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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홍수희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홍수희 그대 마음에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자주 벗어버리고 싶었던 사랑의 무게, 어깨를 짓누르던 네 삶의 무게 인내하는 마음에 봄이여, 오시리니 네 영혼에 눈부신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봄이 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시련들을 거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봄이 감사합니다

2023.03.03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잃어 가는 것 / 김윤진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 가는 거라지 봄, 희망은 우리가 살아지는 이유 입니다 기다림으로, 내일의 희망으로, 찿아가는 시간 입니다 한 주간 달려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2023.02.24

왜 머뭇거리나 / 허소라

왜 머뭇거리나 / 허소라 옛생각의 길섶마다 너의 해안을 떠돌던 빛바랜 세월의 잎새들이 날린다 모든 것들이 허공에 뜬다 억새꽃 산등성이 빈 하늘엔 그리움의 밑그림뿐 사랑할 때 떠나라 했다 내 그림자 하나 강물에 떨어뜨리고 구름이듯 산을 넘으면 그만인 걸 아! 나 여기 왜 머뭇거리나. 내일이 우수, 얼음이 녹아서 물이된다는 절기 입니다 2월의 봄은 조금은 더디게 오지만, 가파른 언덕을 페달을 밟고 있으리라,,,, 행복한 봄을 기다려 봅니다

2023.02.18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이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당신이 계셔서 힘이 되고' 당신이 계셔서 위로가 되고, 당신이 주시는 사랑으로 행복했습니다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2023.02.12

봄 길 /정호승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 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제가 힘들거나,,,, 어디가서 건배사를 하는 날, 읖조리는 한 구절 입니다 봄, 길이 되는 사람, 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 스스로, 한 없이 봄 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선하고, 의욕적인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시 봄 길 입니다

2023.02.09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봄에 들어선다는 뜻의 입춘(入春), 24절기의 첫번째 입니다 새 봄 행복하십시요 삶이 오르막이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시고, 혹시 내리막이시거든 더욱 홀가분 하십시요 이번 봄에는 마음으로 걸..

2023.02.04

봄의 사람 /나태주

봄의 사람 /나태주 내 인생에 봄은 갔어도 네가 있으니 나는 여전히 봄의 사람 너를 생각하면 가슴속에 새싹이 돋아나 연초록빛 야들야들한 새싹 너를 떠올리면 마음속에 꽃이 피어나 분홍빛 몽골몽골한 꽃송이 네가 사는 세상이 좋아 너를 생각하는 내가 좋아 내가 숨쉬는 네가 좋아 아름다운 것은 고통속에서 피어나나니 내 사랑이여 이 순간 마음껏 즐기시라 살아있는 이 순간을 사랑합니다

2023.02.01

주산지의 가뭄

흔적 남기기 / 강남주 한 마리 짐승이었다 나는 나무 등걸에 몸 부비며 비늘을 짓이기고 털을 붙이고 잡아먹을까 잡혀 먹힐까 살기를 다툼하면서 나만 챙겼다 산야를 달리고 또 달려 영역을 넓히겠다고 오줌 누고 이빨 내밀며 안간힘 했다 결국 흔적도 없어질 목숨인 것을 뭔가 남기려고 기를 썼지만 끝내 한 마리 짐승이었다 나는 오늘 아침의 기운으로 보면, 가정이 평화롭고, 행복하다 ㅋㅋ 사랑하는 아들은 헌혈을 하고, 딸은 휴일 근무를 떠나고,,,, 옆에 두고 싶어서 이러고 저러고,,, 주산지의 아침을 보려고 너무 이른 새벽에 떠났습니다 마음 가는대로 안되는 것, 가뭄으로 상상한 풍경은 없지만, 질리지 말라고 새로움을 보여 주네요 가슴으로 시작하고, 떠나는 봄 입니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알지요 푹신 비에 젖은 몸..

2022.06.01

봄을 지나오다

풍경을 위로하다/임송자 사람들이 떠난 마을 운양리를 지나오다 아직 기척이 없는 개나리 몇 가지를 덜어냈다 봄을 좀 끌어당기고 싶었다 마을은 더 이상 유기적이지 못하고 빈 마당을 쓸고 있는 바람과 떠나지 못한 붉은 찔레 열매가 헛일처럼 적적하다 마른기침에 좋다는 그 열매를 따려는데 손등을 긁어대며 말을 거는 찔레 덤불에게 가능한한 애절하게'찔레꽃'을 불러주었다 가만 있으면 외로움이 밀려들기 때문일까 기울어진 문간은 열고 닫는 일을 잊지않으려는듯 있는 힘을 다해 삭은 무릎을 삐걱인다 집과 집 사이 제 할 일이 없어진 탱자나무 울타리는 늙은 퇴직자처럼 맥이 빠지고 부드럽고 둥근 경계를 대신하던 살구나무 목련도 허한 봄을 어찌 나눠 쓸까 걱정이다 추억은 먼데서 데려올수록 테두리가 선명하고 곱다고 했지 먼데것들이..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