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114

쌀의 노래 / 이해인

쌀의 노래 / 이해인 나는 듣고 있네 내 안에 들어와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한 톨의 쌀의 노래 그가 춤추는 소리를 쌀의 고운 웃음 가득히 흔들리는 우리의 겸허한 들판은 꿈에서도 잊을 수 없네 하얀 쌀을 씻어 밥을 안치는 엄마의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게 희망을 안쳐야지 작은 양의 쌀이 불어 많은 양의 밥이 되듯 적은 분량의 사랑으로도 나눌수록 넘쳐나는 사랑의 기쁨 갈수록 살기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아야지 밥을 뜸 들이는 기다림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희망으로 내일의 식탁을 준비해야지 지난 8월 18일이 쌀의 날이었습니다 농업, 먹거리의 중요성이 경시되는 세상 민심이 안타깝습니다 식량 자금률이 19%대에 머무르는데 ----\

2023.08.19

소박한 기도 / 김남조

소박한 기도 / 김남조 이 뜨거운 염원을 아뢸 어질고 명민한 기도의 말을 알게 하옵소서 산다는 건 뼈저리게 존귀한 사실 번민하고 애쓰는 일이나 외로운 병석에서 홀로 우는 일도 모두 아름다왔다고만 아뢰고 싶습니다 솔로몬의 영화보다 들에 핀 한 송이 백합을 더 높이신 당신의 선함과 아름다우심이 저의 가슴에서도 솟아나게 하옵소서 絶海(절해)의 밤의 航海(항해)를 위해 물안개에 젖은 등대의 불빛은 켜 있듯이 훌륭한 음악과 불멸의 詩(시)와 마법 가은 예술을 낳은 이들의 至福(지복)한 영혼의 交換(교환)과 그들을 가르친 신비로운 自然(자연) 그리고 이들 모든 것 위에 계옵신 당신의 按排(안배)를 찬미케 하옵소서 전쟁을 겪어 본 평화의 가치 잃어버린 것에 겨누는 작은 소유의 순박한 감사 이것들을 가꾸어 주옵소서 이..

2023.08.16

춘천 여름 소풍

0, 동행 : 홍성토요산악회 0, 레일바이크, 삼악산케이블카, 소양강처녀 알현, 1,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달리는 레일바이크 입니다 김유정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점순이가 살고 있는 김유정 역에서 출발 합니다 열차타고,,,, 종점으로 셔틀버스로 원점(김유정역) 회귀입니다 2, 삼악산 케이불카 입니다 3, 왔으니까 닭갈비 입니다 4, 소양강처녀 알현 입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 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

2023.08.13

첫사랑​ / 류근​

첫사랑​ / 류근 ​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갯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끝에 어린 꽃나무들을 데려다주었다 ​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속에서 마주한 첫 느낌,,,! 누구나 나약하고, 현실의 벽에서는 두렵습니다 일상이 삶의 변화의 기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단련해봅니다

2023.08.09

선물 / 나태주

선물 / 나태주 ​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오늘 저를 만난 많은 분들,,,,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에 품은 생각은 있으니, 조금은 지켜봐주십시요 실천이란 과제도 있지만, 그놈이 살려면 하리라 믿습니다​

2023.08.08

팔월 / 박인걸

팔월 / 박인걸 ​ 해마다 팔월이면 태양이 가깝게 다가와 숲은 가마솥이 되고 대지는 화덕이다. ​ 풀벌레는 자지러지고 새들은 그늘로 숨지만 바람의 풀무질이 열기를 불어넣을 때면 푸른 생명들은 조용히 찬가를 부른다. ​ 우주의 에너지가 구석구석 파고들 때면 잎사귀마다 춤을 추며 여름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 대추가 소리 없이 여물고 고구마도 큰 꿈을 키워가는 팔월에는 너와 나의 사랑도 여물어 가려나 덥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전히 좋습니다 짧은 여름, 즐기시고 행복하십시요 뒤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답니다

2023.08.08

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

늦여름 어느 날 / 김인숙 순수의 빛이 그리워 문득 바라본 도시의 하늘에 별이 뜬다 풀 내음 모락모락 익어가는 들녘 찌르르 쌔르르 풀벌레 소리 새벽 창가에서 가을을 부르고 마음엔 두둥실두둥실 별이 뜬다 하늘 닮은 맑고 푸른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온다 내일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길이 보이고, 내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핑게만 생긴답니다 조생종 벼가 벌써 누렇게 익어갑니다 가끔 불어오는 찬바람이 콧등을 스치면 가을이 가까이 온 것을 느낍니다 행복한 가을 준비하시는 시간되십시요

2023.08.06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 꽃잎에는 잎사귀가 필요합니다 편안한 호흡으로 내려앉은 능서화를 봅니다

2023.08.04

폭포 / 김수영

폭포 / 김수영​ ​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 번개와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태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오늘도 무덥습니다 삼척 오지의 덕풍계곡 입니다 진정한 자신과 여행을 떠난다면, 오지도, 오지가 아니고, 무인도라도 무인도가 아닐 것 입니다 가방 메고,,,, 뚜벅이로 혼자 떠나는 여행,,,, 덕풍계곡 추천드립니다

2023.08.01

법칙 / 류근

법칙 / 류근 물방울 하나가 죽어서 허공에 흩어진다 구름에 매달린다 물방을 하나가 죽어서 빗방울 하나로 몸을 바꾼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허공에 흩어진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잎사귀에 매달린다 빗방울 하나가 살아서 물방울 하나로 몸을 바꾼다 모였다 흩어지고 흩어졌다 모인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한 몸 우주 안에서 도망갈 데가 없다. ( 지난 가을의 추억 입니다) 가을의 추억입니다 곧 오리라 믿습니다 이번 가을에느 참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