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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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삶 2018. 11. 26. 22:42
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하늘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키 큰 바람이 저 쪽에서 걸어올 때 있는 힘 다해 흔들리는 너 연분홍 살껍질을 터뜨린 사랑 하나 주홍빛 손을 내밀고 뛰어오는 구나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쓰러지지는 않으면서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끝나지는 않으면서 아, 가장 아름다운 수풀을 살 밑, 피 밑으로 들고 오는 너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흔들리며 출렁이는 건 지금 마악 사랑이 분홍빛 손을 내밀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간 사람, 떠난 사랑에 가슴 아픈건, 아직 놓아버리지 못함인가 ! 이젠, 고맙다고, 감사했노라고 말하면서 그만 보내야 한다 산골 모퉁이에 앉아 기억의 모퉁이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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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풀 활짝 핀 황매산 산행,,,!산 2018. 10. 15. 21:25
억새풀 / 도종환 당신이 떠나실 때 내 가슴을 덮었던 저녁 하늘 당신이 떠나신 뒤 내 가슴에 쌓이는 흙 한 삽 떠나간 마음들은 이런 저녁 어디에 깃듭니까 떠도는 넋처럼 가~으내 자늑자늑 흔들리는 억새풀 0, 산행 일시 : 2018.10.13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0, 산행 경로 : 영화주제공원~신등산로~황매산(1,108m)~삼봉전망대~황매평전~베틀봉~ 영화주제공원 0, 기온 : 아침 일찍은 바람도 있고 쌀쌀합니다 0, 억새풀 개화 상태 : 다음주 만개 예상 산청주차장에서 황매산성으로 오릅니다 산청읍내는 운무로 가득 메웠고,,,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조망됩니다 아침 햇살에 억새풀이 힌 눈처럼 빛납니다 봄이면 진분홍으로 가득했던 철쭉길이 억새풀로 가득합니다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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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유서 / 류시화산 2018. 10. 9. 09:21
가을 유서 / 류시화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에 나 유서를 쓰리라 파종된 채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몇 개의 둥근 씨앗들과 모래 속으로 가라앉는 바닷게의 고독한 시체 위에 앞일을 걱정하며 한숨짓는 이마 위에 가을엔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장 먼 곳에서 상처처럼 떨어지는 별똥별과 내 허약한 폐에 못을 박듯이 내리는 가을비와 가난한 자가 먹다 남긴 빵껍질 위에 지켜지지 못한 채 낯선 정류장에 머물러 있는 살아 있는 자들과의 약속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내 애인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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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 문정희삶 2018. 9. 30. 08:18
가을 노트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10월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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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 박인환삶 2018. 9. 10. 05:59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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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나를 위한 산행, 지리산,,,!산 2018. 8. 23. 22:20
엄청남 폭염의 여름이 지나는가 보다 말복이 지나니 찬바람 분다 문득 지리산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듣고 떠난다 0, 집에서 03시에 출발, 중산리에 도착하여 산행 시작 07:40 0, 아직은 덥고 습한데 산객들이 좀 있다,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산행하기로,,, 중산리 - 칼바위 -장터복 - 제석봉-천왕봉-로타리대피소 - 순두류 - 중산리 0, 산행시간 : 7시간30분(점심과 휴식 충분히) 칼바위에는 아직 햇볕이 안들었습니다 장터목으로 갑니다 오랜 가뭄으로 폭포가 수량이 적습니다 시원함은 어디 가겠습니까,,,,? 노랑 물봉선이도 만개하였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마당 식탁에 앉아 점심을 하고 쉽니다 함께 종주하고, 밥을 먹던 추억도 이야기 합니다 행복은 무지 무지하게 크지만 사소한 거랍니다,,,! 제석봉으로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