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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소리 / 이태수
풍경 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정처 없이 길을 가다가 듣는 이 소리는
비몽사몽,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 같다
가까이 끌어당길수록 아물거리지만
잊었던 노래의 몇 소절처럼 그윽하다
저녁 한때의 마을과 멀어지는
외딴길 언저리,
어둠살에 묻히는 소나무 등걸에 기대선다
낮달도 서산마루를 막 넘어가고
별들이 흩어져 앉는 동안
마냥 그대로 붙박인다
갈 길도 가야 할 길도 아예 다 내려놓고 싶다
여전히 어둠을 흔드는 풍경 소리,
마음을 안으로, 안으로 들여보낸다
안 보이는 어떤 부드럽고 커다란 손이
검은 구름 사이로 어른거린다
마을의 불빛은 왠지 점점 더 멀어져 보인다
시집 <따뜻한 적막> 문학세계사. 20
오르는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구름으로 걸린듯,,,,!
서로 같은 산을 올라도, 생각은 각기 다른 법 입니다
구름의 모양도 다르게 걸렸습니다
우연이란 인연으로 만난 소나무를 바라보며,
나도 이 산에 안겨, 반겨주는 암릉 소나무처럼 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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