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류근​

농돌이 2023. 8. 9. 22:04

첫사랑​ / 류근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갯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끝에

어린 꽃나무들을 데려다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속에서 마주한 첫 느낌,,,!

 

누구나 나약하고, 현실의 벽에서는 두렵습니다

일상이 삶의 변화의 기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단련해봅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우체국 앞에서 / 윤도현  (14) 2023.08.19
소박한 기도 / 김남조  (8) 2023.08.16
팔월 / 박인걸  (5) 2023.08.08
폭포 / 김수영  (8) 2023.08.01
법칙 / 류근  (14)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