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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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의 계절 입니다산 2017. 9. 17. 21:43
길을 걷다가 / 유인숙 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애써 눈물을 감추려다 주체 못 할 설움에 굵은 눈물 쏟아내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편견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슬픔의 이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깊은 고독에 해야 할 말을 잃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하니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 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채 뇌리에 백지 하나 걸어두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부터 아빠 가시고기처럼 돌 틈에 머리를 막고 죽어가더라도 그렇게 이유 없이 사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좋은 사랑이 되고 싶다 / 유인숙 아,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메어야 할 짐이 있다면 찡그린 얼굴로 돌아서거나 버거워하지 않는 삶 하찮은 것조차 기뻐하는 삶이고 싶다 한순간이라도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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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삶 2017. 8. 27. 16:29
가을바람 / 최영미 가을바람은 그냥 스쳐가지 않는다 밤별들을 못 견디게 빛나게 하고 가난한 연인들 발걸음을 재촉하더니 헤매는 거리의 비명과 한숨을 몰고 와 어느 썰렁한 자취방에 슬며시 내려앉는다 그리고 생각나게 한다 지난 여름을, 덧없이 보낸 밤들을 못 한 말들과 망설였던 이유들을 성은 없고 이름만 남은 사람들을..... 낡은 앨범 먼지를 헤치고 까마득한 사연들이 튀어나온다 가을바람 소리는 속절없는 세월에 감금된 이의 벗이 되었다 연인이 되었다 안주가 되었다 가을바람은 재난이다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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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행 후 덤으로 즐기는 비선대길,,,!산 2017. 7. 22. 22:05
더운 날 설악산 산행은 많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산행 후 성취감은 또 삶의 원기를 북돋아줍니다 약간은 지루한 비선대 길을 덤으로 즐기며 걸어 보았습니다 장군봉의 위용! 깊은 골짜기,,, 옥처럼 맑은 물,,,! 설악산 얘기/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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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시모음삶 2017. 7. 17. 18:56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두고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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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 용혜원삶 2017. 7. 15. 20:57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 용혜원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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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대하여 / 정일근삶 2017. 6. 12. 22:36
아름다움에 대하여 / 정일근 영원한 것은 아름답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영원히 살기를 바랐던 날도 있었다 그러나 삶이 나에게 가르쳤다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게 아름다운 것은 순간이었다 언제나 지나가면 사라지는 헛것이었다 하늘 깊이 반짝이는 새벽별이나 붉게 타오르는 저녁놀 풀잎 끝에 매달린 맑은 이슬 같은 내가 진정 아름다워하는 것들은 영원한 것은 아니었다 오래 기다렸던 첫눈도 눈이 피우는 나무의 눈꽃들도 결국 녹아버리고 마는 흔적이었다 사람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첫사랑 첫키스 같은 가슴 떨림도 흑백사진으로 남는 추억이었다 그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한 약속도 헛것이 되고 말았다 내가 영원히 사랑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영원한 것은 헛것이다 백 년 동안 색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