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144

나는 너다 / 황지우

나는 너다 /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 박힌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온다. 일어나 또 가자.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거리는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경도 없다. 경이 길을 가르쳐 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 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 청천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야. 우리 마음의 지도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1년 만에 다시 보는 뱀사골 수달래! 행복합니다

2015.05.07

당신 울고 있나요 / 장인하

당신 울고 있나요 / 장인하 당신 울고 있나요 지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는 건가요 당신 서러워서 울고 있나요 나를 보지 못해서 울고 있는건가요 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그리움땜에 울고 있나요 당신이 울고 있을 자격이나 있나요 서러웁다고 보고 싶다고 나에게 말할 자격이나 있나요 예전 같으면 당신이 울고 있으면 모든거 내팽개쳐 두고 한달음으로 달려가 당신 두눈에 흐르는 눈룸 말없이 닦아주고 살포시 안아 주었을 나인데 이젠 그러질 못하네요 당신이 외면한 사랑때문에 내가 더아파서 당신 사랑 받아줄 내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버렸어요 당신 지금 그렇게 슬픈듯 세상이 끝난것처럼 울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질거예요 나도 예전에 당신이 외면한 사랑땜에 행복해 하면 웃었던 날보다..

2015.04.28

사랑, 너 때문에 / 장인하(초댓장 드립니다 4장)

사랑, 너 때문에 / 장인하 사랑, 너 때문에 자꾸만 자꾸만 슬퍼지려고 그래 사랑, 너 때문에 숨조차 쉴수가 없어 질식할 것만 같아 사랑, 너 때문에 영원히 멀출수 없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 사랑, 너 때문에 너무도 많은걸 알고 배워 버렸어 사랑, 너 때문에 허전한 마음이 외로움으로 쌓여만 가고 사랑, 너 때문에 행복하고 싶었던 마음도 다시 찿아 와야 하는데 사랑, 너 때문에 웃으며 눈물 흘리는 숨박꼭질을 하며 사랑, 너 때문에 아직은 포기할 수 없는 삶의 핑크빛을 꿈꾼다 서해 일몰은 언제나 붉다 그리고 아프다 사랑으로 아파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중년, 남은 시간을 더욱 사랑해야지!

2015.04.26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1 이젠 목마른 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자. 찾고 헤매고 또 헤매어도 언제나 빈손인 이 젊음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하자. 2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하다. 마땅한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3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사랑.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랴. 4 길이 있었다. 늘 혼자서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쓸쓸했다. 길이 있었다. 늘 흔들리며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눈물겨웠다.

2015.04.25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 용혜원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 용혜원 오래 전부터 나를 아는듯이 내 마음을 활짝 열어본 듯이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사람 눈빛으로 마음으로 상처 깊은 고통도 다 알아주기에 마음 놓고 기대고 싶다 쓸쓸한 날이면 저녁에 만나 한 잔의 커피를 함께 마시면 모든 시름이 사라져버리고 어느사이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늘 고립되고 외로움에 젖다가도 만나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어느 순간엔 나보다 날 더 잘 알고 있다고 여겨져 내 마음을 다 풀어 놓고 만다 내 마음을 다 쏟고 쏟아놓아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들어주기에 나의 피곤한 삶을 기대고 싶다 삶의 고통이 가득한 날도 항상 사랑으로 덮어주기에 내 마음이 참 편하다

2015.04.19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쾅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

2015.04.17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

2015.04.15

먼 발치에서 - 이정하

먼 발치에서 - 이정하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굳이 당신에게 물어볼 건 없지만 나 혼자서 당신을 사랑하고 나 혼자서 행복해 하고 나 혼자서 아파하고 그리워하면 그뿐이겠지만 내 허전한 마음이 당신에게 물어보라는군요 당신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당신을 이미 사랑하는 나는 당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당신과 이별하곤 합니다 당신의 대답도 있기 전에 벌써 당신을 사랑하고 만 나를 용서해주세요 행여 당신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내 성급하고 서툰 사랑에 당신이 곤란하지는 않을까 늘 걱정스럽긴 해도 그것만 허락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게만 당신을 내 마음에 간직하게만 당신을 사랑합니다 비록 가까이 있진 않지만 설혹 당신이 모르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사랑하겠습니다 이 ..

2015.04.14

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

지금 이 순간의 사랑 / 정연복 영원히 사랑한다고 우리들은 가끔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영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삶에서 죽음까지의 시간이 허락될 뿐입니다 그 시간마저도 바람같이 빨리 흘러갑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죽음이 우리 둘을 갈라놓을 때가 날로 가깝습니다 죽는 날까지 사랑한다 해도 그 사랑은 결코 길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해야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 정연복 사랑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목숨까지 바치는 거창한 일은 아니어도 된다 세상의 어느 외로운 사람에게 가만히 어깨 품 내주고 슬픈 마음 토닥이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내가 손수건 되어 눈물 한 방울 쓱 닦아주는 것 사람들끼리의 사랑이란 이렇게 작은 일인지도 모른다.

201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