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114

긍정의 힘 / 선미숙

긍정의 힘 / 선미숙 언제부턴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틀림없는 건 이게 나를 살게 한다는 거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게 죽을 만큼 힘든 일을 겪을 때도 나는 죽지 않았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배신을 당했을 때도 원망보다는 세상 배움으로 여겼다. 당장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할 때도 한 가지 놓지 않은 건 꿈이었다. 내 상표를 갖는 꿈 온 세상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엉뚱하게도 나는 잠깐 덮어두었던 그 꿈을 끄집어냈다. 꼬박 사흘을 매달렸다. 그 집중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른다. 나한테 그런 힘이 있는 줄 스스로 새삼 놀랐다. 누구에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했다. 그리고 열 달 뒤, 드디어 특허청에 내가 만든 상표 두 개를 올렸고 오랫동안 품고 있던 꿈을..

2023.07.30

국수 / 강대실

국수 / 강대실 고향 찾아갈 때는 관방제 초입 포장친 집에 들러 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 처마 밑 비집고 들어서 틈서리 목로에 자리잡고 앉으면 국수 한 그릇 꼬옥 먹고 잡더라만, 그냥 왔다시며 허리춤에 묻어온 박하사탕 몰려든 자식들에게 물리시던 어머니, 훈훈한 미소 뒤에 갈앉친 허기진 그 모습 원추리 새순처럼 솟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 덥습니다 ㅎ 숨을 쉽시다요 너, 나 할 것 없이, 폐쇄적인 일상 때문에 더 숨이 막히지만,,,,?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을 잊어 버리는 것은 , 먹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골목의 식당에서 뜨겁게, 얼큰하게,,,, 칼국수 한그릇 합니다

음식 2023.07.29

꽃자리 / 구상

꽃자리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오직 행동만이 오늘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뭄에도, 장맛비에도 살아남은 메밀꽃을 보면서,,,

2023.07.28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물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안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항해를 포기 할 수는 없는거지요,,,! 멀리 떠날..

2023.07.26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희망을 위하여 /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 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게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어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힘들었던 하루가 지납니다 내일을 향한 믿음을 굳게 붙잡아 봅니다

2023.07.25

그곳에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 류시화

그곳에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 류시화 잔잔하게 바람이 불어 나를 어디로 데려가 줬으면 그곳이 어딘지 묻지 않고 바람 따라 흐르고 싶다 혼자라서 외롭다 느끼면 바람이 데려다 주는 곳에서 잠시 머물러 바람과 이야기하고 나뭇가지에 걸리면 쉬어 가면 되지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 그리움에 가리고 외로움에 가려서 내 시야는 비 내리는 날처럼 흐리고 눅눅하지만 홀로 바람 따라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은 봄이라 그럴까? 겨울의 끝자락이라 아쉬워서 그럴까? 바람이 데려다 주는 그곳이 어디든지 상관없지만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2023년 봄 추억) 슬픔과 기쁨이,,,, 감정의 기복이 있는 시간입니다 나를 내 생각에 자꾸만 가두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을 우리 방식으로 산다는 것은,,,, 쓸데없이, 일어나지도 않은..

2023.07.23

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

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 인생이란 너무 눈부시게 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내용이 들어 있는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고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만들며 살아가고 어딘가 빛을 만들며 사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어른이 되면서 생각합니다 삶이 감당하기 어렵게, 작게,,,, 밀려오고 밀려갑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것은, 필요 이상으로꾸밀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보이며 사는 겁니다

2023.07.23

휴일의 상념 / 조미경

휴일의 상념 / 조미경 일주일을 쉼 없이 달리다 잠시 멈추어 서서 되돌아보는 휴일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 일터를 떠나 집안에 앉으니 무기력한 공기가 집안을 떠돈다 책을 펴 들고 글자의 움직임에 눈동자가 끊임없이 춤추고 춤추는 시선에 묵직한 피로 축 늘어진 나신을 넌즈시 바라보는 벽시계 철 지난 째깍 소리의 한숨 무상무념에 빠진 나그네를 가엾게 바라보고 있는 창틈으로 들어온 공기 한 줌. 만보 걷기를 수년째 하고 잇습니다 처음에는 살을 줄 일 목적으로 시작해서,,,, 경쟁심에 근저막념이 생기도록 걷고 걷고, 매월 1년 기준으로 5백만보를 걷고,,,, 다른 일을 못하고, 다른 시간을 줄이는 것,,,, 남는 것은 없습니다 금년부터는 제가 가진 것,,,, 건강, 체력,,,,, 등을 재음미 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

202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