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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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향기 / 박정재산 2024. 6. 12. 08:08
초여름의 향기 / 박정재 짙어가는 연초록갖가지 색깔로 피어나는 꽃연초록 숲을 지나 꽃잎 사이로불어오는 초여름 바람에는풋내 나는 자연의 향기가 짙다 산들 바람이 지날 때마다연초록 잎은 진초록으로 자라고꽃들의 연서를 전하는 벌 나비바쁜 날개 짓으로 분주하고황혼의 노인도 덩달아 바쁘다 아 이 유월이 이대로 머물러오래오래 남아 있다면 좋겠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되지 않는다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핀다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 두 발에도 따뜻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내 마음의 크기 , 받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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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성부삶 2024. 6. 9. 10:51
봄 / 이성부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물 웅덩이 같은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것이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가까스로 두팔벌려 껴 안아보는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삶이 영원하지 않기에 잘 살아야 합니다주변 지인들의 갑작스런 소천 소식에 무겁습니다 늘 새롭고, 감사가 넘치는 풋사과처럼 상큼한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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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신두리 사구 여행삶 2024. 6. 7. 20:33
고비 / 함순례 모래가 운다 네 발로 기어 올라가모래바람이 토해내는 햇살처럼 부서지다가여럿이 한발 한발 내딛으며 내려오면낮고 깊은 소리로 모래가 운다가슴 저 밑바닥 오래 쟁여 있다가새어나오는 울음 같다어디서 불어와 여기 쌓이고 있는지몇 겁의 시간이 이리 장엄한 모래톱을 세운 건지알 수 없어 노을처럼 붉어진다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여기내일이 없는 여기살아남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여기고비를 넘는 것은 고비에게 안기는 일이다고비의 주름살 속으로 들어가그 깊고 낮은 울음소리 온몸에 쟁이는 것이다차마 알 수 없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부드러운 기적을 이루어 놓았듯미끄러지고 허물어지는 오늘이오늘을 씻기고 어루만지는 것이다가볍게 간절하게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해안사구는 연안류와 조류에 의하여 연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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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기도/이해인삶 2024. 6. 2. 21:05
촛불의 기도 / 이해인하느님을 알게 된이 놀라운 행복을온 몸으로 태우며 살고 싶어요그분이 주시는 매일매일을새해 첫날처럼 새로운 마음으로언제나 설레이며 살고 싶어요하늘 향해 타오르는이 뜨거운 불꽃의 기도가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도록이웃을 위해서도 조국을 위해서도닫힌 마음 열겠어요좁은 마음 넓히겠어요내 키가 작아 드는 아픔을내 몸이 녹아드는 아픔을두려워하지 않겠어요하얗게 물이 되는따스한 물이 되는겸손한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흔들리는 바람에도똑바로 눈을 뜨며떳떳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 3개월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귀결되어 한없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어머니는 수술도 불가한 중병으로 지난 여름부터 고생하시는데,,,,어머니 집으로, 아내와 둘이 여행용가방을 들고 들어가서 겨울과 봄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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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찍으신 사진 / 구광열삶 2024. 5. 21. 04:58
몰래 찍으신 사진 / 구광열 어머닌 웃고계신다80년 우시더니몰래 찍으신 사진에선웃고 계신다 젊어선 남편이 울리고늙어선 자식이 울리고당신은 정녕 누굴 울려 보셨나 잠결에 가시고픈 어머니이 세상 이렇게웃고 간다 하실려고 머리맡 사진에선웃고 계신다끝까지 울지 말라고웃고 계신다 10년 전 쯤,,,,제가 스넵사진으로 찍어 놓은 어머니 사진이영정사진으로 기다립니다 바람에 촛불처럼 흔들리는 어머니의 삶을 놓고아들은,저 혼자 살것다고 그럽니다 어머니,,,,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며,기도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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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김남조산 2024. 5. 16. 19:58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은 본 일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내 안을 빛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나의 시작이다.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서 시작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지금부터 시작해미래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 클레이브 루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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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봄날,,,!카테고리 없음 2024. 5. 10. 21:17
문득/ 정호승 문득보고 싶어서전화했어요...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그 때 처럼수평선 위로당신하고걷고 싶었어요같이 울기 위해서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이름을 부르면이름을 부를수록너는 멀리 있고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같이 울기 위해서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_ 이정하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우산보다 함께 걸어줄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더욱 필요한 것임을그대를 만나고서부터깨달을 수 있었습니다.그대여,지금 어디 있는가.보고 싶다 보고 싶다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길의 의미는?어떤 곳에서 다른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 삶에서 길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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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쓴다 / 천양희산 2024. 5. 6. 21:43
너에게 쓴다 / 천양희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길이 되었다.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그러니 아들아,누군가 네게 세상에서 중요한 것들의 목록이 바뀌었다고 하거든 그 말을 믿지 마라.그들이 출세나 성공에 대해 말해도 귀담아 듣지 마라.이 세상에 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네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네 인생은 성공한 것이란다.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다.오소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