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299

1월의 시 / 이해인

1월의 시 / 이해인 첫눈 위에첫 그리움으로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눈빛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사랑한다 사랑한다 오늘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나 혼자 감당 못할 한 방울의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다 쏟아 놓고 가라 부디 고운저 분홍 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늘 1월은 다짐을 합니다. 세상살이에서 치이다 무색해지기도 하지만, 길을 나서는 시간입니다. 최고의 한 해를 만들기 위하여, 나를 깨우치는 시기 입니다. 순간의 가치를 찾는 것 입니다.「길을 찾을 것이다. 길이 없으면 내가 만들 것이다 --한니발-- 」란 말에서도 느끼지만 모든 길은 시작하기 전에는 무엇도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변화를 통하여 성장하고자 합니다.

2026.01.05

나의 소망 / 황금찬

나의 소망 / 황금찬​정결한 마음으로새해를 맞이하리라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남을 미워하지 않고하늘같이 신뢰하며욕심 없이 사랑하리라​소망은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버리는 사람에겐화가 오느니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살아갈 것이다.​지혜로운 사람은후회로운 삶을 살지 않고언제나 광명 안에서남을 섬기는 이치를배우며 살아간다.​선한 도덕과착한 윤리를 위하여이 해에는 최선을 다하리라.​밝음과 맑음을항상 생활 속에 두라이것을 새해의 지표로 하리라​- 월간 《좋은 생각》2008년 1월호 -

2026.01.03

새해 강건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새해 새 아침에 / 이해인새해의 시작도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시작을 잘해야만빛나게 될 삶을 위해겸손히 두 손 모으고기도하는 아침이여어서"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사철내내 변치 않는소나무빛 옷을 입고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우리를 키워온 희망힘들어도 웃으라고잊을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어서"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오늘은 배추밭에 앉아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흙냄새 가득한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 맺는다고조용조용 일러주네요어서"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날들이 부끄러워울고 싶은 우리에게..

2026.01.01

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점점 멀어져 가는 시간을 앞에 두고당신은 무슨 생각에 잠기시나요황무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멈추지 않고 걸어온 시간을 뒤로하고당신은 또 무슨 꿈을 꾸시나요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삶의 밭에봄날의 푸른 잎과 향기의 꽃뜨거운 눈물로 익은 보람의 열매를 기억하며등잔 같은 당신의 겨울밤을 위해마음의 두 손을 모으고 아늑한 평온을 기도합니다당신은 지금도 당신보다 추운 누구에게선뜻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지 않던가요당신의 마음으로 세상은 따뜻해요얼어붙어 깨질까 두려운 12월의 유리창에당신을 닮은 하얀 눈이 인고의 꽃으로 피어나는 계절또 한해의 행복을 소망하는당신의 간절한 기도에 귀 기울이는 동안나는 작은 물방울의 떨림으로얼지 않는 당신의 계곡에서 물소리를 들으며사막에서 길어 올린..

2025.12.30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우체국이 있다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내가 이곳에 오기 아주 오래 전부터우체국은 아마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그리하여 귓속에 파도 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었다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세월을 큰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한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줄지어 소풍 가는 유치원 이아들을 만난 적이 있다내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우체통이 빨갛게 달아오..

음식 2025.12.29

눈꽃 / 류시화

눈꽃 / 류시화​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설화를 보고 있으면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빈 가지이기에거기,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잎이 달린 상록수에서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장거리 출장을 떠나는 새벽입니다. 더유산 풍경을 그립니다

2025.12.27

겨울 바다에 서면 /홍수희

겨울 바다에 서면 /홍수희 파도 부서지는 저 만큼에 네가 있다그 날 내가 모질게 떼어놓고 돌아 선고단한 얼굴이 있다해마다 겨울 바다에 서면숨죽여 숨어 있던 낡은 기억이요란한 기적 소리 울리며내 마음의 끊어진 철로를 이어 밟으며위태한 몸짓으로 돌진해 온다부드러우나 날카롭게 일어서는 발톱,상채기 하나 내지 않고도거뜬히 내 가슴을 휘휘 헤쳐놓는다흰 눈 나부끼는 겨울 백사장 위로붉은 꽃잎처럼 산산이 흩어져 우는난감한 내 영혼 사랑의 속성(屬性)!언제쯤일까,아프지 않게 너를 기억할 수 있을 날이추억의 해안에서 너를 반겨 맞을 수 있을 그 날이오히려 너의 안위(安危)를 걱정할 수 있을 그 날이언제쯤일까,너의 너무 싸늘한 감촉 발끝에 와 닿아도밀어내거나 당기지도 않고휩쓸고 지나면 지나는 그만큼 조용히바라볼 수 있을 ..

2025.12.25

길 / 황지우

길 / 황지우삶이란얼마간 굴욕을 지불해야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돌아다녀보면조선팔도모든 명당은 초소다한려수도 내항선이 배때기로 긴 자국지나가고 나니 길이었구나거품같은 길이여세상에 할 고민 없어 괴로워하는 자들아다 이리로 오라가다보면 길이 거품이 되는 여기내가 내린 닻 내 덫이었구나 행복한 성탄되십시요,,,, 한 해 참 행복했습니다. 성탄의 기쁨과 평안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025.12.24

바위 앞에 서서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흐르는 구름머언 원뢰(遠雷)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두 쪽으로 깨뜨려져도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누구나 둥근 하늘 아래 살아갑니다. 영동 천태산에 올라서 즐겼습니다.신은 자만심에 차 있는 사람과 가장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만 자만심에 찬 사람은 신 없이도 자신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2025.12.23

겨울 별미 보령시 천북면 굴구이

소금인형 / 류시화​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바다로 내려간소금인형처럼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당신의 피 속으로뛰어든나는소금인형처럼흔적도 없이녹아 버렸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열림원, 2015)-굴의 주요 효능면역력 강화: 환절기처럼 기온과 습도 변화가 커 쉽게 피로해지고 무기력해질 때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피부 건강: 피부 미용에도 좋은 효능이 있습니다.남성 기능 개선: 풍부한 아연 성분은 정자 생산력과 활동력을 높이고 남성 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하여 남성 성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뼈 건강 증진: 뼈 건강에 좋으며,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유익합니다.체액 보충 및 기혈 조화: 굴은 차고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단맛과 짠맛을 내어 한의학적으로는..

음식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