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농돌이 2020. 2. 28. 04:29

단추를 채우면서 /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샤워를 하고,

누군가에게는 아품이 될 결정의 글을 작성하고

이른 새벽에 메일을 보냅니다

 

다시 길을 나서 봅니다,,,!

 

새로운 기회, 새로운 출발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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