 나의 사이에도말보다는 소리 없이강이 흐르고이제는 우리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남은 시간 아껴 쓰며언젠가 떠날 채비를서서히 해야겠구나잎이 질 때마다한 움큼의 시(詩)들을 쏟아내는나무여바람이여영원을 향한 그리움이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하늘은 높아 가고기도는 깊어 가네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황지..

2024.10.16

서산 해미향교의 가을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아픔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아쉬움도 곳곳에 많습니다 낙엽의 바스락 소리에 시간이 가고, 늦가을 임을 느낍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무디고, 덤덤하게 합니다 만추의 풍경을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의 간절한 기도는 무엇일까요? 훌훌 벗어 버리..

2023.11.14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을 할 수 있도록 내 ..

2023.10.26

가을날 / 김현성

가을날 / 김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 버리고 떠나기, 법정스님 글에서 ---- 지난 주말에는 사랑허는 후배가 하늘나라 별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힘들..

2023.10.24

최고의 인생 / 나태주

최고의 인생 / 나태주 날마다 맞이하는 날이지만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 생각하고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 여기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생 하루하루는 최고의 인생이 될 것이다 무더위와 폭풍우는 그만하면 되었다 이제 익어 가라고, 깊어 지라고 가을 햇살이 가만가만 나를 어루 만진다 ---- 박노해의 글 중에서 ---- 멋진 가을이 깊어 갑니다 숲은 숲대로,,,, 들판은 들판대로,,,, 자신의 조건에 최선을 다하여 물들어 갑니다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만족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모습이 배움 입니다 만족할 수 있는 것, 참 어렵지만 깊이 깊이 생각해 봅니다

2023.10.21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 박금숙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 박금숙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나, 허수아비로 서서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들녘 어디쯤 마음까지 알알이 영글 것 같은 햇살 한가득 이고 섰다가 색깔 고운 옷 한 벌 지어드리리다 비록 누더기 차림이나 그대 찌든 땀 씻어줄 심성 고운 바람만큼은 넉넉히 모아두었습니다 그대, 가을 들녘으로 오소서 함께 싹틔웠던 추억 다발로 묶여질 때까지 양 팔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 (친구의 수확사진) 아침에 내린 소나기가 청량감을 더하는 시간 입니다 벼 수확에는 별 도움이 안되지만, 김장밭에는 꿀비 입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시간이지만, 선물같은 하루 잘 살아보렵니다 하늘은 뭉게구름 피어나고, 웃음 가득한 날 되십시요 저도, 우리도, 큰 성취를 향한 열정으로 힘차게 아침을 여시기 바랍니다

2023.10.21

가을 사랑 비/권기일

가을 사랑 비 / 권기일 싱그러운 비가 이른 아침잠을 깨우면 가득 고인 안개가 살며시 행복을 감싼다 나의 어렸던 사랑처럼 설레는 아침이다 한 걸음씩 추억 속을 뒤돌아 걸어가다 보면 가을은 언제나 낙엽 위에 앉은 비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과 설렘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성숙된 가슴도 가을 앞에는 무너지고 어른이 되어도 사랑 앞에도 무너진다 가을 그대를 만나 사랑의 아침을 맞는다 가을의 의미가 비 되어 내리는 아침을 맞는다 어느 날 사랑을 만나고 이 아침 비가 오듯 남은 이 가을 지우지지 않는 사랑이 와주렴 사랑에 두려움 없이 내리는 가을비 되어 완연한 모습의 가을 입니다 바람에, 천둥에, 비와 가뭄에 상처가 아물어 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도, 상처를 입더라도 계속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겠지요 서울 가는..

2023.10.14

가을날, 행복

가을하늘 / 정연복 가을하늘은 참 좋다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아도 좋고 흰 구름이 여기저기 떠다녀도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깊고 고요한 바다 같다 흰 구름이 많은 하늘은 폭신폭신한 이부자리 같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으면 가슴이 시원하게 열리고 나도 문득 하늘이 된다 누구나 떠나고푼 생각은 담고 살아갑니다 삶 한켠에, 그리움 등도 있구요 무엇을 간절히 바라보며 산다는 것은 참 행복합니다 일단 외롭지 않습니다 가을 하늘처럼,,,, 날마다 익어가는 풍경 아래 서면, 한 해 동안 살아온 살에 의미를 둡니다 지난 시간에서 삶의 궤적을 함께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추억을 넘어서 행복감을 줍니다 저의 시간이 즐겁고, 지치지 마시라 어차피 행복으로 가야하니까요..

2023.10.07

가을어법 / 나태주

가을어법 / 나태주 가을은 우리에게 경어를 권한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견디셨습니다 먼 길 오느라 힘드셨겠어요 짐까지 들고 오셨군요 가을은 우리에게 안쓰러운 마음을 허락한다 그래 , 그래 ,애썼구나 잘 참아줘서 고마웠단다 이제 좀 쉬어라 쉬어야 다시 또 떠날수있지 가을의 햇빛과 바람은 우리에게 용서를 가르치고 화해를 요구한다 낙엽 들도 그렇게 한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중에서 늦은 시간 비를 맞고 들어왔습니다 어릴 적 충동이 아니라, 비오는 날 흠벅 젖고 싶었습니다 너이도 삶에 젖었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가 별나라로 가시던 해에도 비가 참 많이 왔습니다 지금도 많이 옵니다 이별의 시간을 좀 길게 주십사 신께 간구합니다만 ,,,, 시련과 고통이 있어야 삶도 향기난다지요? 바람..

202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