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팔벌려 껴 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삶이 영원하지 않기에 잘 살아야 합니다
주변 지인들의 갑작스런 소천 소식에 무겁습니다
늘 새롭고, 감사가 넘치는 풋사과처럼 상큼한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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