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343

바위 앞에 서서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흐르는 구름머언 원뢰(遠雷)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두 쪽으로 깨뜨려져도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누구나 둥근 하늘 아래 살아갑니다. 영동 천태산에 올라서 즐겼습니다.신은 자만심에 차 있는 사람과 가장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만 자만심에 찬 사람은 신 없이도 자신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2025.12.23

제비봉 소나무

가다가 / 이생진​​가다가 뒷걸음질 치며 하늘을 본다하늘을 보다가 구름을 본다구름이 스치고 가는 삼각산 왕바위그 바위를 한 바퀴 돌아오던 나나를 본다​하늘은 맑고구름은 가볍고바위는 무겁고소나무는 푸르고나는 늙었지만 심장은 따뜻해서아직도 내게 안기는 시가 따뜻하다남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긴다가장 행복한 날에도, 때론 힘들고 외로운 날에도 기대어 살아 갑니다. 사람이건, 자연이건,,,, 오늘도 이 소나무 곁을 지나며 인사를 건냅니다 나를 웃게 하는 사람도 저 자신입니다. 참 좋은 날 입니다

2025.11.29

운해가 장관이었던 성인대

산으로 가는 길 / 김해자 산을 향 한 길그 산의 길을 따라슬픔 따라 아픔 따라 길을걷는다그 산에 기다리는 짙은 그리움 찾아서싱그러운 여름날의 길 숲그 여름은어디론가 떠나고 짙은 풀 내음 안겨오는해묵은지난날의 여름걸어온 나날들이내 가슴을 보 쌉니다.희미해져 버린 기억 속의 날길과 길이 얽혀서삶을 잃어버린 체념.그 속에서 그 산의 길을 찾아가을날 바람 속내 작은 공간에 썰렁 이는작은 그림자하얗게 쌓여가는 밤타들어 가는 검은 심지가나를 끝내울음 짓게 합니다. 0, 산행일시 : 2025,10, 250, 산행경로 : 화암사주차장 원점회귀아들과 아내와 더불어 한 여행입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황홀경에 빠지게 했던 운해는 멋진 추억입니다

2025.11.01

황매산 가을 속으로

가사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하늘이 기분 좋아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가끔 두려워져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 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오늘도 신이 주신 선물같은 하루가 시작됩니다. 열어보지 않아서 더욱 가슴이 설랩니다

2025.10.23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될 수 있을까외로워 쳐다보면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가슴에 화안히 안기어눈물짓듯 웃어 주는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별 하나를 갖고 싶다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우러러 쳐다보면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길을 비추어 주는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가을향 머금은 순한 바람이 대둔산 정상에도 찿아왔습니다

2025.10.18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삶의 기회가 미소짓는 순간을 늘 준비 합니다

2025.08.26

옥룡설산에서 풍경을 얻고, 고산병을 덤으로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노해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사람들 속에서 내가 없을 때난무하는 말들 속에 말을 잃을 때길을 달려도 길이 없을 때그대 멈춰서서 여행을 떠나라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함께 가도 혼자 떠나라그러나 돌아올 땐 둘이 손잡고 오라낯선 길에서 기다려온 또 다른 나를 만나돌아올 땐 둘이서 손잡고 오라 0, 일시 :2025, 8.10 ,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0, 베이스캠프 : 리강 나시족의 성산이자, 리장에 머무는 여행자의 눈과 마음을 홀리는 만년 설산이다. 고성에서 설산까지는 불과 30km 떨어져 있다. 화창한 날이면 리장 고성의 둥다제(东大街)에서 해발 5,596m의 설산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개별 여행자가 고성 유지비를 지불하는 이유가 위룽쉐 산에 있다 해도 ..

2025.08.13

서산 팔봉산을 지나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 오경옥살아가는 일에서나사람들 사이에서 서툴고 낯설 때무심코 하늘을 봅니다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눅눅하고 찰지게 배어와 걸음의 폭 셀 때가벼운 몸짓 익히려 하늘을 봅니다허허한 것들이 키를 늘리고 푸르게 돋아나낯선 용기가 가지를 뻗을 때부질없는 것들 떨쳐내려 하늘을 봅니다.잊었던 것들이선명한 모양과 빛깔과 향기를 가지고 가득 차 올 때닿을 수 없는 것들이 눈과 마음에 닻을 내려켜켜이 섬을 이룰 때그리운 마음 접으려 하늘을 바라봅니다. 나를 회복하는 쉼 여행, 여름날의 뜨거운 열기와 태양, 바람, 구름이 날 반기었습니다

2025.07.26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아무나 오지 마시고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이슬의 눈으로 오시라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백사..

2025.07.16

한라산 앵초

산에 와서 / 김남조우중 설악이이마엔 구름의 띠를가슴 아래론 안개를 둘렀네할말을 마친 이들이아렴풋 꿈속처럼살결 맞대었구나일찍이이름을 버린무명용사나무명성인들 같은나무들,바위들,청산에 살아이름도 잊은 이들이빗속에 벗은 몸 그대로편안하여라따뜻하여라사람이 죽으면산에 와 안기는 까닭을오늘에 알겠네 가던 길을 멈추고, 야생화를 바라보면서, 혼자 이야기 합니다. 여기 있습니다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