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사목 / 이성부
내가 걷는 백두대간 18
내 그리움 야윌 대로 야위어서
뼈로 남은 나무가
밤마다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밤마다 조금씩 손짓하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한 오십년 또는 오백년
노래로 살이 쪄 잘 살다가
어느날 하루아침
불벼락 맞았는지
저절로 키가 커 무너지고 말았는지
먼 데 산들 데불고 흥청망청
저를 다 써버리고 말았는지
앙상하구나
그래도 사랑은 살아남아
하늘을 찔러
뼈다귀는 뼈다귀대로 사이좋게 늘어서서
내 간절함 이토록 벌거벗어 빛남이여
지리산에 오를 때면, 언제나
시리도록 푸르던 빛으로 반겨주던 나무들이 고사목이 되었습니다
친구와 말 없이 마시는 차 한잔에도 느낌이 있듯이
우울한 시간에 찿는 친구의 느낌처럼 알 수 있습니다
진한 색의 강한 인상은 사라졌어도,,,
은은하게 한 백년 서 계시라 주문합니다
그리워지는 것이 있고,,,,
조금은 알 수 있는 삶이 되어서 느낌을 떠 올립니다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과 나 / 이태수 (7) 2023.06.27 제비봉 소나무 (9) 2023.06.26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9) 2023.06.21 함양 선비문화 탐방길 걷기 (10) 2023.06.11 만해 한용운 생가지 방문 (9) 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