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186

행복/윤보영

행복/윤보영멋있는데멋있다고 못하는 것도 그렇고좋아하는데도좋아 한다고 못하는 것도 그렇고좋아하는 사람 앞에서사랑은 불공평합니다막상 제가 느껴보니불공평한 게 맞습니다불공평 해도 저에게는행복한 것도 맞습니다. 안면도 영목항으로 떠난 여행. 시간 앞에는 모두가 공정환 세상, 기다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무심히 대하기도 부딤스럽습니다. 사랑을 나누는데 아까워하지 마십시요. 바다를 바라보면서 자연스런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근심을 잊은 시간이 선물로 왔습니다. 가장 약하고 낮은 자에게 찾아오는 신께서 축복의 도구로 사용해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5.06.30

너로 인해 나는 행복하다 / 정유찬

너로 인해 나는 행복하다 / 정유찬떠올리기만 해도든든한 내 친구야내 스스로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하게 느껴질 때 조차도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는 너순수했던 어린 시절거침없이 혈기 왕성한 날 들기쁘고 우울한 날들을 함께 해 왔기에이토록 편할 수 있는 걸까가장 큰 기쁨과가장 큰 괴로움을함께 할 수 있는 너서로 단점을 냉정하게이야기 하면서도서로 맘 상하지 않는 친구누구에게도 말할수 없는비밀을 말해 놓고도혹시 새어 나가지 않을까조금도 염려가 되지 않는 친구너와 같은 친구가하나만 있다는 것으로도나는 풍성하다.가장 깊은 사랑은하나 일 수 밖에 없듯이가장 진한 우정도하나 일 수 밖에네가 있어 늘 행복하고 든든하고자신있는 날 들을 보낼 수 있다.내가 가장 초라하게 느껴질 때 조차도사랑한다 친구야내 하나의 우정아!오..

2025.05.30

옥정호 작약밭에서 ,,,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사람은 극히 드물지요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말을 대부분이 진리처럼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으니까요그러나 오늘 제가 어떤 대상이든지영원한 내 꺼로 만드는비결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그 대상이 그대가 존재하는 현실속에 함께 존재한다는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심으로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가지는 순간 그 대상은영원한 내 꺼로 등재됩니다비록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그대의영혼 속에 함유되어 있습니다다시 새로운 한 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많은 것들을 소유하는 삶보다많은 것들에 ..

2025.05.25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새벽에 태백으로 떠나려다가  가축질병 등으로 힘든 신간에,,,, 의무와 세간의 눈이 무서웠다.  밀린 뉴스를 보고  아침.     소소한 밥상에 숨막히게 행복한 아침입니다    지난 눈 ..

2025.03.22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꽃이 피면 핀 대로 그냥 두어라  꽃은 찾아간다고 아름다운게 아니다  꽃을 찾아 멀리 길을 떠나도                                      꽃 지는 날에 길을 떠나라 ( 탐매, 정호승)시인은 인생은 사랑하기에는 너무 짧고, 증오하기엔는 너무 길다고,,,,   생각만 해도 미소가 번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 봄,  어떤 이유이든지 사랑하기에 너무 짧습니다

2025.03.14

서산 개심사의 만추

내 가슴의 고요 / 이향아너를 바라보는내 가슴의 고요에서는낮은 풍금소리가 난다낙엽은 사철아름다운 사연의엽서처럼 지고그 발자욱마다 기도로 스미리풍화하는 노래로 잠기리함께 가는 강물의 유유함이여함께 가는 햇살의 눈부심이여너를 생각하는내 가슴의 고요는살구꽃잎 흩날리는4월 훈풍 같다땅 위에 이런 은혜다시 없으리눈물 가득 너를 보는내 가슴의 고요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과 곤충은 살아남지 못합니다가을은 새로움을 위한 시간일듯 합니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새로워져야 하는 삶,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가을을 개심사의 고요함 속에서 배웁니다

2024.11.24

봄 / 이성부

봄 / 이성부​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팔벌려 껴 안아보는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삶이 영원하지 않기에 잘 살아야 합니다주변 지인들의 갑작스런 소천 소식에 무겁습니다 늘 새롭고, 감사가 넘치는 풋사과처럼 상큼한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2024.06.09

태안 신두리 사구 여행

고비 / 함순례 모래가 운다 네 발로 기어 올라가모래바람이 토해내는 햇살처럼 부서지다가여럿이 한발 한발 내딛으며 내려오면낮고 깊은 소리로 모래가 운다가슴 저 밑바닥 오래 쟁여 있다가새어나오는 울음 같다어디서 불어와 여기 쌓이고 있는지몇 겁의 시간이 이리 장엄한 모래톱을 세운 건지알 수 없어 노을처럼 붉어진다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여기내일이 없는 여기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여기고비를 넘는 것은 고비에게 안기는 일이다고비의 주름살 속으로 들어가그 깊고 낮은 울음소리 온몸에 쟁이는 것이다차마 알 수 없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부드러운 기적을 이루어 놓았듯미끄러지고 허물어지는 오늘이오늘을 씻기고 어루만지는 것이다가볍게 간절하게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해안사구는 연안류와 조류에 의하여 연안의 ..

2024.06.07

비 오는 날 / 마 종 기

비 오는 날 / 마 종 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커피 한 잔 들고 앉았습니다 이리저리 맞이하는 시간들이 분주하네요 여행이란 것을 간지가 참 오래된 느낌입니다 일상이,,,, 가족의 병환으로,,,, 붙박이가 되었나 합니다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싯점입니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푸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 중에서)

2024.01.20

늦가을 장태산을 걸으며

여행길의 친구에게 / 이해인 ​ 친구야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 내가 네 곁에 없는데도 잘 다니고 있니? 건강하니? ​ 밥을 먹다 책을 읽다 길을 걷다 문득 네가 그리워 ​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한다 네 이름을 불러본다 ​ 아름다운 풍경을 혼자만 보아 미안하다며 나에게 그림엽서를 보냈던 너 ​ 이제는 내게 엽서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네가 보는 것은 내가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여행길에서는 엽서 쓰는 부담도 덜어주고 싶거든 너를 만나면서 이렇게 착해진 내 마음 네게도 선물이지 않니? 소설 절기도 지났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겨울임을 알리네요 김장도 익어가고, 따끈하게 불을 넣고 간만에 놀아 봅니다 고무마도 굽고, 커피도 내리고,,,, 최면을 걸어 봅니다 내가 언제나 행운아고,,,, 제일 행복..

2023.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