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아름다운 사람 / 김재진

아름다운 사람 / 김재진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가까운 사람에게 치여 피로를 느낄 때눈감고 한 번쯤 생각해보라당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무심코 열어두던 가슴속의 셔터를철커덕 소리내어 닫아버리며어디에 갇혀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는가어느 날 갑자기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두렵고 낯설어질 때한 번쯤 눈감고 생각해보라누가 당신을 금 그어놓았는가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가리고 분별해놓은 이 누구인가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세상과 등 돌려 막막해질 때쓸쓸히 앉아서 생각해보라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했는가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질 때모든 것 다 내려놓고 용서하라용서가 가져다줄 마음의 평화를아름답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라 행복은 ..

2026.04.25

여행 / 황동규

여행 / 황동규​ 또 이곳에 왔다 흐림도 비 오다 그침도 눈마냥 내림도 아닌 십 이월 저녁 하늘의 이곳다움 걸어가며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네거리와 골목을 찍고 입다물고 胴體로 남은 집들을 찍었다 사람들은 모두 한 곳을 향해 서 있었다 동네 개들도 개 곁에 붙어 선 아이들도 한곳을 향해 서 있었다 그들이 향한 곳 사진의 윤곽 밖으로 간척지가 널려 있고 그 속에 바다 놓친 돛배가 서 있었다 긴 돛대가 배의 한가운데를 찍고 갯벌에 박혀 있었다 마른 게껍질들이 거품처럼 묻어 있었다 문질러도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막 얼 순간 물의 가슴 철렁함.​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멀리 남해 절벽 위에 라벤더가 꽃을 피우고,,,,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남해의 푸른 기운을 잔에 담고, 바람에 묻어오는..

2026.04.22

의 좋은 형제가 살던 대흥 동헌의 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하게 하고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 비게 하는가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내 안의 설익은 생각은 담아두고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더욱 지긋이 채워두면서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도록침묵하는 연습비록 내 안의 슬픔이건 기쁨이건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침묵하는 연습 /유안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단면 수 백년을 살아도 의미가 있을까요? 의 종흔 형제의..

2026.04.20

태평양에서 / 박인환

태평양에서 / 박인환갈매기와 하나의 물체고독연월도 없고 태양도 차갑다나는 아무 욕망도 갖지 않겠다더욱이 낭만과 정서는저기 부서지는 거품 속에 있어라죽어간 자의 표정처럼무겁고 침울한 파도 그것이 노할 때나는 살아 있는 자라고 외칠 수 없었다그저 의지의 믿음만을 위하여심유한 바다 위를 흘러가는 것이다태평양에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릴 때검은 날개에 검은 입술을 가진갈매기들이 나의 가까운 시야에서 나를 조롱한다환상나는 남아 있는 것과잃어버린 것과의 비례를 모른다옛날 불안을 이야기했었을 때이 바다에선 포함이 가라앉고수십만의 인간이 죽었다어둠침침한 조용한 바다에서 모든 것은 잠이 들었다그렇다 나는 지금 무엇을 의식하고 있는가?바람이 분다마음대로 불어라. 나는 데키에 매달려기념이라고 담배를 피운다무한한 고독 저 연기는..

2026.04.15

봄비에게 / 이해인​​

봄비에게 / 이해인​​봄비, 꽃비, 초록비노래로 내리는 비우산도 쓰지 않고너를 보러 나왔는데​그렇게 살짝 나를비켜 가면 어떻게 하니그렇게 가만 가만속삭이면 어떻게 하니​늘 그리운어릴 적 친구처럼얘, 나는 너를좋아한단다​조금씩 욕심이 쌓여삐딱하고 딱딱해진내 마음을 오늘은 더욱보드랍게 적셔주렴​마음 설레며감동할 줄 모르며화난 듯 웃지 않는심각한 사람들도​살짝 간지려 웃겨주렴조금씩 내리지만깊은 말 하는 너를나는 무척 좋아한단다​얘, 나도 너처럼많은 이를 촉촉히 적시는조용한 노래를 부르는봄비가 되고 싶단다​ 심장이 있는 사람은 사랑의 뜨거운 열기를 품고 산답니다. 누구나 호흡이 있는 순간까지 ,,, 마음에 다짐도 필요하답니다 외롭고 혼자 일 각오! 사랑으로 가난해서 다행이구 삶에 미안!

2026.04.12

동백꽃 / 유안진

동백꽃 / 유안진엄동 눈바람에어쩌자고피느냐좋은 세월다 놓치고이제야 피느냐목숨마저 켜 드는등불임에도별무리마저 가슴 죄어차마지켜 새우는잘 해보겠다는겨울 뜨락의한 자루 촛불나의 신혼이여. 삶을 살면서 중요한 양보와 배려는 결정에서 나온다. 내가 배려해야겠다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여유라고 아닙니다 결정입니다. 결핍이 심한 저는 사랑과 위로를 좋아합니다. 아내, 가족, 동료로 부터,,,, 제 삶이 한없이 무겁고,, 말 붙이기 어려운날,,,논리와 상식에 불구하고,,, 저의 편이되어 차 한 잔 마셔주는 인연이 있으면 행복합니다. 그것으로 됐습니다.

2026.04.08

4월의 꿈 / 이채

4월의 꿈 / 이채이제 언 것은 없습니다흐를 것은 흐르고필 것은 피어나고살아 있는 모두가아름다운 빛이 되어꿈을 꾸는 4월이 왔습니다말보다 강한 약속정직한 계절의 저 꽃들그리고 무성한 풀과 나무들어두운 흙속에 자신을 던졌어도씨앗은 다시 생명으로 깨어났습니다하늘이 내려오고 구름이 떠 있는맑은 샘터에서목이 마른 사람은 물을 마시고가슴이 마른 사람은 가슴을 적시어누구나 싱그런 4월이 되었으면물소리는 점점 깊어지고숲은 더욱 푸르게 짙어지겠지요나날이 깊어지는 삶변함없이 푸른 마음바로 우리 모두의 삶이었으면 아름다운 저녁에 호숫가를 걷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일상에서의 일들을 배출하는 시간 입니다 어느분의 글에서 보았습니다 「어른의 화는 자신을 위해 못 참는 어리 석음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2026.04.08

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어디 한두 번이랴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오늘 일을 잠시라도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사랑하는 이여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추운 겨울 다 지내고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마음이 많이 힘들 때, 조그만 일상이 나를 통채로 바꿉니다 꼼짝 안하렵니다

2026.04.02

편지 / 김남조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은 본 일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내 안을 빛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나의 시작이다.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어떤 자는 여행을 하도록 숙명적으로 태어났다. --- 지상의 여러 마을을 통과해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 바바 하이다스 --어떤 자는 여행을 하도록 숙명적으로 태어났다. --- 지상의 여러 마을을 통과해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 바바 하이다스 --하루는 금방..

2026.03.30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가만히 눈뜨는 것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갓 피어난 빛으로만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내사람아쓸쓸히검은머리 풀고 누워도이적지 못 가져 본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내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이른 봄은 갯버들 입니다. 사랑을 간직하면 사랑이 넘치고,,,, 마음에 봄을 폭 안으면 봄이 옵니다,,,. 봄은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오는듯 합니다. 간절히 바람이 없는 봄은 와도 의미는 없습니다. 봄은 그래서 특별합니다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