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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기도/이해인

10월의 기도/이해인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타인에게 마음의 집이 되는 말로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 않았나먼저 생각하게 하소서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더욱 넓은 ..

2025.10.01

정선 동강에 가고싶어요

처음 가는 길 / 도종환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두려워 마라 두려워했지만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사과는 다 익었을까요? 그냥 걷고 싶습니다

2025.09.26

누구든 떠나 갈 때는/류시화

누구든 떠나 갈 때는/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더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금북정맥에 자동차를 타고 산 정상에 갈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충남 홍성 백월산,,,, 멀리 간월도까지 조망됩니다. 선선한 바람과 붉은 노을은 마음을 샌티하게 합니다, 노을!이 시간, 어둠이 내리는 지금,,..

2025.09.22

김장배추가 커가면서 가을로 달려갑니다

가을편지 / 노향림​안녕하세요? 가을입니다.발끝까지 풀려버려허한빛으로 흩날리고 있군요.​발 밑에흔적처럼 남은물이나 쓸쓸함.​기댈 곳 없는 나는 재채기를 쏟아냅니다.그동안 기대던 가난한 식구와낡은 가구와 해골 같은 한편의 시를 버리고등언저리를 모두 비어놓았습니다.아무 한 일 없이, 누구도 만난 일 없이가을과 나는 한 몸이어서다 해진 하늘, 마른 햇볕을 자꾸 쏟아냅니다.스물스물 빠져나가던 가을은다시 무엇이 되어 나와 함께누렇게 시들어가고 있는지어디 들판에 흩어져 있는지선천성 약질인 폐를 부풀리는 나무 곁에함께 누워있는지두리번댑니다.두리번대도 온통 가을뿐이예요.씌어질 때 씌어지더라도씌어지지 않는 단 한 줄의우리 고통, 안녕!배추를 심고 10일-15일에 1차 비료를 주었습니다. 덥고, 비가 넘 내려서 걱정했습..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