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106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 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아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같은 ..

2020.04.14

이해인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중에서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 할때면 나는 늘 남을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때문이 아니라 내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때문이 ..

2019.11.27

팜파스축제가 열리는 청산수목원 나들이,,,!

청산수목원은 연꽃과 수련, 창포 등 200여 종의 습지식물이 어우러진 수생식물원, 밀레·고흐·모네 등 예술가들의 작품 속 배경과 인물을 만날 수 있는 테마정원, 계절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산책로와 황금메타세쿼이아 등 600여 종의 나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수목원으로 꾸며져 있다.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꽃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생식물, 수목,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다. 위치 :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남면) -- 출처 : 다음백과 -- 청산수목원은 10만㎡ 규모로 크게 수목원과 수생식물원으로 이뤄져 있다. 황금삼나무, 홍가시나무, 부처꽃, 앵초, 창포, 부들 같은 익숙한 수목과 야생화 600여 종을 볼 수 있다. 밀레, 고흐, 모네 등 예술가들..

2019.08.31

무궁화 / 이해인

무궁화 / 이해인 아픔의 꽃술 길게 물고 하늘 향해 섰는 무궁화여 우리의 한과 슬픔을 알고 있어서 우리 탓도 아니게 두 동강 나버린 삼팔선의 비극을 알고 있어서 차라리 입 다문 거지? 향기도 감춘 거지? 좋은 일이 있어도 헤프게 웃지 않는 슬기를 배운 거지? 오늘도 의연히 버티고 서서 마음으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는 꽃 붉은 가슴마다 태극기를 꽂으며 오늘도 자유를 노래하는 겨레의 꽃 무궁화여

2019.08.14

수국을 보며 / 이해인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집에서 뒹굴구 싶은 딸을 끌고,,, 생얼의 딸을 굳이 사진에 담는다 나만 좋다,,,! 당신 인생의 단 한번의 기도가 감사합니다 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스터 에크하르트 --

2019.07.24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2019.05.19

4월의 시 / 이해인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4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므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 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이해인 “서로 사랑하면 언제나 봄” 중에서 퇴근하면서 대흥 동헌에 들렸습니다 저 혼자만 즐기는 거로 알았더니, 진사님이 3분,,,? 봄은 참 화사하게 왔습니다 삶은 또, 복잡하구요 쉼표를 찍으려고 다녀..

2019.04.11

1%의 행복 /이해인

1%의 행복 /이해인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 하냐고 ~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살고있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 을 달면 ~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 이면, '저울'이 "행복"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 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 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 어느 상품명처럼 2%가 부족하면, 그건 엄청난 기울기입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1%"가 빠져나가 ~ !!! '불행'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수치가 기울기 전에, 약간의 좋은 것으로 ~ 다시, 얼른 채워 넣어 ~ "행복의 무게" 를 무겁게 해 놓곤 합니다.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 삶에서 ..

2019.01.22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 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뿌리를 내렸나요?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을 더 깊이 눈감게 해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 위해 지난 일요일 찿았던 꽃지의 일몰입니다 『 머무는 자는 집을 만들고, 떠나는 자는 길을 만든다 』 는 말을 되뇌어 봅니다

2018.12.13

이별노래 / 이해인

이별노래 / 이해인 떠나가는 제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이별은 그냥 이별인 게 좋습니다 남은 정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갈 길을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움도 너무 깊으면 병이 되듯이 너무 많은 눈물은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됩니다 차고 맑은 호수처럼 미련 없이 잎을 버린 깨끗한 겨울나무처럼 그렇게 이별하는 연습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이별이 무서워 망설이는 시간입니다 이젠, 새로운 겨울에게 문을 열어 봅니다

201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