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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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 고정희삶 2023. 4. 17. 21:12
봄 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 날,,,,! 비가 온답니다 누가 나에게 모이수쳐르르뿌려주는 느낌 좋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면 언급은 불가? 사랑 받는 느낌,,,! 봄은, 그 느낌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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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 정 호 승산 2023. 4. 15. 09:16
선암사 / 정 호 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창비 1999. 봄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봄은 꽃 피는 시절과 함께 오고, 갑니다 시간은 짧고, 인간은 쉽게 늙는다는 말처럼 유한 합니다 오늘도 시간 위에서 즐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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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에게 / 정호승산 2023. 4. 8. 00:12
가난한 사람에게 / 정호승 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창 밖에 등불하나 내어걸었습니다 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마음 하나 창밖에 걸어두었습니다 밤이 오고 바람이 불고 드디어 눈이 내릴 때까지 내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가난한 마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눈 내린 들길을 홀로 걷다가 문득 별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폭풍처럼 몰려왔던 감정도 차분해지는 시간입니다 슬픔의 목소리, 삶의 열정에서 응어리져서 나오던 그의 울림,,,! 삶은 사랑받으면 피어나는 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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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삶 2023. 4. 4. 07:31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 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새들의 이야기를 해독해서 밝고 맑은 시를 쓰는 새의 시인이 되고 싶다.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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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삶 2023. 3. 20. 21:4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이여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나는 누군가를 용서한 일이 없습니다 나한테 용서를 받아야 할 만큼잘 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니에게 잘해준 사람만 있습니다 ---- -- - 사람들은 내가 많은 사람을 용서하고 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한테 용서를 빌 만큼 잘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못한 일들이 훨씬 많습니다 인간에게든 신에게든 내가 다 용서를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