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 고은영

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 고은영겨우내 고체로 굳었던 심중에눈 흘기고 돌아선 추위는지각변동을 일으켜 이제눈물로 영혼을 씻어 내립니다감성 그 덩어리에서 솟아오른향기 풀어 천지를 진동하므로오라 하지 않아도 임 그리운 사랑은싸리 꽃 마냥 봉오리 맺고칼날처럼 모난 구석마다부드럽게 휘감아 오는 훈풍 타수줍은 순결의 속살 드리운희디흰 소복으로 맞고픈 내 임풀빛 울음 울어 눕던 자리마다고운 임 형상 더듬던 꿈자리로캄캄한 밤길을 돌아 촛불 하밝히고춘삼월 봄으로 오소서 오늘도 어쩌면 지지고볶다 집으로,,, 기도해봅니다 부족한 나로 시작해서,,,,너로 넓어지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6.03.04

봄의 연가 / 이해인

봄의 연가 / 이해인우리 서로 사랑하면언제라도 봄겨울에도 봄여름에도 봄가을에도 봄어디에나봄이 있네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나는 너를 봄이라 불렀고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우리 서로 사랑하면살아서도죽어서도언제라도 봄칸트는 행복의 3가지 정의를 말했습니다. 첫째 자신이 하는 일, 둘째 사랑하는 대상, 셋째 소망 입니다. 행복의 기본적인 대전제로 분류한듯 합니다. 봄에는 바람에도, 길가의 꽃에서도, 내 마음의 변화에서도,,,, 그냥 기분이 좋은 느낌, 하나 더 추가합니다. 봄비 내리는 휴일 행복을 생각합니다

2026.03.02

인연서설 / 문병란

인연서설 / 문병란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사랑은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이 애틋한 몸짓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가시덤풀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다하지 못한 그리움사랑은 하나가 되려나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사랑은..

2026.02.28

달을 쏘다 / 이창규

달을 쏘다 / 이창규중산간 올라서면 한 뼘 거리 달을 향해새총으로 쏘아 올린 유년의 기억 한 점포물선 궤적을 뚫고 어느 별에 닿았을까태반처럼 둥글게 휜 별자리 밟아가던전생 어느 좌표에서 길 잃은 흔적들이무통의 바다 저편에 징검돌을 놓고 있나결손만 이체하는 세월 앞에 낯이 붉어따스하게 덥히는 온점으로 돋는 시간먼발치 가늠하라며 부표 하나 떠오른다나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치있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칭찬드리고 ,,, 사랑하고 싶습니다. 지금 가장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친구를 생각합니다친구란 나의 슬픔을 같이 지고 가는 사람이니까,,,,

2026.02.26

겨울나무 / 김승동

겨울나무 / 김승동혼자서 쳐다보는 하늘이 왜 그리 시린지소매 끝에 바람 한 점 묻지 않아도어깨가 가늘게 떨리고눈가에 마른 물기가 반짝이는지어둠이 하얗게 바랜 아침찢어진 편지지를 날리듯 흩어지는 눈발아래왜 그렇게 울음이 나오는지땅 속 깊이 다리를 묻고 서있어도어찌하여 온몸이 비틀거리는지밤을 지샌 귀앓이에 세상 인연을 끊고아픔을 삭여 가지 끝에 보내 보지만어찌 속껍질마저차가운 불면에 빠져드는지우두커니 서서목젖이 아프도록 바람을 삼키다가삭정이를 쪼아대던 딱새 마저 떠나간 날서럽도록 적막한 이 낯선 사실이부디 사실이 아니었음을가족들과 태안 원북의 만대항 근처 펜션에서 설 명절을 보내며 쉽니다. 기존에는 저의 집에서 1박2일을,,,, 지지고, 볶고, 부치고, 찌고,,, 어머니가 별나라 여행 가시고 다른 방식으로..

2026.02.17

대숲에 가면 / 이소연

대숲에 가면 / 이소연괜시리마음이 공허한 날에는대밭에 가서우주의 소리를 들어본다제 몸을 비우고 유성음으로 속내를 채운대나무처럼서걱서걱 우는삶에도 연주는 필요한 것,달빛의 숨결과댓잎의 노래가 살고 있는 그곳에새떼가 몰려오듯바람이 불어와 소리를 조율하는대숲에 가면내 사랑, 언제나저렇게 득음할 수 있을는지명절은 가족들과 펜션으로 갑니다 평안하시고 행복하십시요

2026.02.16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이른 봄의 시 / 천양희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새들도 둥지를 고른다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웃으며 걸어오고 있다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한 줌씩 생각은 돋아나고계곡은 안개를 길어 올린다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누가, 지금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온 동네 골목길이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너무 이른 봄에 피었다가 졌습니다. 시골집 화단에 있는 할미꽃, 선산에서 캐서 어머니 화단에 심어드렸던 할미꽃. 이 꽃이 피었던 시기에는 생존에 계셨는데,,,, 어머니의 봄을 기다립니다

2026.02.10

바다가 내게/문병란

바다가 내게/문병란내 생의 고독한 정오에세 번째의 절망을 만났을 때나는 남몰래 바닷가에 갔다.아무도 없는 겨울의 빈 바닷가머리 풀고 흐느껴 우는안타까운 파도의 울음소리인간은 왜 비루하고 외로운 것인가.사랑하는 사람을 울려야 하고마침내 못 다 채운 가슴을 안고우리는 왜 서로 헤어져야 하는가.작은 몸뚱이 하나 감출 수 없는어느 절벽 끝에 서면인간은 외로운 고아,바다는 모로 누워잠들지 못하는 가슴을 안고 한밤내 운다.너를 울린 곡절도, 사랑의 업보도한데 섞어 눈물지으면만남의 기쁨도이별의 아픔도허허 몰아쳐 웃어 버리는 바다사랑은 고도에 깜박이는 등불로조용히 흔들리다조개 껍질 속에 고이는한 줌 노을 같은 종언인가.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어느 절벽 끝에 서면내 가슴 벽에 몰아와허옇게 부서져 가는 파돗소리.....

2026.02.05

연인의 자격 / 유안진

연인의 자격 / 유안진​초가을 햇살 웃음 잘 웃는 사람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생활은 품앗이로 마지 못해 이어져도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슬픔 익는 지붕마다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그것들을 사랑하기에너무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 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감동 받지 못하는 시 한 편도희고 붉은 피톨 섞인 눈물로 쓰인 줄을 아는 사람 커다란 것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자기 자신에게 던져서 받아..

2026.02.02

사랑은 끝이 없다네 / 박노해

사랑은 끝이 없다네 / 박노해 사랑에 끝이 있다면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그대가 내 가슴 속을 걸어 다니겠는가사랑에 끝이 있다면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그대가 내 가슴에 등불로 환하겠는가사랑에 끝이 있다면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올라도푸드득, 한 순간에 날아오르겠는가 그 겨울 새벽길에하얗게 쓰러진 나를 어루만지던너의 눈물너의 기도너의 입밎춤눈보라 얼음산을 함께 떨며 넘었던뜨거운 그 숨결이 이렇게도 생생한데어떻게 사랑이 끝이 있겠는가 별로 타오른 우리의 사랑을이제 너는 잊었다 해도이제 너는 지워버렸다 해도내 가슴에 그대로 피어나는눈부신 그 얼굴 그 눈물의 너까지는어찌 지금의 네것이 되겠는가 그 많은 세월이 흘러서도가만히 눈 감으면상처 난 내 가슴은 따뜻해지고지친 내 안에선 세상을 다 얻은 듯한해맑은 ..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