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781

천지연에 폭설 내리던 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긴 터널처럼 연말이 지나갑니다 유난히 힘든 느낌입니다 묵지근한 어깨, 조금은 스크래치 난 마음결,,,,, 자존감도 채우고, 참으며 버틴 나를 위하여 어디든 떠나봐야겠습니다

2023.01.05

등대시인 / 문정희

등대시인 / 문정희 검은 양떼들이 몰려온다 출항을 기다리는 뱃고동 소리가 포구를 휘감는 밤 바다와 하늘 사이 조용히 서서 우는 시인이 있었다 뼈마디 서걱거림 바다로 내려온 페가수스의 날개 늘 떠날 차비를 하며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나는 그를 그리움이라 부르리라 등대라 부르리라 누구나 바닷에 서면 힌구름 떠나던 사연을 묻습니다 지난 원초적 물음들,,,, 스스로 놀라는 일이지만, 자명종처럼 울리는 파도소리 옆에서 서성거리는 나, 파도에 밀리고 밀리면서 다시, 손을 잡습니다

2022.12.07

등대 / 이홍섭

등대 / 이홍섭 ​ 나 후회하며 당신을 떠나네 ​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 ​ 지친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불빛을 잘못 보고 낯선 항구에 들어선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 이제 떠나면 다시는 후회가 없을 터 등 뒤에서, 등 앞으로 당신의 불빛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먼 바다로 나아갈 터 ​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이라 ​ 나 후회하며 어둠 속으로 나아가네 ​ 언제나 찿아가도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곳, 동해바다,,,! 떠나고,,, 쉬고,,,, 큰 계획이 없는 해변 여행은,,, 돌아올 수 있는 힘과 영감을 주는 큰 의미였습니다

2022.12.06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 기다리지 말아요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말구요 그 자리에 있을께요 ​ 무엇을 위해 살든 무엇을 얻기 위해 살든 왜 사느냐 묻지 말아요 ​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이 다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 오만과 편견 아집과 미련스러움 다 버려요 ​ 순수한 현재를 사랑해요 고요속에 외침을 외쳐봐요 누구든지 메아리를 줄 것입니다 ​ 그자리에 있을께요 그자리에 있어 주세요 ​ 우린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성스런 모습 태초의 아담과 하와였으면 해요 오늘은 쉼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요량 입니다 차를 타고 동해바다로 갈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하고 싶은 거 하십시요 당신과 내가 하는 일에, 싫어할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싫어할 것이..

2022.12.04

가을에는 / 최영미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햇살은 아침이쥬,,,? 사람도 아침이구요 참 특별한 가을입니다..

2022.11.24

어울린다 / 진은영

어울린다 / 진은영 너에게는 피에 젖은 오후가 어울린다 죽은 나무 트럼펫이 바람에 황금빛 소음을 불어댄다 ​ 너에게는 이런 희망이 어울린다 식초에 담가둔 흰 달걀들처럼 부서지는 희망이 ​ 너에게는 2월이 잘 어울린다 하루나 이틀쯤 모라자는 슬픔이 ​ 너에게는 토요일이 잘 어울린다 부서진 벤치에 앉아 누군가 내내 기다리던 ​ 너에게는 촛불 앞에서 흔들리는 흰 얼굴이 어울린다 어둠과 빛을 아는 인어의 얼굴이 ​ 나는 조용한 개들과 잠든 깃털, 새벽의 술집에서 잃어버린 시구를 찾고 있다 너에게 어울리는 ​ 너에게는 내가 잘 어울린다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둘음 헤엄치고 빛 속을 걷는다 ​ 네 손에는 끈적거리는 달콤한 망고들 네 영혼에는 망각을 자르는 가위들 솟아나는 저녁이 잘 어울린다 ​ 너에게는 어린 시절의 비..

2022.11.14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 버린 것은 네가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때는 가만히 네 마음이 가장 깊은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숲에 들으면 새로운 느낌이지만, 편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을 산에서는 시간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아무도 기다려 주지않고,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 시간,,,, 매 순간 소중한 것을 이조 살아가다가, 훅 깨는 시간,,,, 가을 입니다

2022.10.29

희망가 / 문병란

희망가 / 문병란​ ​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 맛 향기를 지닌다. ​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 꼭 찾아온다. 아침 밥 한그릇에 만족합니다 애써서 무엇을 찿거나, 더 좋은 것을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

2022.10.27

멀고 멀지만 아름다운 동해 두타산 후기

두타산 높이 1,357m. 소금강이라고도 한다. 태백산맥에 자리잡고 있으며 청옥산·고적대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동·서간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북쪽과 동쪽은 급경사를 이루어 험준하며, 서쪽 사면은 비교적 완만하다. 북동쪽 사면에서 발원한 하천이 무릉계곡을 지나 살내[箭川]를 이루며, 동쪽 사면에서 발원한 하천이 오십천을 이루어 동해에 흘러든다. 한편 남동쪽 기슭에서 발원한 하천은 골지천과 하류해 한강 상류로 흘러든다. 산이 깊고 험준해 비교적 식물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잣나무·소나무 숲이 울창하며, 산정의 고산지대에는 관목대와 초본대가 형성되어 있다. 북쪽에 있는 쉰움산(888m)에는 산제당이 있으며, 두타산과 청옥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무릉계곡이 있다. 이곳에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삼화사를 ..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