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181

서산 개심사의 만추

내 가슴의 고요 / 이향아너를 바라보는내 가슴의 고요에서는낮은 풍금소리가 난다낙엽은 사철아름다운 사연의엽서처럼 지고그 발자욱마다 기도로 스미리풍화하는 노래로 잠기리함께 가는 강물의 유유함이여함께 가는 햇살의 눈부심이여너를 생각하는내 가슴의 고요는살구꽃잎 흩날리는4월 훈풍 같다땅 위에 이런 은혜다시 없으리눈물 가득 너를 보는내 가슴의 고요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과 곤충은 살아남지 못합니다가을은 새로움을 위한 시간일듯 합니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면,,,,새로워져야 하는 삶,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가을을 개심사의 고요함 속에서 배웁니다

2024.11.24

봄 / 이성부

봄 / 이성부​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팔벌려 껴 안아보는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삶이 영원하지 않기에 잘 살아야 합니다주변 지인들의 갑작스런 소천 소식에 무겁습니다 늘 새롭고, 감사가 넘치는 풋사과처럼 상큼한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2024.06.09

태안 신두리 사구 여행

고비 / 함순례 모래가 운다 네 발로 기어 올라가모래바람이 토해내는 햇살처럼 부서지다가여럿이 한발 한발 내딛으며 내려오면낮고 깊은 소리로 모래가 운다가슴 저 밑바닥 오래 쟁여 있다가새어나오는 울음 같다어디서 불어와 여기 쌓이고 있는지몇 겁의 시간이 이리 장엄한 모래톱을 세운 건지알 수 없어 노을처럼 붉어진다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여기내일이 없는 여기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여기고비를 넘는 것은 고비에게 안기는 일이다고비의 주름살 속으로 들어가그 깊고 낮은 울음소리 온몸에 쟁이는 것이다차마 알 수 없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부드러운 기적을 이루어 놓았듯미끄러지고 허물어지는 오늘이오늘을 씻기고 어루만지는 것이다가볍게 간절하게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해안사구는 연안류와 조류에 의하여 연안의 ..

2024.06.07

비 오는 날 / 마 종 기

비 오는 날 / 마 종 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커피 한 잔 들고 앉았습니다 이리저리 맞이하는 시간들이 분주하네요 여행이란 것을 간지가 참 오래된 느낌입니다 일상이,,,, 가족의 병환으로,,,, 붙박이가 되었나 합니다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싯점입니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푸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 중에서)

2024.01.20

늦가을 장태산을 걸으며

여행길의 친구에게 / 이해인 ​ 친구야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 내가 네 곁에 없는데도 잘 다니고 있니? 건강하니? ​ 밥을 먹다 책을 읽다 길을 걷다 문득 네가 그리워 ​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한다 네 이름을 불러본다 ​ 아름다운 풍경을 혼자만 보아 미안하다며 나에게 그림엽서를 보냈던 너 ​ 이제는 내게 엽서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네가 보는 것은 내가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여행길에서는 엽서 쓰는 부담도 덜어주고 싶거든 너를 만나면서 이렇게 착해진 내 마음 네게도 선물이지 않니? 소설 절기도 지났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겨울임을 알리네요 김장도 익어가고, 따끈하게 불을 넣고 간만에 놀아 봅니다 고무마도 굽고, 커피도 내리고,,,, 최면을 걸어 봅니다 내가 언제나 행운아고,,,, 제일 행복..

2023.11.25

가을날 / 김현성

가을날 / 김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 버리고 떠나기, 법정스님 글에서 ---- 지난 주말에는 사랑허는 후배가 하늘나라 별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힘들..

2023.10.24

최고의 인생 / 나태주

최고의 인생 / 나태주 날마다 맞이하는 날이지만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 생각하고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 여기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생 하루하루는 최고의 인생이 될 것이다 무더위와 폭풍우는 그만하면 되었다 이제 익어 가라고, 깊어 지라고 가을 햇살이 가만가만 나를 어루 만진다 ---- 박노해의 글 중에서 ---- 멋진 가을이 깊어 갑니다 숲은 숲대로,,,, 들판은 들판대로,,,, 자신의 조건에 최선을 다하여 물들어 갑니다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만족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모습이 배움 입니다 만족할 수 있는 것, 참 어렵지만 깊이 깊이 생각해 봅니다

2023.10.21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위대함과 평범함의 차이는 ? 자신을 매일매일 재창조 할 수 있는 상상력과 열망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랍니다 월요일, 멋진 가을의 아침, 위대한 나의 삶을 위하여 힘차게 여십시요

2023.10.16

가을 고백 / 나태주

가을 고백 / 나태주 가을입니다 버리지 못할 것을 버리게 하여 주옵소서 가을입니다 잊지 못할 일을 잊게 하여 주옵시고 용서하지 못할 것들을 용서하게 하여 주시고 끝내 울게 하여 주소서 가을입니다 다시 잠들게 하시고 새롭게 꿈꾸게 하소서 배추 심고, 새벽에 비가 내리니 부쩍 자란 느낌 입니다 대추가 영글어 가고,,,, 가을이 짙어집니다 가을에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 봅니다

2023.09.03

폭포 / 김수영

폭포 / 김수영​ ​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 번개와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태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오늘도 무덥습니다 삼척 오지의 덕풍계곡 입니다 진정한 자신과 여행을 떠난다면, 오지도, 오지가 아니고, 무인도라도 무인도가 아닐 것 입니다 가방 메고,,,, 뚜벅이로 혼자 떠나는 여행,,,, 덕풍계곡 추천드립니다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