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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이정하

무조건 돈 많이 벌고 높은 지리에 있으면 성공한 삶이라 생각 했는데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생각이라는 게 생기면서돈 보다 높은 지리보다 내 주의에 좋은 사람이 있고 내가 행복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 만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큼 성공한 삶은 없다는 거 그거 하나 알게 되더라 평범한 삶이 싫다고 소리 쳤는데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 조차 힘들다는 걸 알고 나니 이젠 정말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세상에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힘없이 팔랑 거릴 때 그런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 한다 그것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2024.07.21

행복을 붙잡는 법 / 박노해

행복을 붙잡는 법 / 박노해​​우울한 기분으로 먹구름을 몰지 마라 체념한 걸음으로 지구 위를 끌지 마라냉랭한 마음으로 눈보라를 일지 마라​좋은 이는 바로 가까이에서 걸어오고 있다그가 지금 네 곁을 영원히 스쳐가고 있으니행복을 붙잡는 법을 배워라​귀를 막고 걷지 마라고개를 들어 앞을 보라먼저 미소 띤 눈인사를 건네라​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가려보는 안목과 지성을 길러라저 별들 사이를 걸어온 고유한 빛을알아보는 내적 식별력을 길러라​타인의 시선에 반쯤 눈감아라오직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상처받고 실망하는 걸 웃으며 견뎌내라​지금 이 지구에 단 둘이 마주 걷고 있다오, 세상의 그 많은 사람과 조건이 다배경에 불과한 순간이 지금이다​그가 바람같이 스쳐 지나간다번개같이 뛰어가 조우하라좋은 이는 네 곁을 지나가고 있..

2024.07.13

그해 겨울 나무 / 박노해

그해 겨울 나무 /  박노해​-1-​그해 겨울은 창백했다사람들은 위기의 어깨를 졸이고혹은 죽음을 앓기도 하고온몸 흔들며 아니라고도 하고 다시는 이제 다시는그 푸른 꿈은 돌아외 않는다고도 했다세계를 뒤흔들며 모스크바에서 몰아친 삭풍은순식간에 떠나보냈다잿빛 하늘에선 까마귀떼가 체포조처럼 낙하하고지친 육신에 가차없는 포승줄이 감기었다그해 겨울,나의 시작은 나의 패배였다​​-2-후회는 없었다 가면 갈수록 부끄러움뿐다 떨궈주고 모두 발가벗은 채빛남도 수치도 아닌 몰골 그대로칼바람 앞에 세워져 있었다언 땅에 눈이 내렸다숨막히게 쌓이는 눈송이마저남은 가지를 따닥따닥 분지르고악다문 비명이 하얗게 골짜기를 울렸다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필요없었다절대적이던 것은 무너져 내렸고그것은 정해진 추락이었다몸뚱이만 깃대로 서서처절한 ..

2024.07.12

첫꽃 / 천양희

첫꽃 / 천양희 첫 꽃 사막만년청풀은 첫 꽃을 피우기 위해 사막에서 몇 십년이나 견뎌야 한다는데 연꽃 씨앗은 첫 꽃을 피우기 위해 늪에서 몇 천 년이나 견뎌야 한다는데 사람은 첫 꽃을 피우기 위해 어디에서 몇 년이나 견뎌야 할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고 꽃은 세상이 궁금해서 첫 꽃을 피운다  비오는 날,넘어진 김에 쉬어 갑니다 가끔은 벌도 꽃에게 실망한다니다묵은 마음 장맛비에 씻기우기,,,,!

2024.07.09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 이채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 이채겨울은 덥지 않아서 좋고여름은 춥지 않아서 좋다는넉넉한 당신의 마음은뿌리 깊은 느티나무를 닮았습니다​더위를 이기는 열매처럼추위를 이기는 꽃씨처럼꿋꿋한 당신의 모습은곧고 정직한 소나무를 닮았습니다​그런 당신의 그늘이 편해서나는 지친 날개 퍼고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가슴이 작은 한 마리 여름새랍니다​종일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기쁨의 목소리로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당신의 어느 하늘의 천사인가요​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열매가여름 햇살에 익어가고 있을 때이 계절의 무더위도 신의 축복이라며감사히 견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누군가 당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말한다면그건 그 사람이 전부를 잃어도 좋을 만큼당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 내일부터 행복할 예정입니다, 소중한 사람 중,,,,..

2024.06.25

초여름의 향기 / 박정재

초여름의 향기 / 박정재 짙어가는 연초록갖가지 색깔로 피어나는 꽃연초록 숲을 지나 꽃잎 사이로불어오는 초여름 바람에는풋내 나는 자연의 향기가 짙다 산들 바람이 지날 때마다연초록 잎은 진초록으로 자라고꽃들의 연서를 전하는 벌 나비바쁜 날개 짓으로 분주하고황혼의 노인도 덩달아 바쁘다 아 이 유월이 이대로 머물러오래오래 남아 있다면 좋겠다  좋은 관계는 그냥 둔다고 꽃이 되지 않는다정성껏 가꾸어야만 비로소 꽃이 핀다손뿐만 아니라 우리의 머리, 가슴, 두 발에도 따뜻한 배려의 꽃이 피기를 기원한다-- 내 마음의 크기 ,   받은 글--

2024.06.12

편지 / 김남조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런 사람은 본 일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내 안을 빛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나의 시작이다.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서 시작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지금부터 시작해미래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 클레이브 루이스 --

2024.05.16

너에게 쓴다 / 천양희

너에게 쓴다 / 천양희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길이 되었다.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그러니 아들아,누군가 네게 세상에서 중요한 것들의 목록이 바뀌었다고 하거든 그 말을 믿지 마라.그들이 출세나 성공에 대해 말해도 귀담아 듣지 마라.이 세상에 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네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네 인생은 성공한 것이란다.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일이 가장 중요하단다.오소희 중에서

2024.05.06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늪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삶에서 힘든 길도 친구랑 같이 걸어 간다면, 어디든 못가겠는가? 친구랑 강릉에서 물곰탕 한그릇하고,,,, 대관령 넘어 오면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깁니다

2024.03.10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인생은 하나의 실험이다. 실험이 많아빌수록 더 좋은 사람이 된다 (에머슨)

2024.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