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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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날 / 도종환삶 2017. 9. 9. 17:15
가을의 전설 / 이찬용 겨울을 견디고 봄 여름 웃다 보면 바람과 함께 단풍 잎 바알간 열매 가을의 전설은 열린다 고운 이들이 손잡고 흔들며 뜨거운 전설을 날린다 전설은 호 - 소리치는 별이다 꿈이다 단풍 드는.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2016년 11월 산운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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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도/이해인삶 2017. 9. 1. 22:25
9월의 기도/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 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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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최영미산 2017. 8. 29. 18:18
가을에는/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 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수수) (부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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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핀 풍경,,,!삶 2016. 11. 5. 19:56
저 가을 속으로/ 박정만 사랑한다, 사랑한다, 눈부신 꽃잎만 던져놓고 돌아서는 들끓는 마음 속 벙어리같이 나는 오늘도 담 너머 먼 발치로 꽃을 던지며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를 낸다 내사 짓밟히고 묻히기로 어차피 작정하고 떠나온 사람, 외기러기 눈썹줄에 길을 놓아 평생 실낱 같은 울음을 이어갈 것을 사랑의 높은 뜻은 비록 몰라도 어둠 속 눈썰미로 길을 짚어서 지나는 길섶마다 한 방울 청옥 같은 눈물을 놓고 갈 것을 머나먼 서역 만리 저 눈부신 실크로드의 가을이 기우뚱 기우는 저 어둠 속으로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제가 키워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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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어느 멋진 날에,,,!삶 2016. 10. 31. 21:51
그리워지는 계절 다시, 가을입니다/김미경 빗물로 지워내기엔 너무 깊이 새겨진 사람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 한 조각 잘 크고 있느냐고 묻고 싶은 당신 사소한 바람에도 들춰내기만 하면 확연해지는 그리워지는 계절 다시, 가을입니다. 그리움, 그대 언제든 내게로 오십시오 지친 일상에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도 문득 술 한잔 생각날 때도 괜찮고요 빗소리에 옛 기억이 새록새록 그립다면 나, 기꺼이, 그대 내민 손 꼭 잡아 줄게요 낙엽길 걸으며 따뜻한 손을 잡아줄 당신을 만날 듯한 느낌 물풀 같은 그리움이 詩가 되는 계절, 바람 타는 하늘가로 사랑이란 이름으로 살포시 불러보고 싶은 그리워지는 계절 또다시 가을입니다. 그리워지는 계절, 가을입니다/용혜원 가을 하늘빛이 내 마음까지 푸르게 만들고 불어오는 바람이 느낌마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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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 나태주삶 2016. 10. 27. 17:06
이 가을에 / 나태주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떠나야 할 때를 / 나태주 떠나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니다 잊어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우리는 잠시 세상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 네가 보고 있는 것은 나의 힌구름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너의 힌구름 누군가 개구장이 화가가 있어 우리를 붓으로 말끔히 지운 뒤 엉뚱한 곳에 다시 말끔히 그려넣어 줄 수는 없는 일일까? 떠나야 할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잊어야할 사람을 잊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나를 내가 안다는 것은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는 시인의 시어 나는 이제 너 없이도 좋아 할 수 있다,,,, ! 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