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183

다시, 거제 외도 보타니아

1971년에 당시 통영군 용남면과 거제군 사등면 사이의 견내량해를 잇는 거제대교가 세워졌다. 이 교량의 등장으로 인해 거제도는 섬 신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동부와 남부에 끼고 있어 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외도해상농원은 30년 전 한 개인이 섬을 사들여 정성을 들여 관광농원으로 꾸며, 현재는 약 4만 5천여평의 동백숲이 섬 전체를 덮고 있으며, 선샤인, 야자수, 선인장 등 아열대식물이 가득하고 은환엽유카리, 스파리티움, 마호니아 등 희귀식물이 눈길을 끈다. 편백나무 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과 정상의 비너스 공원도 이채롭다. 연산홍이 만발하는 4월에는 화려한 섬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동백, 대나무, 후박나무 등 자생식물로 이루어진 숲엔 동..

2021.09.04

연두색 신록으로 물든 무량사 틀에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인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아모리며. 서럽게 이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대한불교조계종 제6..

2021.05.02

노을 / 전은영

노을 / 전은영 바이올린을 켜십시오 나의 창가에서 타오르던 오늘 상기된 볼 붉은 빛 속에 가만히 감추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주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십시오 곧 다가올 달빛 함께 가벼운 춤 출 수 있게 고운 선율로 복숭아 빛 그대 볼 감싸 안게 다가오십시오 떠나버린 한낮의 뜨거움을 새악시 외씨버선처럼 조심스레 산등성이에 걸어 놓고 또다시 돌아올 아스라한 새벽 빛 맞으러 길 떠날 수 있게 사뿐한 사랑으로 그대 내게 오십시오 노을을 바라봄은 기다림, 붉은 여운은 내일 떠오를 태양이리라 내일을 소망합니다

2021.04.09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추억을 묻고 왔습니다

2021.04.06

예산 대흥동헌의 봄

동헌(東軒)이란 고을의 수령(守令)이 정무를 집행하던 건물을 말하는데, 생활처소인 내아(內衙, 서헌이라고도 함)와 구분되어 보통 그 동편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동헌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수령이 주재하는 관청(官廳)의 본 건물이다. 대흥동헌은 정면 6칸(14.4m), 측면 2칸(4.8m), 처마높이 3.3m의 홑처마 팔작지붕의 목조 기와집이다. 대흥면 동헌은 조선후기의 건축양식인데 상량문에 영락(永樂) 5년(1407년)에 지었다는 기록이 있어 대흥향교(1405년)와 함께 ‘조선 태종’때에 지어진 것으로 생각되나, 강희(康熙) 42년(1703년)에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조선 숙종’때에 대흥이 군으로 승격될 당시 중수 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의 동헌 건물은 일제의 강점 후 대흥면이 예산군에 통합되면서 ..

2021.04.04

가을이 가기전에 다시 찿은 무량사,,,!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 김영주 불현 듯 잊었던 기억들이 마음 한구석 싹이 트고 어쩌지 못하는 아픈 눈물이 흐르는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기억 해내며 간절한 마음들을 꺼내고 싶은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그대 만남들이 추억이라는 기억으로 남아 들추어 낼 수 없어 아픈 눈물 떨어 버리고 마는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보고 싶지만 가슴 저리도록 왠, 종일 생각나지만 그럴 수 없어 참아야 하는 안타까운 그대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올갱이 해장국으로 점심, 벌써 지난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가을여행은 내가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바라보며, 멍 때리고 싶은면 할 수 있어야지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시간을 그리하지 못했고 우리의 삶도 내 맘대로 멈춰보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

2020.11.14

그대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가 / 김영주

그대 오늘도 여행을 떠나는가 / 김영주 혼자 떠난 여행에서 돌아오는 저녁은 새로 또 어디론가 여행을 준비한다 떠나고 돌아오지만 끝나지 않을 여행이다 나 없는 빈 방에서 저희끼리 밤을 샜을 벗어놓은 옷가지와 꺼지지 않은 노트북 간간이 페이지 넘기며 이야기 구순하다 잘 못 걸린 전화벨이 두어 번 울었겠다 울타리 없는 앞마당 물 마른 수돗가엔 배고픈 길고양이가 다 ‧ 녀 ‧ 갔 ‧ 다 쓰였다 가방도 못 챙기고 먼 길 가야 하는 날 그 날을 생각하면 내 몸 너무 무겁다 꼭 하나 가지고 갈 것 고르지를 못하겠다 못다 쓴 이야기는 무어라 변명할까 몇 장 남지 않은 창백한 A4 용지 묶을까 찢어버릴까 그 일이 늘 숙제다 가을은 마음대로 길을 내고 걷는 시절, 즉, 길이 없어도 마음이 가는대로 가는거지,,, 하늘도 가..

2020.11.13

가을 편지 / 임숙현

가을 편지 / 임숙현 가을빛 고와 투명한 그리움 풀어헤친 가슴 햇살 받아 사랑 채우는 가을처럼 풍요로움 속에서도 비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걷는 오늘에 익어 가는 세월 서늘한 바람을 안고 흐르는 그리움 말려 사랑 담으면 따뜻한 그대의 미소 마음 밝혀주니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 더욱 그립네 살랑이는 바람에 삶의 고단함 내려놓고 세월에 물들인 이야기 그리움인 것을 가을은 농삿일을 하느라, 하루종일 신었던, 장화의 수고를 잊지 말아야 는 시간입니다.

2020.10.29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사이 바다와 섬사이 그리고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

2020.09.03

좋은 친구 / 김시천

좋은 친구 / 김시천 가까이 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대가 먼 산처럼 있어도 나는 그대가 보이고 그대가 보이지 않는 날에도 그대 더욱 깊은 강물로 내 가슴을 흘러가나니 마음 비우면 번잡할 것 하나 없는 무주공산 그대가 없어도 내가 있고 내가 없어도 그대가 있으니 가까이 있지 않아서 굳이 서운할 일이 무어랴 저녁에 만나서 낮까지, 술만 마시다, 돌아와서 남겨진 친구, 잘 있는지 ,,,! 대포항 다리 아래 용천이 생각나는 무더운 날,,,!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