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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비봉 소나무
    2023. 6. 26. 18:18

    풍경 소리 / 이태수

     

    풍경 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정처 없이 길을 가다가 듣는 이 소리는

    비몽사몽,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 같다

    가까이 끌어당길수록 아물거리지만

    잊었던 노래의 몇 소절처럼 그윽하다

    저녁 한때의 마을과 멀어지는

    외딴길 언저리,

    어둠살에 묻히는 소나무 등걸에 기대선다

    낮달도 서산마루를 막 넘어가고

    별들이 흩어져 앉는 동안

    마냥 그대로 붙박인다

    갈 길도 가야 할 길도 아예 다 내려놓고 싶다

    여전히 어둠을 흔드는 풍경 소리,

    마음을 안으로, 안으로 들여보낸다

    안 보이는 어떤 부드럽고 커다란 손이

    검은 구름 사이로 어른거린다

    마을의 불빛은 왠지 점점 더 멀어져 보인다

    시집 <따뜻한 적막> 문학세계사. 20

    오르는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구름으로 걸린듯,,,,!

    서로 같은 산을 올라도,  생각은 각기 다른 법 입니다

    구름의 모양도 다르게 걸렸습니다

     

    우연이란  인연으로 만난 소나무를 바라보며,

    나도 이 산에 안겨, 반겨주는 암릉 소나무처럼 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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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