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의 꿈 / 최영미어떤 꿈은 나이를 먹지 않고봄이 오는 창가에 엉겨붙는다땅위에서든 바다에서든그의 옆에서 달리고픈나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어떤 꿈은 멍청해서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지어떤 꿈은 은밀해서호주머니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는데나른한 공기에 들떠 뛰쳐나온다살 - 아 - 있 - 다 - 고,어떤 꿈은 달콤해서여름날의 아이스크림처럼입에 대자마자 사르르 녹았지어떤 꿈은 우리보다 빨리 늙어서,가을바람이 불기도 전에무엇을 포기했는지 나는 잊었다어떤 꿈은 나약해서담배연기처럼 타올랐다 금방 꺼졌지겨울나무에 제 이름을 새기지도 못하고이루지 못할 소원은 붙잡지도 않아잠들기도 두렵고깨어나기도 두렵지만,계절이 바뀌면 아직도 가슴이 시려봄날의 꿈을 가을에 고치지 못할지라도 …지식이 성공을 부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