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4

바람 속에서 / 이성선

「바람 속에서 / 이성선산에게 가는 길이나에게 가는 길이다.바다로 가는 길이나에게 가는 길이다.나무에게 가는 길이별에게 가는 길이나에게 가는 길이다.나의 길에 바람이 분다.바람은 늘 산에 있고바람은 늘 바다에 가득하고바람은 나무 끝에 먼저 와그 곳에 서 있다.나의 길은 바람 속에 있다.잎새 끝에는 언제나새벽 별이 차갑게 떨고바람은 길에서 나를 울렸다.  마음으로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나폴레온 힐)수 년만에 지나던 길에 들린 산수유마을에서 횡재한 봄 입니다.  알콜 중독자에게 한 잔의 술을 너무 많다는 겪언처럼, 우리의 삶에서 지나친 걱정과 부정은 의미가 없습니다 .    안됩니다 로 일상을 무너트리는 일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

2025.03.24

너를 사랑한다 /강은교

너를 사랑한다 /강은교 너를 사랑한다그땐 몰랐다.빈 의자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의자의 이마가 저렇게 반들반들해진 것을 보게의자의 다리가 저렇게 흠집 많아진 것을 보게그땐 그걸 몰랐다신발들이 저 길을 완성한다는 것을저 신발의 속가슴을 보게거무뎅뎅한 그림자 하나 이때껏 거기 쭈그리고 앉아빛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게그땐 몰랐다사과의 뺨이 저렇게 빨간 것은바람의 허벅지를 만졌기 때문이라는 것을꽃 속에 꽃이 있는 줄을 몰랐다일몰의 새떼들, 일출의 목덜미를 핥고 있는 줄을몰랐다.꽃 밖에 꽃이 있는 줄 알았다일출의 눈초리는 일몰의 눈초리를 흘기고 있는 줄 알았다시계 속에 시간이 있는 줄 알았다희망 속에 희망이 있는 줄 알았다아, 그때는 그걸 몰랐다희망은 절망의 희망인 것을.절망의 방에서 나간 희망의 어..

2025.03.12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사랑하는 사람들은,너, 나 사랑해?묻질 않어그냥, 그래,그냥 살어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그냥 그대 눈에 낀 눈곱을 훔치거나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숲이 있었고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2025.03.10

동백꽃 피는 여수 금오동 비렁길 트래킹

꽃이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봄이 와서 꽃이 피었다,,,!0, 일시 : 2025.03.08,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0, 걷기 코스 : 직표--- 심포(약 7키로, 시간 4시간), 홍성에서 02시 출발          하여 꽃보러 가는 길은 정성이 필요,,, ㅎ여수에서 배로 25분 정도 소요된듯 ,,, 금오도 도착버스를 실고 섬에 도착하여, 출발지로 이동,,, 붉은 동백이 반겨줍니다섬 트래킹은 바람과 조망으로 즐겁습니다   처음은 조금 오르고  걷고,,,전망대에서 간식 및 휴식, 바람이 참 상쾌한 날 입니다출렁다리도 협곡 위에 설치,,,야생동백의 고운 자태에 즐거움 가득 합니다멀리 역광으로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언젠가 날기를 배우려는 사람은 우선 서고, 걷고, 달리고, 오르고, ..

2025.03.09

3월에 꿈꾸는 사랑 /이 채

3월에 꿈꾸는 사랑 /이 채꿈을 꾸고그 꿈을 가꾸는 당신은여린 풀잎의 초록빛 가슴이지요소망의 꽃씨를 심어둔삶의 뜨락에기도의 숨결로 방긋 웃는 꽃망울하얀 언덕을 걸어햇빛촌 마을에 이르기까지당신이 참아낸인내의 눈물을 사랑해요고운 바람에게따스한 햇살에게아늑한 흙에게 감사해요희망의 길을 열어가는 당신에게도사랑한다는 말은마음의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그 향기로 서로를 보듬고 지켜주는 일감사하다는 말은심연의 맑은 물소리그 고요한 떨림의 고백 같은 것행복의 뜰이활짝 핀 봄을 맞이할 때그때, 당신의 뜰로 놀러 갈게요아지랑이 옷 입고, 나비처럼 날아서..입산이 통제되던 몇 일을 보내고 달려갔던 산,  봄과 겨울의 공존,  그리고 많은 기다림 후에 느끼는 기쁨,,,                        삶의 감사였습니..

2025.03.04

겨울 초대장 /신달자

겨울 초대장 /신달자당신을 초대한다오늘은 눈이 내릴지도 모른다이런 겨울 아침에 나는 물을 끓인다당신을 위해서어둠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내 힘이 비록 약하여 거듭 절망했지만언젠가 어둠은 거두어지게 된다밝고 빛나는 음악이 있는 곳에당신을 초대한다가장 안락(安樂)한 의자와 따뜻한 차와그리고 음악과 내가 있다바로 당신은 다시 나이기를 바라며어둠을 이기고 나온 나를 맨살로 품으리라지금은 아침눈이 내릴 것 같은 이 겨울 아침에나는 초인종 소리를 듣는다눈이 내린다눈송이는 큰 벚꽃 잎처럼 춤추며 내린다내 뜰안에 가득히당신과 나 사이에 가득히온누리에 가득히나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그리고 새롭게 창을 연다함박눈이 내리는 식탁 위에뜨거운 차를 분배하고당신이 누른 초인종 소리에 나는 답한다어서 오세요이 겨울의 잔치상에..아주 오..

2025.02.13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내가 미리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내 가슴에 쿵쿵거린다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너였다가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다시 문이 닫힌다.사랑하는 이여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자신의 아품은..

2025.02.12

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네 / 박노해

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네 / 박노해인생은 먼 길이네우리 길동무되어 함께 가자삶은 험한 길이네아침마다 신발끈을 고쳐매자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네지금 이 순간을 최후처럼 살자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네유쾌한 기분으로 치열히 걸어가자결국은 혼자 남는 길이네고독을 추구하며 우리 함께 가자 자신의 아품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대값이다( 구병모, 위저드 베이커리)

2025.02.10

인연 / 백지윤

인연 / 백지윤​김과 밥이 만나야 힘이 있다오이도, 김치도,깻잎도 뭐든받을 수 있는 힘이 있다모든 것들에 추억에 들어갈 수 있다​너와 내가 만나야 힘이 있다고통,슬픔,외로움 모든것들이겨낼 힘이 있다너와 내가 만나야 모든 것들에 추억도 만들 수 있다 ​환상에 궁합이 되려 김과 밥이 만낫듯친구에 연도 아무나 연을 맺지 않았음 좋겠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삶,  일상에서 말을 참습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은 독인 것을 알고 있지만,,,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이 ,,,  목에 걸린 가시처럼 힘듭니다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