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농돌이 2024. 6. 13. 22:42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

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

그대와 나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보고 서서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쓸쓸히 회량을 만들수 밖에 없다면

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

그대를 향해 나는

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 밖에 없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서

서로를 쑤실 가시도 없이

너무 멀어 그 사이로

차가운 바람길을 만드는 일도 없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흐르는 푸른 하늘처럼

그대와 나 사이

저 초여름 숲처럼

푸른강 하나 흐르게 하고

기대려 하지 말고 추워하지 말고

서로를 그윽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되지 않는다

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된다

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두잘에도

따듯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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