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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꿈 / 최영미

사계절의 꿈 / 최영미어떤 꿈은 나이를 먹지 않고봄이 오는 창가에 엉겨붙는다땅위에서든 바다에서든그의 옆에서 달리고픈나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어떤 꿈은 멍청해서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지어떤 꿈은 은밀해서호주머니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는데나른한 공기에 들떠 뛰쳐나온다살 - 아 - 있 - 다 - 고,어떤 꿈은 달콤해서여름날의 아이스크림처럼입에 대자마자 사르르 녹았지어떤 꿈은 우리보다 빨리 늙어서,가을바람이 불기도 전에무엇을 포기했는지 나는 잊었다어떤 꿈은 나약해서담배연기처럼 타올랐다 금방 꺼졌지겨울나무에 제 이름을 새기지도 못하고이루지 못할 소원은 붙잡지도 않아잠들기도 두렵고깨어나기도 두렵지만,계절이 바뀌면 아직도 가슴이 시려봄날의 꿈을 가을에 고치지 못할지라도 …지식이 성공을 부르는..

2025.03.03

봄 / 유안진

봄 / 유안진저 쉬임 없이 구르는 윤회의 수레바퀴 잠시 멈춘 자리 이승에서, 하 그리도 많은 어여쁨에 홀리어 스스로 발길 내려 놓은 여자, 그 무슨 간절한 염원 하나 있어 내 이제 사람으로 태어났음이랴​머언 산 바윗등에 어리 운 보랏빛, 돌담을 기어오르는 봄 햇살, 춘설을 쓰고 선 마른 갈대대궁 그 깃에 부는 살 떨리는 휘파람 얼음 낀 무논에 알을 까는 개구리 실뱀의 하품소리, 홀로 찾아든 남녘 제비 한마리 선머슴의 지게 우에 꽂혀 앉은 진달래꽃······​처음 나는 이 많은 신비에 넋을 잃었으나 그럼에도 자리 잡지 못하는 내 그리움의 방황 아지랑이야 어쩔 샘이냐 나는 아직 춥고 을씨년스러운 움집에서 다순 손길 기다려지니속눈썹을 적시는 가랑비 주렴 너머 딱 한 번 눈 맞춘 볼이 붉은 소년 ​내 너랑 첫눈..

2025.03.01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남보다 내가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불행은 등 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워지고어제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하고 있는가  나의 행복은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나의 불행은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 것 동료들과 여행길에 맛난거에 술 한병의 행복은 비교가 안됩니다.  산행에서 무겁게 무겁게 옮기던 발자국도, 등에 진 배낭도 벗어버리고,,,, 긴 수행길에서 돌아와 홀가분 한 마음에서 맞는 음식,,,   행복한 오늘 입니다

2025.02.23

봄길 / 정호승

봄길 / 정호승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ㅡ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7. 답답한 현실에 낑낑대다가,,,  간월암 바다로 왔습니다, 호젓한 일몰 앞에서 호사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삶의 무게를 즐겨 봅니다.자신을 진실로 사랑하게 되면 천국에서는 물론이고,현실에서도 보답받게 된다 --니체 --

2025.02.22

소망/나태주

소망/나태주 오늘도 하던 일 마치지못하고 잠이 든다아니다 오늘도 하고 싶었던 일다하지 못하고 잠이 든다 이다음 나 세상 떠나는 그 날에도세상에서 하고 싶었던 일다하지 못하는 섭섭함에뒤돌아보며 뒤돌아보며눈을 감게 될까? 하기는 오늘 다하지 못하고잠드는 일. 그것이내일 나의 소망이 되고내가 세상에서 다하지 못하고남기는 그 일이 또한다른 사람의 소망이 됨을나는 결코 모르지 않는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열등감을 품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일은 건설적이고 햄심가치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왜  다음은 없으니까, 부족하면 극복이 필요하니까!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