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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 기형도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던진다
그의 마음속에 가득 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
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이곳까지 열심히 걸어왔었다, 시무룩한 낮짝을 보인 적도 없다
오오, 나는 알 수 없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까
그는 탄식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
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중얼거린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질질 끌고 왔는지, 그는 더 이상 기억도 못 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박힌, 길쭉하고 가늘은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
(충남 도청 신도시가 운무에 희미합니다)
운해를 보려고 새벽에 용봉산에 올랐습니다
운해도, 일출도 없는 날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꾸만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그리움, 감사함이 밀려온 곳이 ,,,,
그래서 자꾸만 가고 싶은 곳이 있나 봅니다
처음 만난듯,
다시 만난듯,
바람결처럼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 곳,
지치고 힘들면,
한번쯤 가고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어둠에서 깨어난 산 능선을 바라보며 앉았습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여름도 문을 닫을 겁니다
외로움도 영글어 가리라,,,!
(산초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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