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시집을 읽으며!!!

농돌이 2014. 1. 26. 11:21

 어느 아리따운 이에게 보낸 엽서와 시집입니다

지금은 제가 읽고 있고, 그 여인은 저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오늘,

오랜 시집을 읽는데 편지가 있네요   1988,03,02일자 엽서 입니다

저의 시절에는 전화보다는 모든 것이 편지였지요!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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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슬픈 것은

                       조병화

 

진실로 슬픈 것은

너와 내가 돈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너와 내가 소속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그런대로 너와 내가 서로

서로를 모르는 채 살다간 헤어져야 한다는 거다

봄 여름 시시하게도 다 지내고 말았구나

너와 내게 한 번 주어진 이 인생, 이 시간

모두 새버리고

지금은

가을

 

 

지나  온 시간 저쪽

기억의 장소에서

수시로

나와 내가 짤막한 악수를 하다간 헤어지는

지금 이 자리

 

진실로 쓸쓸한 것은

너와 내가 서로의 것도 아닌 돈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너와 내가 서로의 것도 아닌 소속을 따지게 된 거다

그리고

그런대로 너와 내가 서로

한세상

서로를 모르는 채 살다간 헤어져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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