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봄이 오는 중입니다 오월붓꽃(류시화) 봄눈이 내리던 날 오월 붓꽃을 심었지요 병을 앓고 난 끝이었는데 당신은 말했지요 아직 눈이 몇 차레 더 내일 것이라고 늘어진 쥐통나무 가지를 바람에 묶어 놓고 잠이 덜 깬 흙을 어루만져 주자 당부할 필요도 없이 봄은 말하는 듯했지요 잎을 내기 위해서는 상처를 견뎌야 한다고 해마다 오월 붓꽃은 내 생각 속에서보다 더 늦게 피었지요 공기들의 약속 햇볓의 안부에 속아 너무 일찍 얼굴 내민 적도 있지만 어느 해인가는 오눨늦도록 비바람이 덧문을 흔들어 아침에 올라온 꽃대가 저녁에 꺽이곤 했었지요 ========= 겨울을 넘긴 가난과 화려 일시적인 소유에 기뻐하는 순간이 지나면 마지막 꽃잎을 떨구며서 오월 붓꽃은 속삭이는 듯했지요 나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