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농돌이 2023. 2. 4. 12:33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봄에 들어선다는 뜻의 입춘(入春), 24절기의 첫번째 입니다

새 봄 행복하십시요

 

삶이 오르막이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시고,

혹시 내리막이시거든 더욱 홀가분 하십시요

 

이번 봄에는 마음으로 걸어가시는 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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