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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최영미

가을에는/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 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수수) (부추꽃)

2017.08.2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

2017.08.25

홍주천년의 진산 백월산 조망,,,!

0, 산행코스 안내 1, 구항면사무소 - 쉼터 - 정상 -홍가신사당 - 정자 - 산혜암 - 능선길 - 용화사 -월산파크 2, 구항면사무소 - 쉼터 - 정상 - 홍가신사당 -정자 - 산혜암- 임도 - 마을길 - 지방도 - 월산주유소 3, 선진사료대리점 - 임도 - 정상 - 홍가신사당 -정자 - 산혜암- 임도 - 마을길 - 지방도 - 월산주유소 - 서산방향 도로 - 원점회귀 4, 월산파크 옆 들머리 - 능선길 -산혜암 - 능선길-홍가신사당 - 정상 - 정상에서 홍성읍 방향 능선으로 하산 -주차장 - 산혜암 - 능선길 하산-월산파크(원점회귀) ※ 정상에서 홍가신사당 방향 진행 - 간이주차장이 보이면 계곡길로 하산 -샘 -주차장 - 산혜암 - 능선길 하산 - 월산파크(원점회귀) 5, 월산파크들머리 - 능선길 -..

2017.08.20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시집『김현승 시초』(1957)(둔리 저수지 방향)(용봉산 악귀봉에서 바라본 풍경: 노적봉 방향)

2017.08.15

준비 없는 희망 / 박노해

준비 없는 희망 / 박노해 준비없는 희망이 있습니다 처절한 정진으로 자기를 갈고 닦아 저 거대한 세력을 기어코 뛰어넘을 진정한 자기 실력을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희망없는 준비가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해 가는데 세상과 자기를 머릿속에 고정시켜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용봉산 옆으로 사는 소나무, 100년송! 이른 새벽의 고요를 즐겨봅니다 하산 하면서 고향 동네 풍경도 담습니다,,,! 지난 겨울 폭설이 내린 새벽에 남긴 사진으로 더위를 식혀봅니다

2017.08.12

진안 구봉산 출렁다리를 향하여,,,!

0, 산행일시: 2017,08,04 0, 동행: 2인 0, 기타: 주차장에서 산행 들머리 공사 중 가을 풍경 사진이 넘 아름답습니다 가을을 기약합니다 멀리 덕유산 능선을 바라봅니다 향적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준령이 아름답습니다 멋진 출렁다리! 여름이고, 폭염으로 사람이 없습니다 독차지,,, 구봉산 정상(9봉) 하산 후 바라보는 구봉산! 너만 있다면 / 구름재 박병순 - 학에 띄우는 노래 차마 떠난단 말하기가 어려워서, 예사로 악수로만 둥둥 떠나 온 뜻은, 모른 듯 자주 찾아와 만나보고 싶어였다. 이제 날이 가고 해가 바뀜에 즈음하여, 달을 건너고도 딴 일에 바빠하는 것은, 물결이 바위를 모래알로 가시듯 세월도 정을 앗는걸까? 언제나 한결같던 고마움을 죽는다 잊을런가! 삼 년 외로움도 그로 하여 내 덜였고..

2017.08.09

여행자 / 기형도

여행자 / 기형도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던진다 그의 마음속에 가득 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 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이곳까지 열심히 걸어왔었다, 시무룩한 낮짝을 보인 적도 없다 오오, 나는 알 수 없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까 그는 탄식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 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중얼거린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질질 끌고 왔는지, 그는 더 이상 기억도 못 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박힌, 길쭉하고 가늘은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그렇다면..

2017.08.06

대청봉에서 쉼표를 찍다

0, 산행 일시 : 7월 13일 -14일 0, 인원 : 2명 0, 산행경로 : 오색 - 대청봉 - 희운각 대피소 1박- 천불동계곡 -설악동 0, 공룡능선을 거쳐서 오세암- 백담사를 계획했으나 늦잠으로 포기 ㅠㅠ 새벽에 시작하여 오색에서 오르니 땀이 흥건하다 먹을 것을 비롯한 욕망은 나를 무겁게 한다 쉼터에서 노송을 바라보며 목을 축인다 비가 내려서 설악폭포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세수도 하고,,, 쉬고,,, 힘든 계단길을 오른다 설악산 / 오세은 작사, 작곡, 한영애 노래 대관령 넘으니 동해 바다 보인다 짠냄새 맡으며 바닷가를 달린다 저기 구름속에 아 대청봉이다 나무 바위 오 하늘 나는 좋아 설악산이 너무 좋아 아 나를 안아주려마 한계령 밑에는 오색약수가 있지 백담사 지나면 구름 위를 걷는다 저기 눈속에 아..

2017.07.29

설악산 산행 후 덤으로 즐기는 비선대길,,,!

더운 날 설악산 산행은 많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산행 후 성취감은 또 삶의 원기를 북돋아줍니다 약간은 지루한 비선대 길을 덤으로 즐기며 걸어 보았습니다 장군봉의 위용! 깊은 골짜기,,, 옥처럼 맑은 물,,,! 설악산 얘기/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

201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