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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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잎사귀 / 이해인삶 2022. 7. 19. 20:44
인연의 잎사귀 / 이해인 수첩을 새로 샀다 원래 수첩에 적혀있던 것들을 새 수첩에 옮겨 적으며 난 조금씩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어느 이름은 지우고 어느 이름은 남겨 둘 것인가 그러다가 또 그대 생각을 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이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이 있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이다 두고두고 떠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 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나야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 그대에게 벗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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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삶 2022. 5. 19. 21:33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이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울새 노래 기쁨의 이슬로 내리는 소리를 듣자구나 사랑하는 이여! 일어나 함께 가자 착한 마음 한아름 가득 안고서 나 그대에게 황혼의 아름다운 만추의 날까지 빛나는 가을의 고운 향기가 되리라 벌써 작약꽃이 피었습니다 오늘도 함께 걷던 사람이 고맙기 보다는, 필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은 참 이기적 입니다 하지만, 잃을것이 없는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너무 많은 것을 받은 삶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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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산 2022. 3. 10. 20:01
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 일 아닌데도 세상에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날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고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 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밤하늘에 별을 헤이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짊어지고 길 떠나며, 사색을 같이하여 작은 손잡아 줄 사람 지나간 추억 벗삼으며, 내일의 미래를 열어 가는 내 영혼의 그림자, 둘이 걷는 길,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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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인사/ 이해인삶 2021. 12. 24. 21:33
성탄인사/ 이해인 사랑으로 태어난 예수 아기의 따뜻한 겸손힘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사를 나누어요 오리 오늘은 낮선 사람이 없어요 구세주를 간절히 기다려온 세상 에게 이웃 에게 우리 자신에게 두 팔 크게 벌리고 가난 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오늘날 만이라도 죄없는 웃음으로 엠마 누엘 엠마 누엘 예수 아기가 누워 계서 거룩한 집이된 구유 앞에 오리모두 동그란 마음으로 둘러셔서 서로를 더욱 용서하고 서를를 더욱 신뢰하고 사랑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요 예수님을 닮은 평화의 사람으로 길을 가기 위해 오래오래 꺼지지 않는 등을 밝혀요 우리 주님이 주시는 믿음의 기름을 더욱 넉넉히 준비해요 엠마 누엘 엠마 누엘 예수 아기의 흠없는 사랑 안에 새롭게 태어 나요 성탄절에 혼자 사는 남자는 외롭겠죠? 거기에 생일입니다 늘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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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기도 / 이해인삶 2021. 10. 1. 07:22
10월의 기도 / 이해인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좋은 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 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먼저 생각하게 하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사람으로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 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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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삶 2021. 9. 22. 22:10
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마저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 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오늘은 고향집 앞 논으로 여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