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것이다. 잠겨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행복한 아침입니다 건강한 하루 열어 가세요 산 2014.01.29
황혼의 나라, 이정하 황혼의 나라 -이정하 내 사랑은 탄식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인 황혼의 나라였지 내 사랑은 항상 그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가도가도 닿을 수 없는 서녘하늘 그 곳엔 당신 마음이 있었지 내 영혼의 새를 띄워보내네 당신의 마음 한 자락이라도 물어오라고 농부이야기 2014.01.28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 -이정하-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 / 이정하 햇볕은 싫습니다. 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 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 한점 나뭇잎으로 찍혀있고 싶었습니다. 어서오세요, 그대. 비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무런 연락없이 갑자기 오실 땐 햇볕 좋은 날보다 비오는 날이 제격이지요. 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 기대게 해주는 은사시나무, 비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소리. 스쳐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 누가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 차창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오는.. 산 2014.01.27
겨울일기-문정희 겨울일기 - 문정희 - 나는 이 겨울을 누워서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하게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서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 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산 2014.01.27
작은소망-서정윤 작은 소망 서정윤 섭리의 계단조차 너무 힘들다 그분이 주관하시는 흐름에 떠밀리며 내 숨겨온 소원을 나지막이 빌어 보지만 보다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작은 나에게 손 내미는 천사는 오지 않는다 아직 그들만큼 어렵지 않다는 판단인지는 몰라도 지금 나는 너무 큰 고통에 빠져 있는데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가 치받쳐 숨 쉴 때마다 귀가 울리고 밤이 되는 것이 두려워 불을 끌 수도 없다 나도 그들처럼 큰 소리로 불러보고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말하지 못할까 봐 잠시 멈칫 하는 사이에 그들의 소리가 나보다 앞서 나간다 그래도 그분의 은총 속에 살아 있기에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멀리 서서 바라보고 있다 그분이 조금의 여유를 가질 때만 기다리며, 이만큼 떨어져서 쭈뼛거리고 있다 .. 산 2014.01.26
아주 오랜 시집을 읽으며!!! 어느 아리따운 이에게 보낸 엽서와 시집입니다 지금은 제가 읽고 있고, 그 여인은 저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오늘, 오랜 시집을 읽는데 편지가 있네요 1988,03,02일자 엽서 입니다 저의 시절에는 전화보다는 모든 것이 편지였지요!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 진실로 슬픈 것은 조병화 진실로 슬픈 것은 너와 내가 돈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너와 내가 소속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그런대로 너와 내가 서로 서로를 모르는 채 살다간 헤어져야 한다는 거다 봄 여름 시시하게도 다 지내고 말았구나 너와 내게 한 번 주어진 이 인생, 이 시간 모두 새버리고 지금은 가을 지나 온 시간 저쪽 기억의 장.. 삶 2014.01.26
겨울비-박남준 겨울비 박남준 시 먼 바람을 타고 너는 내린다 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뚝 내 눈앞에 다가와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우는 사람아 삶 2014.01.25
남당항 새조개 맛집(행복) 충남 홍성, 남당항에 새조개 축제가 열린다고 지인이 방문을 했습니다 그는 지역에 제철음식이 한창일 시기면 꼭 저를 찿아줍니다 오늘은 새조개를 찿았지요!!! 서해안IC 홍성톨게이트에서 만나서, 안면도 방향으로 진행, 궁리포구에서 남당항으로 해안선을 끼고 바다를 보면서 진입했습니다 평일이라서 다소 한적하고 여유롭습니다 횟집에는 미리 전화하여, 준비를 시켰습니다 조개를 손질하려면 시간이 걸려서,,,,, 야채, 바지락,무,대파,버섯 등을 넣고 샤브샤브 준비가 되었습니다 기본상으로 키조개 관자, 개불,가리비,석굴,해삼,멍게,피조개,,,, 등이 나옵니다 주인은 새조개! 석굴찜, 보통은 불에 굽는데요, 찜을 하면 짜지않고 새로운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샤브를 해서 야채와 곁들여 먹으면 좋습니다 새조개를 오래 담그면.. 음식 2014.01.25
연탄 한장-안도현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 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간장그릇에 국을 담으면 넘친답니다 우리 삶에는 왜? .. 삶 2014.01.24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백석-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밤 힌당나귀타고 산골로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산골로가 마가리에살쟈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언제벌써 내속에 고조곤히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것은 세상한테 지는것이아니다 세상같은건 더러워 버리는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힌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것이다 봄인데 빨강 멍가가 있네요 새순이 파랗게 나온 줄기에서 떠나지 못한 가을 입니다 자연에 대한 귀의는 곧 인간에의 귀의, 자연에 대한 사랑은 곧 사람됨을.. 삶 201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