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
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
그대와 나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보고 서서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쓸쓸히 회량을 만들수 밖에 없다면
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
그대를 향해 나는
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 밖에 없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서
서로를 쑤실 가시도 없이
너무 멀어 그 사이로
차가운 바람길을 만드는 일도 없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흐르는 푸른 하늘처럼
그대와 나 사이
저 초여름 숲처럼
푸른강 하나 흐르게 하고
기대려 하지 말고 추워하지 말고
서로를 그윽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되지 않는다
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된다
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두잘에도
따듯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받은글 --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꽃을 건네는 법 / 양광모 (28) | 2024.06.19 |
---|---|
소라 / 조병화 (25) | 2024.06.16 |
봄 / 이성부 (28) | 2024.06.09 |
태안 신두리 사구 여행 (28) | 2024.06.07 |
촛불의 기도/이해인 (44) | 2024.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