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114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초상집에 다녀왔습니다 전 습관이 꼭 장례식장 인포메이션을 흩어 봅니다 젊은 삶이 떠났더라구요,,,, 우리 인생을 마라톤이나 항해에 비유합니다 누구는 길고,,,, 누구는 짧지만,,,, 인생이란 항해를 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신 이웃님들과 저에게 말합니다 제대로된 항해를 하시려거든 두려워도, 힘들어..

2023.07.05

개화 / 안도현

개화 / 안도현 생명이 요동치는 계절이면 넌 하나씩 육신의 향기를 벗는다. 온갖 색깔을 고이 펼쳐 둔 뒤란으로 물빛 숨소리 한 자락 떨어져 내릴 때 물관부에서 차오르는 긴 몸살의 숨결 저리도 견딜 수 없이 안타까운 떨림이여. 허덕이는 목숨의 한끝에서 이웃의 웃음을 불러일으켜 줄지어 우리의 사랑이 흐르는 오선의 개울 그곳을 건너는 화음을 뿜으며 꽃잎 빗장이 하나 둘 풀리는 소리들. 햇볕은 일제히 꽃술을 밝게 흔들고 별무늬같이 어지러운 꽃이여 이웃들의 더운 영혼 위에 목청을 가꾸어 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 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 누구는 삶을 느끼고, 배우려면 떠나라고 합니다 어디로, 산,,, 바다,,, 고요함 속에서 강한 존재감으로 다가온 곳이면 좋습니다 그동안 못느끼던 뜨거움을 느끼는 곳이면 좋..

2023.07.04

노을 맛집에 놀다

노을 / 이동진 작사, 최현규 작곡,권진숙 노래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하수아비 팔벌려 웃음짓고 초가지붕 둥근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노을의 아름다움이 커다란 택배로 왔습니다 몇 일 전에 요란을 피우며 지나간 빗소리에 비하면, 너무 고요함이 내립니다 사랑의 씨앗을 용서랍니다 언제나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어머니 장독대의 질그릇처럼 세월의 흔적을 담아도 그냥 받아주기를 소망합니다 소망 가득한 시작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3.07.04

제비봉 산행

계곡과 문화재 등으로 볼거리가 많은 곳, 제비봉 * 제비봉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에서 서쪽인 충주호 방면의 단성면 장회리에 위치한 산이다. 높이 721m의 산이다. 단양팔경 중 수상관광지로 유명한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동남쪽 머리 위로 올려다 보이는 바위산이 바로 제비봉이다. 산행은 장회리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른 뒤 다시 장회리로 내려오는 5㎞ 길이의 코스가 일반적이다. 주변에 단양팔경·충주호·고수동굴·단양온천 등 관광지가 많아 등산과 함께 관광을 겸할 수 있다. 특히 제비봉 서쪽 골짜기가 바로 비경지대인 설마동계곡이어서 산과 계곡, 호수 모두가 수려하기 그지 없으며 가을 단풍철에는 그 경관이 극치를 이루고 산행 길목에 "오성암" 이라는 산사가 자리 잡고 있어 산행인들의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 제비봉이..

2023.07.02

칠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칠월을 드립니다 / 오광수 당신의 가슴에 빨강 장미가 만발한 7월을 드립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일이 생길 겁니다. 뭐라고 꼭~ 찝어 말 할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서 예쁘고 고른 하얀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7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겁니다. 뭐라고 딱히 표현 할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듭니다. 당신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7월을 드립니다. 2023년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의 첫날 입니다. 또한 세계협동조의 날로 제정 101주년이 되는 날 입니다. 국제협동조합연맹에서는, 협동조합 운동의 의의와 발전을 기념하기 위해 1923년부터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

2023.07.01

바람과 나 / 이태수

바람과 나 / 이태수 ​ 문득, 가던 길을 멈춰 선다 ​ 바람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갔다가 되돌아오는지 길가의 풀과 나무들, 마음을 흔들어 댄다 ​ 흔들리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순간에도, 아무리 멀어도 가야 할 길은 가고야 말겠다고 마음먹는 순간에도 바람은 나를 흔든다 ​ 내가 어디로 가고 있었지? ​ 바라보면 저만큼 내가 떠밀려 간다 떠밀려 가다가 다시 떠밀려 온다 멈춰서 있는 순간에도 떠밀려 간다 ​ 나는 다시 길을 간다 떠밀려 가다가 되돌아오고 오다가 가지만 떠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 나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지루한 회의가 끝나고 마시는 커피처럼, 휴식을 위해 떠났던 산행 길! 비내리는 산길에서도, 자연에 조화롭게 섞이면 무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무수한 상상..

2023.06.27

제비봉 소나무

풍경 소리 / 이태수 풍경 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정처 없이 길을 가다가 듣는 이 소리는 비몽사몽,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 같다 ​ 가까이 끌어당길수록 아물거리지만 잊었던 노래의 몇 소절처럼 그윽하다 ​ 저녁 한때의 마을과 멀어지는 외딴길 언저리, 어둠살에 묻히는 소나무 등걸에 기대선다 낮달도 서산마루를 막 넘어가고 별들이 흩어져 앉는 동안 마냥 그대로 붙박인다 갈 길도 가야 할 길도 아예 다 내려놓고 싶다 ​ 여전히 어둠을 흔드는 풍경 소리, 마음을 안으로, 안으로 들여보낸다 안 보이는 어떤 부드럽고 커다란 손이 검은 구름 사이로 어른거린다 마을의 불빛은 왠지 점점 더 멀어져 보인다 ​​ 시집 문학세계사. 20 오르는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구름으로 걸린듯,,,,! 서로 같은 산을 올라도, 생각은 각기..

2023.06.26

동행

풀잎 스친 바람에도 행복하라/ 이채 정직하면 손해 보고 착하면 무시당하는 것이 세상인심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정직하라 뿌린다고 다 열매가 아니듯 열심히 산다고 반드시 잘 사는 것도 아닐 테니 이 또한 세상살이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감사하라 사랑은 흔해도 진실은 드물고 사람은 많아도 가슴이 없을 때 산다는 건 얼마나 고독한 일인가 그럼에도 사랑하라 살아온 날은 고단하고 살아갈 날은 아득해도 사람아, 그럼에도 사람아 풀잎 스친 바람에도 행복하라 40년 전에는 조금은 작아 보였던 나무 입니다 모르고 지났던 행복이 생각납니다 내가 행복할 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때,,,, 더욱 행복하답니다 길 위에서 느끼는 기쁨도, 추억도,,,, 삶에서 가장 큰 선물입니다

2023.06.25

고사목 / 이성부

고사목 / 이성부 내가 걷는 백두대간 18 내 그리움 야윌 대로 야위어서 뼈로 남은 나무가 밤마다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밤마다 조금씩 손짓하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한 오십년 또는 오백년 노래로 살이 쪄 잘 살다가 어느날 하루아침 불벼락 맞았는지 저절로 키가 커 무너지고 말았는지 먼 데 산들 데불고 흥청망청 저를 다 써버리고 말았는지 앙상하구나 그래도 사랑은 살아남아 하늘을 찔러 뼈다귀는 뼈다귀대로 사이좋게 늘어서서 내 간절함 이토록 벌거벗어 빛남이여 지리산에 오를 때면, 언제나 시리도록 푸르던 빛으로 반겨주던 나무들이 고사목이 되었습니다 친구와 말 없이 마시는 차 한잔에도 느낌이 있듯이 우울한 시간에 찿는 친구의 느낌처럼 알 수 있습니다 진한 색의 강한 인상은 사라졌어도,,, 은은하게 한 백..

2023.06.23

수국을 보며 / 이해인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비가 내리면, 대지에 생명력을 부어서 좋고,,, 해가 비추며 개이면 포송해서 좋은 날 입니다 단오 아침, 행복하십시요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