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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장미 / 이해인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유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밝아져라"맑아져라"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사랑하는 이여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내내 행복하십시오.자유,,,! 그 자유의 바다에 머물르는 것, 삶의 큰 바다에 담가 봅니다

2025.06.09

6월을 열면서 / 윤보영

6월을 열면서 / 윤보영6월 아침입니다늘 그랬듯그대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웃으면서 6월을 시작했습니다.6월은나라를 위해 헌신하신선열들을 생각하겠습니다부족함이 없는지 돌아 보고한 해의 반을 마무리하겠습니다.걸음을 멈추고나무그늘에 앉아하늘을 보겠습니다바람 소리도 듣겠습니다.좋은 사람을 만나커피 마시면서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내가 더 많이 듣겠습니다.바쁘지만 여유를 갖고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워7월에게 선물하겠습니다.하지만 6월은감사하는 마음이 먼저입니다늘 그랬듯사랑도 함께해야 합니다.고맙습니니다사랑합니다. 날마다 처음오는 사람처럼 6월이 옵니다 행복한 한 달을 선물합니다

2025.05.31

너로 인해 나는 행복하다 / 정유찬

너로 인해 나는 행복하다 / 정유찬떠올리기만 해도든든한 내 친구야내 스스로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하게 느껴질 때 조차도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는 너순수했던 어린 시절거침없이 혈기 왕성한 날 들기쁘고 우울한 날들을 함께 해 왔기에이토록 편할 수 있는 걸까가장 큰 기쁨과가장 큰 괴로움을함께 할 수 있는 너서로 단점을 냉정하게이야기 하면서도서로 맘 상하지 않는 친구누구에게도 말할수 없는비밀을 말해 놓고도혹시 새어 나가지 않을까조금도 염려가 되지 않는 친구너와 같은 친구가하나만 있다는 것으로도나는 풍성하다.가장 깊은 사랑은하나 일 수 밖에 없듯이가장 진한 우정도하나 일 수 밖에네가 있어 늘 행복하고 든든하고자신있는 날 들을 보낼 수 있다.내가 가장 초라하게 느껴질 때 조차도사랑한다 친구야내 하나의 우정아!오..

2025.05.30

밀이 익어가는 풍경

기쁨에게 / 이해인기쁨아, 너는맑게 흘러왔다맑게 흘러나가는물의 모임이구나빠르게 느리게높게 낮게 모여드는강, 바다호수, 폭포조금씩 모습을 바꾸며흘러오는 너를나는 그때마다느낌으로 안다모든 맑은 물이 그러하듯기쁨아, 누구도 너를혼자만 간직할 수 없음을세상은 안다그래서흐르는 생명으로 네가 오면나도 너처럼멀리 흘러야 한다메마른 세상을 적시며 흐르는웃지 않는 세상에 노래를 주는한 방울의 기쁨으로깨어 있어야 한다.농촌에서는 보리와 밀이 익어갑니다 모내기로 정신없는 일상이기도 합니다. 농업소득이 1천만원에 머무르는 현실에서 올 가을에는 큰 기쁨이 되어 거두기를 소망합니다

2025.05.29

꽃 마음으로 오십시오 / 이해인

꽃 마음으로 오십시오 / 이해인꽃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 고운 자리에꽃처럼 순하고 어여쁜꽃 마음으로 오십시오있어야 할 제 자리에서겸허한 눈길로 생각을 모으다가사람을 만나면환히 웃을 줄도 아는 슬기로운 꽃꽃을 닮은 마음으로 오십시오꽃 속에 감추어진하늘과 태양과비와 바람의 이야기꿀벌과 나비와 꽃을 사랑하는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꽃이 좋아 밤낮으로꽃을 만지는 이들의 이야기그 이야기를 들으며기쁨을 나누는 우리의 시간도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기다림의 꽃 마음으로 오십시오열매 위한 아픔을 겪어더욱 곱게 빛나는 꽃 마음으로 오십시오 5월의 장미 / 이해인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5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밝아져라"맑아져라"웃음을 재촉하는 장미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

2025.05.27

당신의 정거장 / 정채봉

당신의 정거장 / 정채봉우리는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린다.기다리던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쉬운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그러나 이 정거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정거장이다.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정거장을 통해 오기도 하고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 나가 맞아들이고 떠나보낼 수 있는 것을각자가 선택할 수 있다.희망, 보람, 도전을 맞아들인 사람은 탄력이 있다.절망, 권태, 포기를 맞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한테는 주름으로 나타난다.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 레일에서 기쁨은 급행이나 슬픔은 완행이라는 사실이다.그리고 찬스를 실은 열차는 예고 없이 와서 순식간에 떠나가나,실패를 실은 열차는 늘 정거장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이 보이지 않는 정거장에서는 자기 ..

2025.05.25

꽃도 사람 같아서 / 윤보영

꽃도 사람 같아서 / 윤보영꽃 앞에서예쁘다예쁘다볼 때마다 얘기했더니,글쎄, 꽃이좋은 향기를 내미는 거 있죠. 처음에는빈말인 줄 알았는데자꾸 듣다 보니자기가 정말 예쁜 꽃이란 걸알았다면서.이른 새벽에 텃밭 잡초제거하러 갔습니다 ㅎㅎ 비가 옵니다. 옥수수와 호박 고추 거름주고,,, 고구마밭 잡초도 제거하고 카메라 메고 놀았습니다

2025.05.24

군산 옥구 보리밭에서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 / 고정희무덤에 잠드신 어머니는선산 뒤에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말씀보다 큰 여백을 걸어두셨다석양 무렵 동산에 올라가적송밭 그 여백 아래 앉아 있으면서울에서 묻혀온 온갖 잔소리들이방생의 시냇물 따라들 가운데로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고바다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뒤에서팽팽한 바람이 멧새의 발목을 툭, 치며다시 더 큰 여백을 일으켜막막궁산 오솔길로 사라진다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있는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 아니면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냇물 같은고요한 여백으로 남고 싶다그 아..

2025.05.21

찔레꽃 / 문정희​

찔레꽃 / 문정희​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사랑하던 그 사람조금만 더 다가서면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오늘은송이 송이흰 찔레꽃을 피워놓고먼 여행에서 돌아와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그대 사랑하는 동안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아픔이 출렁거려늘 말을 잃어갔다오늘은 그 아픔조차예쁘고 뾰족한 가시로꽃 속에 매달고슬퍼하지 말고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이 계절에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정겹던 친구와 함께 뛰어놀던 시냇가에 피던 꽃, 자꾸만 좋아지고,,,, 함께 하고픈 시절이 있었네. 5월이면 물 논에 써래질 바라보며 피는 꽃,,, ! 철없고 걱정없이 놀다가 엄마가 부르면 뛰어가 밥 먹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2025.05.17

집에 잡초 제거하러 가다가 놀았습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너는 꽃이다.모든 꽃나무는홀로 봄앓이하는 겨울봉오리를 열어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너의 전 생애는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두가지일 것이니꽃이 필때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너는 곧 꽃 필 것이다.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