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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부신 세상 / 나 태 주
    2015. 10. 5. 09:49

    꽃이 되어 새가 되어 / 나태주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 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도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겨울행(行) / 나태주


    열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리라.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대숲바람 소리 / 나태주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남의 집 대숲바람 소리 속에는

    밤사이 내려와 놀던 초록별들의

    퍼렇게 멍든 날개쭉지가 떨어져 있다.

    어린 날 뒤울안에서

    매맞고 혼자 숨어 울던 눈물의 찌꺼기가

    비칠비칠 아직도 거기

    남아 빛나고 있다.


    심청이네 집 심청이

    빌어먹으러 나가고

    심봉사 혼자 앉아

    날무처럼 끄들끄들 졸고 있는 툇마루 끝에

    개다리소반 위 비인 상사발에

    마음만 부자로 쌓여 주던 그 햇살이

    다시 눈 트고 있다, 다시 눈 트고 있다.

    장승상네 참대밭의 우레 소리도

    다시 무너져서 내게로 달려오고 있다.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남의 집 대숲바람 소리 속에는

    내 어린 날 여름냇가에서

    손바닥 벌려 잡다 놓쳐 버린

    발가벗은 햇살의 그 반쪽이

    앞질러 달려와서 기다리며

    저 혼자 심심해 반짝이고 있다.

    저 혼자 심심해 물구나무 서 보이고 있다.

     

     

    눈부신 세상 / 나 태 주  
     
    멀리서 보면 때론 세상은
    조그많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

     

    추석 아침에 아파트 옥상에 올랐습니다

    멀리 대흥산 너머로 퍼지는 햇살에 행복했습니다

    행복한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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