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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봄 손님들,,,!

그때가 가장 슬프다/ 황경신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난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되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데 그게 끝일 수도 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아, 그게 정말 끝이었구나 알게 될 때도 있다 그때가 가장 슬프다. 몇 일 전에 눈으로 덮혔던 용봉산에 봄이 왔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진달래, 산수유, 생강나무, 오리나무, 갯버들이 피었습니다 매년 시간이 되면 찿아보는 진객들이고, 첫 손님이라서 더욱 귀해 보입니다

2018.03.18

거리 .. 황경신

거리 .. 황경신 당신과 나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당신과 나 사이로 바람이 분다 당신과 나 사이에 창문이 있어야 당신과 내가 눈빛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창밖에 서 있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나였으면 당신은 그저 다정한 불빛 아래서 행복해라 따뜻해라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오늘은, 양지 바른 용봉산 자락에 앉아 들녁도, 고향집도,,, 그리고, 복잡한 척하는 세상도 바라보았습니다 봄 입니다,,,!

2018.03.17

섬진강 청매실농원 매화구경,,,!

0,산행코스 : 관동마을~밴딩이재~갈미봉~바람재~쫒비산(538m)~청매실농원 ~사동마을 0,산행거리 : 9km / 산행시간 : 룰루랄라 5시간 0,산행 난이도 : 중~하 0, 산행지도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정상 표직석은 어느 분들이 점령하고 식사를 하는 바람에 패스? 우씨 하산길에 바라본 청매실 농원,,,! 매화가 피기 시작하는데 방문객이 많습니다 주차장에 버스가 가득합니다 개화는 이제 시작인듯 합니다 홍매화는 중간 중간에 피었습니다 산수유도 피었습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군데 군데 피기 시작하는 매화,,,! 청매화와 힌색 매화는 몽우리 정도 입니다 만개한 꽃보다는 몇 송이만 보아도 좋은 것이 꽃구경 아닐까 합니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

2018.03.10

그해 겨울나무 / 박노해

그해 겨울나무 / 박노해 1 그해 겨울은 창백했다. 사람들은 위기의 어깨를 졸이고 혹은 죽음을 앓기도 하고 온몸 흔들며 아니라고도 하고 다시는 이제 다시는 그 푸른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세계를 뒤흔들며 모스크바에서 몰아친 삭풍은 팔락이던 이파리도 새들도 노래소리도 순식간에 떠나보냈다 잿빛 하늘에선 까마귀가 체포조처럼 낙하하고 지친 육신에 가차없는 포승줄이 감기었다 그해 겨울, 나의 시작은 나의 패배였다 2 후회는 없었다 가면 갈수록 부끄러움뿐 다 떨궈주고 모두 발가벗은 채 빛남도 수치도 아닌 몰골 그대로 칼바람 앞에 세워져 있었다 언 땅에 눈이 내렸다 숨막히게 쌓이는 눈송이마저 남은 가지를 따닥따닥 분지르고 악다문 비명이 하얗게 골짜기를 울렸다 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필요없었다 절대적이던 것은 ..

2018.03.09

백록담 사진을 바라보며,,,!

내 눈동자 속의 길 / 강윤미 여행 끝에 도착한 여관방 누군가 마지막까지 힘껏 짜다 만 치약 한 번 쓸 만큼만 남겨 놓은 그것을 검지에 묻힌다 어둠이 이 방을 헹구고 갈 때까지 나는 오랫동안 후생의 나를 기다린 것 같다 흑백사진 같은 거울에 스며 있는 수많은 여행자의 몰골 위에 나는 입깁을 불어 강물이라고 쓴다 눈을 깜빡이자 타일 무늬 속으로 황급히 휘돌아가는 기척 벽의 수면 위로 꽃들이 질 줄 모르고 핀다 꽃들이 토해내는 향기를 쫓아 모래사장을 걸어나가면 저녁은 태어나고 수평선에서 겨우 빠져나온 오징어배의 불빛들 한숨 돌리고 또다시 파도를 뜯으러 달려가는 모래알을 따라가면 눈동자에서 시작한 길의 끝을 만난다 노을에 취한 파도였는지 포말에 엉겨붙은 바람이었는지 비릿한 게 그리워 나는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

2018.03.04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랑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흔적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룸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폭설과 강풍으로 온 세상을 흔들어대던, 만항재에서 떠나는 겨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길 위에서..

2018.03.02

봄길 / 정호승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땅 위에 모든 것들도 스스로의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잊어져 간다 혼자의 이야기가 모이는 봄은 합창처럼 아름답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이고 싶다,,,!

2018.03.01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는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 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숨을 내쉬면서,,,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세상의 고통과 부정적인 것들을 버렸다 내 상처가 아니라 작은 감정의 부스러기들을,,,! 풍경을 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돌아간다

201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