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 134

찬란한 봄이 오기까지는 / 장윤숙

찬란한 봄이 오기까지는 / 장윤숙 우리네 마음이 맑은 물 같다면 얼마나 좋으랴 붉은색 ,파란 색,분홍이 아니어도 좋을 불이 아닌 물로 만나 서로 정답게 노래 할 수 있다면 스스로 낮아지는 강을 흐르고 유유히 흐르는 물결에 사심 없는 생을 노래 할 수 있다면 고요하기 그지없는 마음 강에 두 다리를 걷어 올려 자유 할 수 있다면 마음은 언제나 잔잔한 강물일 것을 봄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니요 찬란한 봄이 오기까지는 시샘 많은 꽃샘바람 온 몸으로 맞으며 아프게 오는 것이다 입춘이 몇 일 후인데 맹 추위가 몰려옵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깊어지면, 꽃은 피리라

2021.01.28

이름 부르는 일 / 박남준

이름 부르는 일 / 박남준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봄이 왔다 완전한 봄이 왔다 집착해야 얻을 것도 없는데 탐욕이란 거,,, 감사가 소홀해지는 것은 삼가해야지 얻을 것보다, 주어진 것에 감사

2020.04.02

홍주고에 오랜 목련이 핍니다

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삶이라는 과제, 잘 살아야 한다는 이정표,,,! 다시 맞이하는 봄, 어쩌면 아무것도 소망하지 않고, 그저 건장하기를 바라..

2020.03.28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습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기도했을 때, 내 안에 있었다 봄도 당신을 향하여 기도합니다

2020.03.09

봄이 오는 소리 / 최원정

봄이 오는 소리 / 최원정 ​ 가지마다 봄기운이 앉았습니다. 아직은 그 가지에서 어느 꽃이 머물다 갈까 짐작만 할 뿐 햇살 돋으면 어떻게 웃고 있을지 빗방울 머금으면 어떻게 울고 있을지 얼마나 머물지 어느 꽃 잎에 사랑 고백을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둠 내리는 시간에도 새로움 여는 봄의 발자국 소리에 마음은 아지랑이처럼 들떠만 있습니다 돌...돌...돌... 얼음 밑으로 흐르는 냇가 보송보송 솜털 난 버들강아지 이 봄에 제일 먼저 찾아 왔습니다. 내가 행복을 주지는 못하였지만 노력하였는지 묻습니다 겨울 지나고 버티고 선 봄,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합니다

2020.03.05

이른 봄의 서정 / 김소엽

이른 봄의 서정 / 김소엽 눈 속에서도 봄의 씨앗은 움트고 얼음장 속에서도 맑은 물은 흐르나니 마른 나무껍질 속에서도 수액은 흐르고 하느님의 역사는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건져 올리느니 시린 겨울밤에도 사랑의 운동은 계속되거늘 인생은 겨울을 참아내어 봄 강물에 배를 다시 띄우는 일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마루에 걸렸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게 되어 있나니 서러워 마라 봄은 겨울을 인내한 자의 것이거늘. 퇴근 길은 함박눈이 내립니다 한송이 꽃처럼 흩어집니다 걷는 길이 모두 꽃입니다

2020.03.04

꽃 피는 봄엔 / 정예진

꽃 피는 봄엔 / 정예진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신 나도록 필 때면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따뜻한 바람으로 녹이고 겨우내 말랐던 입술을 촉촉한 이슬비로 적셔주리니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온 몸에 생기가 나고 눈빛마저 촉촉해지니 꽃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피어 임에게 바치라 향기는 날리는데 아, 이 봄에 사랑하는 임이 없다면 어이하리 꽃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이란 신발을 신고,,,, 꽃구경 가자구요 !

2020.03.03

홍매화 / 도종환

홍매화 /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봄이 오는 것을 몰라도 되는데,,, 유난히 법석이다 어느 한 순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었는가?

2020.03.02

3월에 읽는 시

꽃 피는 아이 / 천양희 언덕길 오르다 아이가 내 손을 잡는다 "구름 한번 더 쳐다보고 가자 구름이 꽃처럼 피었네" 바쁘다고 하늘 한번 쳐다보지 않은 나는 부끄러웠다 마을로 들어서다 아이가 또 내 손을 잡는다 "저 초가집 꽃들 존 봐 꽃이 구름처럼 피었네" 가난도 때로 운치가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부끄러웠다 아아, 아이가 피고 있다 이 세상에 눈부신 꽃이 있다 나는 사랑한다 / 유안진 넘어오는 언덕길로 옷자락이 보인다 아릿아릿 아지랑이떼 건너오는 다릿목께서 목소리가 들린다 귀에 익은 냇물소리 접어드는 골목마다 담장짚고 내다보는 개나리 진달래 덜 핀 목련꽃 바쁜 婚談이 오가기 전에 벌써 곱고 미운 사랑이 뿌린 눈물을 알면서도 시침떼는 민들레 피는 마을 나는 사랑한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는 어머니와 나의 ..

2020.02.29