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116

기도 / 나태주

기도 /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항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가끔은 지난 시간을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지워버리면, 지금의 나는 없기에 아쉬움으로 남깁니다 알지 못했던 부분들,,,,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서툰 저의 삶의 발자국에, 등불처럼 ..

2022.12.09

등대시인 / 문정희

등대시인 / 문정희 검은 양떼들이 몰려온다 출항을 기다리는 뱃고동 소리가 포구를 휘감는 밤 바다와 하늘 사이 조용히 서서 우는 시인이 있었다 뼈마디 서걱거림 바다로 내려온 페가수스의 날개 늘 떠날 차비를 하며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나는 그를 그리움이라 부르리라 등대라 부르리라 누구나 바닷에 서면 힌구름 떠나던 사연을 묻습니다 지난 원초적 물음들,,,, 스스로 놀라는 일이지만, 자명종처럼 울리는 파도소리 옆에서 서성거리는 나, 파도에 밀리고 밀리면서 다시, 손을 잡습니다

2022.12.07

등대 / 이홍섭

등대 / 이홍섭 ​ 나 후회하며 당신을 떠나네 ​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 ​ 지친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불빛을 잘못 보고 낯선 항구에 들어선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 이제 떠나면 다시는 후회가 없을 터 등 뒤에서, 등 앞으로 당신의 불빛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먼 바다로 나아갈 터 ​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이라 ​ 나 후회하며 어둠 속으로 나아가네 ​ 언제나 찿아가도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곳, 동해바다,,,! 떠나고,,, 쉬고,,,, 큰 계획이 없는 해변 여행은,,, 돌아올 수 있는 힘과 영감을 주는 큰 의미였습니다

2022.12.06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 기다리지 말아요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말구요 그 자리에 있을께요 ​ 무엇을 위해 살든 무엇을 얻기 위해 살든 왜 사느냐 묻지 말아요 ​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이 다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 오만과 편견 아집과 미련스러움 다 버려요 ​ 순수한 현재를 사랑해요 고요속에 외침을 외쳐봐요 누구든지 메아리를 줄 것입니다 ​ 그자리에 있을께요 그자리에 있어 주세요 ​ 우린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성스런 모습 태초의 아담과 하와였으면 해요 오늘은 쉼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요량 입니다 차를 타고 동해바다로 갈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하고 싶은 거 하십시요 당신과 내가 하는 일에, 싫어할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싫어할 것이..

2022.12.04

빈집 / 기형도

빈집 / 기형도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는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2월의 첫날 입니다 2022년 마무리와 새로운 2023년의 준비로 바쁜 시간입니다 기쁨과 슬픔, 고통이 함께 머물렀지만, 또 삶에 유익한 약으로 여기며, 깨닫습니다 우리의 삶은 사랑하며 살기에도 너무 짧지만, 증오하기 살기에 너무 길다는 어느 시인의 글이 생각납니다 마음에 모닥불 하나 피워보는 12월 되십시요

2022.12.01

시간은 참 아름답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 류경희 ​ 간절한 마음 그대 위하여 곱게 핀 별 하늘에 간직 할 수 있는 또 하나 별을 띄웁니다 ​ 사랑 나눌 날을 기대하고 또 한편으로 이별을 무서워 해야 하는 혼자만의 고독 여행을 합니다 ​ 한번의 사랑의 꽃 지지 않는 추억의 꽃 소낙비로 아쉽게 젖어 들지만 그대 만나 행복했던 날은 한편의 영화를 찍었던 고운 추억입니다 ​ 서로에게 사랑을 준 후에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그래도 당신을 그리워하는 시간 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던 1년이 지나갑니다 행복한 체험으로 여기며, 새로운 해를 준비해야지 합니다 오늘은 조금 힘든 저에게 말합니다 그래도 기다리려구여 삶에서 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다 공짜 잖아요

2022.12.01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 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것​ ​ 이 광할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 어제의 나보다 더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내가 되고 있는가​ ​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것​ ​ 나의 행복은 덧없는 비교에서 자유로와지는 것 ​ ​비 내리는 날 저녁, 켐핑장에서 라면,,,, 초대가 감사하고 함께 함이 무엇보다 행복했던 날 입니다 참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2022.11.27

가을에는 / 최영미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햇살은 아침이쥬,,,? 사람도 아침이구요 참 특별한 가을입니다..

2022.11.24

그냥 좋은 이들이 있는 세상이 좋습니다

그대, 오늘 볼때마다 새롭고 만날때마다 반갑고 생각날때마다 사랑스런 그런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풍경이 그러하듯이 풀잎이 그렇고 나무가 그러하듯이 섬에서 / 나태주 인간은 흐르는 존재라구요,,,! 하루 종일 붙잡고 있던 제목이 흐물거리는 시간에 집으로 말로, 글로,,, 판단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내 안에서 내가 자라는 것을 안다 난 지난 시간의 낡은 나를 기준으로 휘청거리지만 날마다 기도하는 제목으로 동질적이거나 딴 사람이거나,,,, 무엇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을 지워야지,,, 열어보지 않은 선물이 나에게 오리라 믿습니다

2022.11.23

선암사 늦가을의 추억

늦가을이 무거워지는 날, 선암사에 들렸습니다 참 오랫만에 방문으로 들떴지만,,,, 단풍은 저를 끝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떠났습니다 선암사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 정호승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떨어질 때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왜 낮은데로 떨어지는지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

202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