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 12

편지 / 김남조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은 본 일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내 안을 빛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나의 시작이다.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어떤 자는 여행을 하도록 숙명적으로 태어났다. --- 지상의 여러 마을을 통과해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 바바 하이다스 --어떤 자는 여행을 하도록 숙명적으로 태어났다. --- 지상의 여러 마을을 통과해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 바바 하이다스 --하루는 금방..

2026.03.30

첼로처럼 / 문정희

첼로처럼 / 문정희하룻밤쯤첼로처럼 살고 싶다매캐한 담배 연기 같은 목소리로허공을 긁고 싶다기껏해야 줄 몇 개로풍만한 여자의 허리 같은 몸통 하나로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넥타이 맨 신사들을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일제히 기립시켜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 싶다죽은 귀를 잘라 버리고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게 하고 싶다슬픈 사람들의 가슴을박박 긁어신록이 돋게 하고 싶다하룻밤쯤첼로처럼 살고 싶다 이른 새벽 동강에 다녀옵니다. 무엇이 아름다운 것있지는 모르지만 제 기준에 참 아름다웠습니다. 1박2일의 시간도 너무 의미없는 경관입니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 피운 동강 할미를 보면서,,, 할미의 붉은 몸을 보면서 제 마음 속에서 대란이 있었습니다. 공짜는..

2026.03.28

꿈속의 해후 / 문정희

꿈속의 해후 / 문정희어젯밤소나무 숲길에서 뵈어서이제 꽃바람 분다고보고 싶다는 말하지 않을게요 그 길 위에그대 흔적흐드러지게 뿌려놓아서문득 그리울 땐어젯밤처럼소나무 숲길 걸으면 되니까요일교차가 20도 정도 되는 봄입니다. 눈꺼풀 몇번 껌벅이니 전국이 온통 꽃소식입니다. 마음의 넓이가 더욱 확장되는 봄을 기대해봅니다.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봄을 품으면 마음도 그만큼 더 커지겠지요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2026.03.25

아름다운 곳 / 문정희

아름다운 곳 / 문정희​​봄이라고 해서 사실은새로 난 것 한 가지도 없다어디인가 깊고 먼 곳을 다녀온모두가 낯익은 작년 것들이다​우리가 날마다 작고 슬픈 밥솥에다쌀을 씻어 헹구고 있는 사이보아라, 죽어서 땅에 떨어진저 가느다란 풀잎에푸르고 생생한 기적이 돌아왔다​창백한 고목 나무에도일제히 눈펄 같은 벚꽃들이 피었다누구의 손이 쓰다듬었을까어디를 다녀와야 다시 봄이 될까나도 그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생활에서 벅차고 힘든 날, 아 내가 이거를 꼭 해야만 하나,,, 던져버리고 편하게 살아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것도 마무리 못하는 사람으로 남는건가? 자고 일어나서는 생활과 목표를 끝까지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성과 이상의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마무리 합니다. 어떠한 길에..

2026.03.21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가만히 눈뜨는 것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갓 피어난 빛으로만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내사람아쓸쓸히검은머리 풀고 누워도이적지 못 가져 본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내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이른 봄은 갯버들 입니다. 사랑을 간직하면 사랑이 넘치고,,,, 마음에 봄을 폭 안으면 봄이 옵니다,,,. 봄은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오는듯 합니다. 간절히 바람이 없는 봄은 와도 의미는 없습니다. 봄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2026.03.19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우체국이 있다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머물면서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쳐다보듯이 오래오래우체국을 바라보았다키 작은 흑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귓밥을 파기 일쑤였다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곧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내가 여기 오기 아주 오래 전부터우체국은 이마 두 눈이짓무르도록수평선을 바라 보았을 것이고그리하여 귓속에 파도소리가모래처럼 쌓였을 것이다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결코 세월을 큰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한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 가는 유치원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내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우체통이 빨갛게 달아오른 능금같다고 생각하거나 편지를받아먹는 도깨비..

2026.03.17

봄길 / 정호승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겨울을 견디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간과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다시 새 봄 입니다. 모두에게,,, 저에게 감사하다 말해주고 싶습니다. 봄 비가 내립니다. 봄감자를 심을 준비를 하려다 봄을 즐겨 봅니다. 제주 산방산 아래에는 유채가 노오랗게 피었습니다

2026.03.15

풍경 달다 / 정호승

풍경 달다 / 정호승​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풍경소리 들리면보고 싶은 내 마음이찾아간 줄 알아라절대 두려움이 얄정으로 가득한 마음을 외면하게 만들지 마십시요(헐리우드 영화배우 짐캐리,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한편의 여행인 우리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걱정, 두려움,,,, 을 이기는 굳은 믿음을 소망합니다. 실패는 잘못이 없습니다.

2026.03.12

봄눈 / 정호승

봄눈 / 정호승​ 나는 그대 등 뒤로 내리는 봄눈을 바라보지 못했네 끝없이 용서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그대 텅빈 가슴의 말을 듣지 못했네 새벽은 멀고 아직도 바람에 별들은 쓸리고 내 가슴 사이로 삭풍은 끝이 없는데 나는 그대 운명으로 난 길 앞에 흩날리는 거친 눈발을 바라보지 못했네 용서 받기에는 이제 너무나 많은 날들이 지나 다시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사막처럼 엎드린 그대의 인생 앞에 붉은 무덤 하나 흐린 하늘을 적시며 가네 검정고무신 신고 봄눈 내리는 눈길 위로 그대 빈 가슴 밟으며 가네어려운 시절은 곧 지나갑니다. 계절이 바람의 방향을 바꾸듯, 불운은, 어느날 행운이 되어 찾아올 것 입니다. (너를 아끼며 살아라, 나태주)​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