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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록담 사진을 바라보며,,,!
    2018.03.04 06:42

    내 눈동자 속의 길 / 강윤미

     

    여행 끝에 도착한 여관방

    누군가 마지막까지 힘껏 짜다 만 치약

    한 번 쓸 만큼만 남겨 놓은 그것을 검지에 묻힌다

    어둠이 이 방을 헹구고 갈 때까지 나는

    오랫동안 후생의 나를 기다린 것 같다

    흑백사진 같은 거울에 스며 있는

    수많은 여행자의 몰골 위에 나는

    입깁을 불어 강물이라고 쓴다 눈을 깜빡이자

    타일 무늬 속으로 황급히 휘돌아가는 기척

    벽의 수면 위로 꽃들이 질 줄 모르고 핀다

    꽃들이 토해내는 향기를 쫓아

    모래사장을 걸어나가면 저녁은 태어나고

    수평선에서 겨우 빠져나온 오징어배의 불빛들

    한숨 돌리고 또다시 파도를 뜯으러

    달려가는 모래알을 따라가면

    눈동자에서 시작한 길의 끝을 만난다

    노을에 취한 파도였는지

    포말에 엉겨붙은 바람이었는지 비릿한 게 그리워

    나는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필름도 없이 찍힌 카메라 속엔 바람도 없다

    바다도 없다 카메라는 잠시

    내 눈동자를 빌려 썼던 것

    꽃 속으로 들락날락했던 다섯 사른

    이미 무늬였던 것 내 손목이 원피스를 집어 들었을 때

    꽃대 속으로 바람을 불어넣었던 눈동자

    창문을 얼리는 겨울의 입김 속으로 다시 말발굽 소리 들리고

    나는 운동화끈을 매면서

    오래 전 엉덩이에서 사라진 몽고반점을 찾아

    꾸릴 것도 없는 짐을 꾸린다

     

     

     

     

     

     

     

     

    새벽에 길을 나서려는데 비가 내립니다

    길을 멈추고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눈덮힌 한라산이 보고싶었습니다

    두번은 입산통제, 거의 끝자락 무렵에 허락을 받았습니다

     

    엄청나게 쌓인 눈에 입을 쩌억 벌렸습니다

    지금은,

    지난주에 많은 비가 내려서 볼 수가 없겠지만,,,

     

    혼자 앉은 이 평화로운 공간에

    한 한잔 마셔보는 사치,

     

    가장 가치있는 무엇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어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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